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소리 최초의 여류 명창으로, 호장 신재효 선생에게 판소리를 배운 후 고종의 연회에서 춘향가를 불러 대원군의 총애를 받았다.

이름을 딴 소설로도 알려진 그녀, 진채선. 무당의 딸로 태어나, 남성 중심의 판소리 세계에서 여성 최초로 명창으로 불리기까지 드라마틱했던 그녀의 일생이 뮤지컬이 되어 관객들을 맞는다.

소리꾼의 인생은 소리를 빼놓고 논할 수 없고, 소리꾼의 한은 목소리에 담긴다. 뮤지컬 <진채선>은 명창 진채선의 소리를 궁금해했을 관객들에게 단비다. 소리꾼의 이야기이니, 소리꾼의 트인 소리가 극에 버무려져야 한다. 국악 뮤지컬집단 타루의 소리 구성력이 탁월하니, 극의 흐름과 흥은 의심하지 않아도 될 법하다.

19세기 말 조선, 팔도의 최고 소리꾼들이 모여 서로의 실력을 겨루는 전주대사습놀이장에 돌연 등장해 소리를 시작하는 진채선. 여자의 소리라고 진채선을 깎아내리던 관중들은 그녀의 아름다운 목소리와 힘 있는 성량에 갈채를 보내게 된다.

그 자리에서 신재효 선생을 만나 가르침을 받는 진채선. 마침내 경복궁 낙성연 잔치에 초대받아 실력을 뽐내고, 대원군의 발탁으로 궁에서 살게 된다. 소리를 하며 자유로웠던 삶을 그리워하던 채선은 운현궁을 탈출해 신재효에게 향하는데.

6월 17일부터 6월 19일. 국립중앙박물관 극장 용. 1544-5955



송준호 기자 tristan@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