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극협회에서 주최한 '2011 희곡아 솟아라!' 선정작이었던 연극 <만선>이 2011 서울연극제 참가로 관객들에게 첫 선을 보인다.

창단 25주년으로, 배우들의 끈끈한 호흡이 무기인 극단 작은신화와 연극 <꿈속의 꿈>, <천국에서의 마지막 계절> 등을 이끈 연출가 신동인의 만남이다. '동반 자살'이라는 어두운 주제를 유쾌하게 풀어냈다.

동해에 떠 있는 작은 배 한 척을 무대로, 한 가족이 밧줄에 묶여 굴비처럼 이어져 있다. 치매에 걸린 노인, 의족을 단 아버지, 종교에 심취한 어머니, 가족의 생계를 지키려다 비리 경찰로 전락한 아들, 작은 방을 떠날 줄 모르고 책만 읽는 장애인 딸로 구성된, 듣기만 해도 신파인 이 가족들은 급기야 동반 자살에 나선다.

아들의 비리 행각이 밝혀진 것이 원인. 미련 없이 바다에 목숨을 버리고자 배를 훔쳐 타고 도망나왔지만, 가족들은 이런 저런 갈등에 휘말리며 죽지 못한다.

여기에 '최후의 만찬'으로 삼아 먹은 생선회로 가족이 모두 탈이 나게 되면서 가족은 결국 살아남는다. 최후의 순간이라고 생각 했던 때, 아들의 유서를 통해 서로의 속내를 터놓기 시작하는데.

연극 <만선>은 이 '불행한 가족'이 안고 있는 고민, '이대로 죽을 것인가, 아니면 다시 이겨 낼 것인가'의 답은 그들 자신에게 있다고 말한다. '가족은 무엇인가?'에 대한 고민을 던져주고 싶었다던 이 연극과, 가족의 비극을 실감나게 표현한 천승세의 동명 희곡 <만선>을 비교해 보는 것도 작은 재미가 될 것이다.

5월 11일부터 5월 15일까지. 아르코예술극장 소극장. 02)889-3561~2



송준호 기자 tristan@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