'솔트부쉬', '월트 디즈니 특별전', Just Chidren'등 추천

재능 기부 콘서트 여는 박혜경
5월은, 앞만 보고 달리느라 소홀했던 가족과의 관계를 돈독히 하기에 좋은 핑계가 되어주는 '가정의 달'이다. 어린이날과 어버이날이 3일 간격으로 있어 지갑이 얇아지는 시기이기도 하지만 봄꽃처럼 환해지는 아이들과 부모님 표정에 덩달아 웃을 수 있는 때이다.

가정의 달엔 공연계도 가족이 함께할 수 있는 공연 준비로 바쁘다. 으레 이 시기의 공연이라면 부모님을 위한 마당놀이나 효 콘서트가 열리거나 어린이를 위한 인형극이나 어린이 뮤지컬이 대부분이었지만 최근 몇 년 사이 틀에 박히지 않은 가족 공연과 행사를 다수 만나볼 수 있다. 가정의 달, 가족과 함께 보고 즐길 만한 공연과 전시, 행사를 간추렸다.

흥겨운 체험과 추억이 방울방울

마치 무대가 캔버스인 듯 그 위로 그림이 나타났다 사라진다. 거북이 등이 보이는가 하면 사막이 만들어낸 기다란 뱀의 형상이 드러나기도 한다. 곧 일렁이는 푸른 물결이 되었다가 이내 나타난 연꽃 잎 위에 아이들이 올라서기도 한다.

사막, 바다, 강과 그 속에 자리한 도시까지, 마치 호주의 대자연을 새가 되어 바라보는 듯한 '솔트부쉬(Saltbush)'. 아이들은 무대 위에 올라가 뱀을 따라 달리기도 하고, 거북이 등에 올라타기도 하며 대자연을 체험한다.

호주의 대자연과 만나는 <솔트부쉬>
공연의 무대이자 아이들의 놀이터가 되는 것. 호주 원주민들의 예술인 애보리지널 아트를 차용한 공연에 등장하는 자체 제작(이탈리아 공연단체인 TPO) 카펫은 미세한 자극에 반응하는 센서가 장착돼 색다른 체험을 가능케 했다. LIG아트홀에서 5월 4일부터 8일까지 공연된다.

같은 장소, 같은 기간에 공연되는 1인 극도 눈길을 끈다. 환경오염으로 인한 지구종말과 인간의 영원한 사랑이라는 두 가지의 테마가 교차하는 <앨빈 스푸트니크의 모험: 심해 탐험가>. 마임, 연극, 인형극, 라이브 음악, 애니메이션 등 장르를 넘나든다.

연출가 팀 와츠(Tim Watts)가 홀로 조명과 음악, 인형 등을 조정해 45분간 깊은 바닷속 탐험을 떠난다. 2009년 뉴욕 프린지 페스티벌에 초청돼 1인 극 부문 우수상을 받은 바 있다.

남산국악당에서 어린이날까지 공연되는 무용극 <날아라 오리야>에서는 동물의 움직임을 배워볼 수도 있다. 안데르센의 미운 오리 새끼를 원작으로 한 <날아라 오리야>에서 여러 동물의 움직임을 봤다면, 참가비 만 원을 내고 매주 일요일과 어린이날 공연에 앞서 '춤놀이 교실'에서 직접 배워볼 수 있다.

아기 돼지 삼형제, 백설 공주와 일곱 난쟁이, 그리고 라푼젤까지. 디즈니 역사상 가장 사랑받았던 작품 총 600여 점이 모인 <월트 디즈니 특별전>은 부모와 자녀가 함께 추억을 공유하기에 좋은 전시다.

삼청각에서 공연하는 국악 앙상블 '청아람'
5월 14일부터 9월 25일까지 예술의전당 한가람디자인미술관에서 열리는 전시는 아시아 최초로 열리는 대규모 전시. 디즈니 애니메이션 회화작품 원본뿐 아니라 드로잉, 컨셉아트, 피규어, 디즈니 영화음악 악보 등이 다양하게 소개되며 한국전 특별 에디션으로 미키마우스 드로잉과 실제 애니메이션 작업 데스크 등도 전시된다.

