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마니아의 연출가 가보 톰바가 이끄는 클루지 헝가리안 씨어터가 셰익스피어의 '리처드 3세'로 국내 관객들을 만난다.

햄릿, 오셀로 등 셰익스피어의 대표작들은 원작으로도, 각색작으로도 무대에서 쉬이 만날 수 있지만, 셰익스피어가 창조한 가장 사악한 인물로 불리는 '리처드 3세'는 연극 무대에서 만날 기회가 적어 이번 연출은 국내 팬들에게 단비일 것이다.

1592년에서 1593년에 걸쳐 집필된 셰익스피어의 <리처드 3세>는 권력욕과 야망에 휩싸인 꼽추왕 리처드 3세의 감정과 인생을 효과적으로 그려, 인간의 욕망과 사악함에 대해 반추해볼 수 있는 배경을 마련했다.

가보 톰바의 연극 '리처드 3세'에서는 실험실이나 해부학 교실을 연상시키는 살풍경 속에 미라와 잘린 머리 등을 넣어 놓고, 리처드 3세의 복잡한 심리를 표현하고자 했다. 현대판 리처드 3세는 조작된 언론 플레이와 통신 환경을 다스리려 하면서 스스로 놀아나고, 권력의 정당성을 보증받고자 하지만 마음대로 되지 않는다.

루마니아 배우들의 실감나는 연기를 그대로 보여주기 위해 루마니아 어로 공연되는 연극에는 한국어 자막이 붙지만, 가보 톰바의 현대적 연출과 그로테스크한 감각 덕분에 큰 위화감은 들지 않는다.

주인공 역을 맡은 배우 졸트 보그만은 루마니아 현지 언론을 통해 "전 공연에 걸쳐 존경스러울 만큼 완벽한 균형감각을 갖고 이 묘한 매력의 인물을 연기했다.

그의 연기는 최근에 공연된 '리처드 3세' 중 최고의 해석을 보여준다"는 호평을 받았다. 5월 26일부터 5월 28일까지. LG아트센터. 02)2005-0114



송준호 기자 tristan@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