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몽유도원도'
고고학은 과거에 기반하고, 기상도는 미래를 예측한다. 작가가 줄곧 즐겨 써 온 전시 제목, '고고학적 기상도'는 이렇게 다른 두 개념을 하나로 묶어 새로운 우주관, 'Cosmos'를 구축한다.

평론가 김윤섭은 작가 임근우의 작업에 대해 "과거와 미래를 잇는 가교는 현재의 작가 자신이며, 소통의 수단은 바로 꿈"이라고 설명한다. 정말, 작가의 작업은 '꿈'과 닮았다.

말의 모습을 하고 몸통에는 젖소의 무늬를, 머리는 기린처럼 그려져 풍성한 복숭아 꽃 무더기를 달고 있는, 그러니까 하나의 단어로 정리할 수 없는 이 '생명체'가 작가 임근우의 작품 속 상징적 오브제다.

이 작업들은 가 닿을 수 없는 세계를 품고 있는 듯 보이는데, 꿈의 세계이자 유토피아의 풍경과 같다. 이러한 작업들은 현세에서 도달할 수 없는 위안과 안식을 선물한다. 저, 여러 특성을 지닌 생명체의 몸을 빌려서.

2009년부터 지금과 같은 형태의 유토피아를 구축했다는 작가는 서른 한 번의 개인전으로 국내외에서 활발한 활동을 해왔다. 바르셀로나 국제 현대 미술센터부터 아랍 에미리트 왕실까지, 그의 작품을 가지고 있는 곳 역시 그의 작품 세계처럼 꿈같다.

고릴라와 함께 서 있는 작품으로 관람객에게 즐거움을 던지기도 하는 작가, 현실을 잠시 잊고, 현실 속 꿈의 세계에 찾아가 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5월 17일부터 5월 31일. 청작화랑. 02)549-3112



이인선 기자 kelly@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