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노벨 문학상을 수상하며 세계적 작가의 계보에 이름을 남긴 작가 가오 싱젠 원작의 연극 '저승'이 아르코 예술극장의 무대를 통해 관객을 만난다.

우리에게 익숙한 장자의 '호접몽'을 배경으로 한 경극 <관을 부수다>와 저승세계의 이야기를 꾸린 경극 '저승으로 찾아가다'가 '저승'의 카테고리로 묶여 옴니버스 형식을 취한 것.

한국 관객들에게도 익숙한 장자의 호접몽 이야기는 본래 인생의 무상함을 말한다. 그러나 작가 가오 싱젠이 각색한 호접몽 스토리는 여성의 인권까지 한번에 끌어안는다.

아내의 정조를 의심해 귀공자를 꼬여 아내를 유혹하게 하고, 남편인 자신의 관을 깨뜨리게 만들어 결국 아내의 도끼 세례를 받는 장자는 인간의 어리석음을 표현하고, 결국 남편에 의해 벼랑 끝까지 몰리게 된 아내 역시 인간의 욕망과 어리석음, 나아가 이승과 저승을 넘나들며 억압받는 여성의 삶을 표현한다.

음악과 연극, 무용이 함께 어우러진 중국의 전통 경극은 한국 관객이 쉽게 접하지 못하는 소재로, 중국과 한국이 함께 가지고 있는 동양적 정서와 어우러져 새로우면서도 친근한 무대를 연출한다.

연극 '남도', '염쟁이 유씨' 등의 연출을 맡았던 연출가 박정석과 '산양섬의 범죄' 등으로 무대에 올랐던 극단 바람풀이 극을 이끈다. 6월 1일부터 6월 12일까지. 02)3668-0007



송준호 기자 tristan@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