가정의 달에 부모님을 위한 공연도 빼놓을 수 없다. 수십 년 전, 영화관 앞 빵집에서 단팡빵과 우유를 앞에 두고 영화를 논했던 추억이 진하게 남아 있는 과거의 헐리우드 키드들을 위한 <엔니오 모리코네 시네마 오케스트라>가 5월 16일부터 18일까지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다.

모리코네는 1964년 <황야의 무법자>, 1965년 <석양의 건맨>부터 <미션>, <시네마 천국>, <러브 어페어>,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아메리카>등의 영화음악을 작곡해 전 세계 영화 팬들의 사랑을 받아왔다. 올해로 영화음악가 데뷔 50주년을 맞아 더욱 의미 있는 영화음악 콘서트가 될 것으로 보인다.

가족과 봄 나들이 갈까요

가족과 함께 화창한 날씨도 만끽하고 싶다면, 야외에서 펼쳐지는 가족 나들이 행사와 프로그램도 눈여겨 볼 만하다. 서울 도심에서 자연과 만나는 삼청각에서는 어린이날 프로그램으로 지난해 큰 호응을 얻었던 <진짜 맛있는 콘서트 아이자미>가 올해도 열린다.

영화음악의 거장, 엔니오 모리꼬네
만 12세 이하 어린이들이 식사하면서 공연을 관람하는 프로그램으로, 올해는 국악뮤지컬집단 타루의 창작판소리 <아기돼지 삼형제>와 국악 앙상블 '청아랑', 어린이 노래패 '예쁜 아이들'의 국악동요 모음, 전래동화 인형극의 공연이 이어진다.

아이자미 관객은 이날 오후 6시까지 삼청각에서 열리는 그림 그리기 대회와 야외 체험놀이에도 무료로 참가할 수 있어 그야말로 일석이조다.

책을 좋아하는 자녀가 있다면 지체할 것 없이 책 마을, 파주출판도시로 떠나보자. 5월 5일부터 10일까지 파주출판도시에서는 한국 어린이 책을 다양한 시각으로 조명하는 <어린이 책 잔치>가 열린다. 올해로 아홉 번째로 열리는 책 잔치에는 비단 책만 있지 않다.

책과 관련한 테마전시와 즐거운 글쓰기를 독려하는 '출판도시 어린이 백일장', 책과 영화의 만남인 '어린이 작은 영화제' 등과 더불어 매시간 열리는 길거리 공연과 이벤트, 그림 그리기와 독서 퀴즈, 책 벼룩 시장 등 가족과 즐길 거리가 넓은 출판단지에 가득하다.

5월 7일, 양재천 변 영동3교 노천무대 주변에서는 어린이를 위한 의미 있는 큰 잔치도 열린다. 어린이재단, 가수 박혜경과 레몬트리 공작단이 공동 기획한 'Just Children'. 몇 년 전부터 재능기부에 동참해온 가수 박혜경과 그녀와 함께 재능기부를 해오고 있는 트위터 사용자들의 모임 레몬트리 공작단은 콘서트와 더불어 각자의 재능을 무료 체험 행사에서 유감없이 발휘한다.

<월트 디즈니 특별전>에 전시되는 <미키와 콩나무>의 스토리스케치
걷기 좋은 산책코스로 알려진 양재천 변에서 펼쳐지는 이번 행사는 노천무대와 무대 주변의 자선바자회 행사장 등 크게 두 곳으로 나뉜다. 노천무대에서는 가수 박혜경의 콘서트를 비롯해 재능기부를 하겠다고 나선 성남시향 소속 청소년 앙상블팀의 연주, 주기훈(시로)와 소속사 친구들, 그리고 플루트와 색소폰 솔로 공연 등이 열린다.

여기에 기부자들의 물품으로 채워질 자선바자회에서는 생필품, 의류, 생수, 먹거리 등이 다양하게 판매되며 수익금 전액은 아동 복지에 사용된다. 무료 체험 행사에서는 어버이 날 맞이 코사지 만들기, 아이와 손잡고 양재천 변 걷기 등의 부대행사도 진행된다.



이인선 기자 kelly@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