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Who is Who in the Reflection(1, 2)'
한국과 중국의 근현대 추상 작품들을 소개해 온 샘터화랑이 4월 15일부터 한 달간 이어지는 전시 작가로 중국의 천리주를 선정했다. 오묘한 색채를 중심으로 그만의 작품세계를 이어왔던 그는 2007년 상해에 있는 샘터화랑에서 전시를 갖고, 한국에서 다시 한 번 작품을 선보인다.

작가 천리주의 작품에서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것은 색과 단, 면이다. 물 먹은 듯한 풀빛이 가로 세로 1m씩 펼쳐지는가 하면, 얼룩 없는 흰 빛의 바탕에 회색빛이 도는 하늘색과 보라색이 직각의 도형으로 묶여있다. 남색의 배경에는 쪽빛의 덩어리가 뚜렷한 구분 없이 떠 있다.

테트리스 화면처럼 쪼개져 있으면서도 풀밭이나 하늘, 바다를 보는 듯하고, 먹색의 화폭에 '카오스(혼돈)'라는 제목은 아이러니하게도 사실적으로 다가온다. 또렷한 붓질로, 혹은 흐린 선으로 그려진 기호들은 언뜻 정지해있지만 움직이기 직전의 모습 같아 고요함과 폭발적인 힘을 동시에 느끼게 한다.

대학에서 사실주의 회화를 전공했던 작가가 추상화로 방향을 튼 데에는 이러한 추상화의 특성이 작용했다. 자유롭게 감정을 표현하고, 받아들이는 사람도 틀 없는 감상을 느낄 수 있으며, 무엇이나 표현할 수 있고 무엇도 표현할 수 없는 추상화의 특성은 작가의 재능을 남김없이 발휘할 수 있는 발판이다.

2008년 중국 유망 신인 작가로 주목받았던 작가 천리주는 호북성 미술관이 주최했던 중국 현대추상예술전에 최연소 작가로 초청되기도 했다. 79년생의 젊은 작가가 세 번째로 맞는 개인전이다. 같은 듯 다른 감성을 지닌 이웃 동양의 젊은 추상 감각을 느껴보자. 02)514-5122



이인선 기자 kelly@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