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alter Bergmoser, 'floating'
독일 작가의 눈으로 보는 한국의 모습은 어쩐지 이국적이다. 국내 대학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는 교수인 만큼 한국 물이 제법 올랐을 법 하지만, 한국 작가들이 모르는 사이 체화되어 집중하고 있는 주제에서 반쯤 비켜간 사진 작업들은 독특한 풍미를 자아낸다.

발터 베르그모저(Walter Bergmoser)의 사진은 치밀하게 사실적이지만, 계산된 풍경을 찍어 결합함으로서 초월적인 이미지를 보여준다. 평론가 로버트 실베리오는 이를 두고 "강력한 감정의 역류"라고 표현했다.

작가는 오브제의 배치를 통해 이야기를 전달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오브제를 찍은 사진을 의도에 맞게 병치시켜 또 다른 작업 방식을 만들었다.

예컨대 작품 'floating'에서 의도적으로 짜인 검은색 프레임과 컬러 사진, 전혀 다른 풍경의 배치는 이야기를 만들어 내고, 관람객은 각자의 배경에 따라 작업을 이해하게 된다.

한국에서의 시간을 '아름답고 낯선 꿈'으로 표현하는 작가 Björn Steinz의 사진들은 작가의 감상 그대로 몽환적이고 동화적인 이미지들을 담았다.

'Child with a suitcase in front of the entrance to the Shinsegae Department Store in Seoul' 속 소년과 마네킹의 대치는 일상의 색다른 발견이고, 'Young couple photographing…'에서 얼굴을 맞댄 연인의 모습은 사랑스럽다.

독일 국적으로 한국에서 활동하는 두 사진작가의 작업은 6월 3일부터 6월 15일까지 자하미술관에서 볼 수 있다. 02)395-3222



이인선 기자 kelly@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