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대 예술의 뒷모습은 어떨까. 연극 <예술하는 습관>에서 보여주는 무대 뒤편의 모습은 수면 아래 백조의 발처럼 사뭇 신랄하다. 연극배우는 극중 비중이 낮다며 투덜거리고, 연출가가 빠진 연습 공연은 무대 감독이 지휘한다.

극작가와 배우의 대립이 섞이며 극 속의 극을 만든다.

연극 <조지 왕의 광기>, 연극 <히스토리 보이즈> 등을 썼던 영국의 극작가 엘런 베넷이 2009년 내놓은 작품으로, 실존 인물들의 가상 만남을 극화했다.

엘런 베넷은 연극 <예술하는 습관>을 통해 '예술가들의 끝없는 경쟁과 자기검열, 연극을 만드는 사람들의 생각'을 보여주고자 했다. 영국 로열 국립극단 초연 작품.

한 극장 연습실에서 배우 피츠와 도널드, 무대감독 케이, 극작가 닐이 연극 <칼리반의 날>을 연습하고 있다. 연출가가 불참한 빈자리를 대신 이끄는 무대 감독 케이. 그 와중 시인 W. H. 오든 역을 맡은 배우 피츠는 생각과는 다른 캐릭터에 반감을 드러내고, 험프리 카펜터 역의 배우 도널드는 분량 문제로 날을 세운다.

예고 없이 등장한 극작가 닐은 대본 숙지도 없이 불만만 늘어놓는 배우들을 한심하게 바라보는데. 6월 21일부터 7월 10일까지. 명동예술극장. 1644-2003



송준호 기자 tristan@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