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s2 Bracelet'
동그란 금속 팔찌 형태 안에 살색의 실리콘들은 손가락 여러 개를 연상시키는가 하면, 은색 팔찌 안에 투명한 실리콘들은 '에어 캡'의 이미지를 주며 웃음을 자아낸다.

금속과 실리콘의 만남은, 다른 어떤 배타적인 두 사물이 만났을 때보다 더 기막힌 연출을 해낸다. 금속의 판은 실리콘의 첨가도에 따라 금속성과 차가움의 특성을 버리고, 하나의 세포처럼 보인다. 실리콘의 무른 형태는 금속을 만나 말쑥하게 정화된다. 고정성과 가변성이 하나의 주제로 묶여, 전혀 새로운 형태의 장신구를 만들어 냈다.

작가는 팔찌가 착용하는 사람에 따라 변형되고, 다른 이미지로 소화되는 것을 보면서 팔찌에게서 하나의 오브제적 가능성을 읽어냈다. 이에 대해 작가는 "형태와 공간에 관계하는 변형 가능성은 서로 반대되는 속성을 지닌 관계항들 - 금속/실리콘, 색채, 안/밖 - 의 변화에 따라 새로운 관계를 계속 만들어낸다"고 말한다.

더불어 작가는 사람과 사람의 상호작용에 중점을 두어 작품 세계를 이어 왔는데, 이는 작가를 필연적으로 사람의 몸에 붙어있는 장신구에 집중하게 했다.

세 번째 개인전이지만, 그의 젊은 나이에 비해 적지 않은 작품 활동을 이어왔다. 오로지 금속 장신구에 매진해왔던 작가, 이번 전시에서는 장신구를 통해 어떤 '관계'를 보여줄지 궁금해진다. 단단한 금속과 무른 실리콘의 만남, 사회 속 우리의 만남과 닮아있지 않은가.

5월 20일부터 5월 30일까지. 갤러리 담. 02)738-2745



이인선 기자 kelly@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