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부한 색채감, 몽환적 분위기… 리사이틀, 실내악, 오케스트라로

앙상블 디토
를 중심으로 한 젊은 클래식의 축제, 디토 페스티벌이 올해로 세 번째 막을 올린다. 시즌 5편이자, 3회를 맞은 디토 페스티벌은 오는 6월 23일부터 7월 3일까지, 약 열흘간 화려하게 펼쳐진다.

'프렌치 클래식'을 테마로 한 올해의 축제에는 드뷔시, 라벨, 포레 등 풍부한 색채감과 몽환적 분위기의 프랑스 음악이 리사이틀, 실내악, 오케스트라의 선율로 연주된다.

5년 전, 비올리스트 리차드 용재 오닐의 제안으로 결성된 는 젊은 클래식을 대변하는 아이콘이 되었다. 패션잡지 화보를 통해 데뷔한 이들의 행보는 아이돌 그룹의 그것과 다르지 않았다. 뮤직비디오 제작, 패션브랜드 광고모델, 그들의 이름을 내건 피아노와 청바지의 등장은 한국 클래식 아티스트로선 무척 이례적이었다.

당초 용재 오닐의 개인적 스토리텔링에 힘입은 바 컸던 는 이젠 하나의 브랜드로 자리 잡았다. 그들은 기존의 클래식 공연에서 소외되었던 10~20대의 젊은 층을 공연장으로 끌어들였고 클래식계 팬덤 현상에 불을 지폈다.

실내악단으로 시작한 가 해외에서 주목받는 연주자들을 '디토 프렌즈'로 초청하고 세계 각국의 젊은 연주자로 구성된 ''와 함께 디토 페스티벌을 열기 시작한 것이 2009년이다. 모든 프로그램에 가 출연하지 않아도 '디토(DITTO)'라는 공통된 감성은 페스티벌에 곳곳에 유유히 흐른다.

파커 콰르텟
뜨겁고 시크하다

디토 페스티벌의 프로그램은 크게 디토 리사이틀, 디토 스페셜, 디토 프렌즈, 디토 어드벤처로 나뉜다. 디토 리사이틀은 멤버만이 무대에 오르고, 스페셜에서는 핫한 아티스트들의 듀오 리사이틀이 펼쳐진다. 프렌즈에는 주목할 만한 아티스트들의 독주회가, 어드벤처에는 와 매력 넘치는 협연자들이 등장한다.

올해 특히 주목해야 할 디토 프렌즈는 현악 4중주 ''이다. 2011년 그래미상 실내악 부문(리게티 현악 4중주 전곡/Naxos)을 수상하며 화제를 모았던 앙상블이다.

다니엘 총, 카렌 킴(바이올린), 제시카 보드너(비올라), 김기현(첼로)이 멤버로, 제시카를 제외한 3명이 한국계 연주자다. "비상한 무엇인가가 있다." (뉴욕타임스), "맹렬할 정도로 열성적인 공연"(보스턴 글로브)이라는 찬사를 받는 그들은 지난해 10월 카네기홀 초청 시리즈 Distinctive Debut에서도 전석을 매진시킨 바 있다. 이번 페스티벌에서 그들을 두 번 만날 수 있는데, 한번은 와 함께, 다른 한번은 단독 리사이틀에서다.

의 원년 멤버인 피아니스트 임동혁은 바이올리니스트 신현수와 호흡을 맞춘다. 각각 2001년과 2008년, 한국인으로서는 유일하게 프랑스 롱 티보 국제 콩쿠르의 각 부문에서 우승을 차지했다는 공통점을 가진 이들이다.

디토 오케스트라
지난해 일본 벳부에서 열린 아르헤리치 음악 페스티벌에서 '피아노 여제', 마르타 아르헤리치의 주선으로 처음으로 함께 무대에 올라 좋은 반응을 얻었다. 디토 스페셜에서도 절묘하게 어우러지는 음색을 들려줄 예정이다.

아폴론과 오르페오의 악기인 하프도 디토 프렌즈에 등장한다. 거장 하피스트 자비에르 드 매스트르의 내한 리사이틀에서다. 불과 25세의 나이에 빈 필하모닉에서 하프 수석으로 지명되며 세계 클래식계의 이슈가 됐던 그는 하프를 매혹적인 독주악기로 자리매김시키기도 했다.

하프 주자로서는 드물게 데뷔 앨범 'Nuit d'Etoiles'로 2009 에코 클래식 올해의 연주자상을 수상한 그의 한국 데뷔무대이기도 해 더욱 관심이 쏠린다.

의 리사이틀은 프랑스의 음악과 미술로 버무려진다. 'IMPRESSIONISM'(인상주의)'을 테마로 디토 멤버 각자의 색채에 맞춰 인상주의 음악과 미술을 소개한다.

드뷔시와 라벨, 그리고 포레의 실내악 연주를 들려줄 그들은 각자 모네, 쇠르, 샤갈, 드가 등의 작품을 소재로 컨셉 사진을 촬영하고 이들의 작품 세계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낼 예정이다.

하피스트 '자비에르 드 메르스트'
올해 디토 페스티벌의 테마인 '프렌치 클래식'을 대표하는 작곡가로는 라벨이 선정됐다. TIMF 오케스트라(지휘 아드리엘 김)는 환상적이면서도 다양한 색채감을 지닌 라벨의 명작으로만 채운 'This is Ravel!'을 공연한다.

스페인 광시곡 중 페스티벌, 피아노 협주곡 G장조, 어미 거위, 치간느, 볼레로 등 라벨의 에센스만을 연주하는데, 피아니스트 김태형과 바이올리니스트 한빈이 협연한다.

젊은 관객뿐 아니라 온 가족이 즐길 수 있는 공연을 위해 마련한 패밀리 콘서트의 테마는 '올림픽'이다. 2009년 동물원, 2010년 우주였던 콘서트는 올해 존 윌리엄스의 올림픽 팡파레를 시작으로 스포츠와 관련된 음악을 들려준다. 김연아를 통해 널리 알려진 생상스의 '죽음의 무도'도 빠지지 않는다.

(지휘 최수열)와 , 미국에서 매니아 층을 거느리는 파격적인 바이올리니스트 한빈이 'This is Ravel!'에 이어 무대에 선다.

이들 공연 외에도 의 원년 멤버인 바이올리니스트 자니 리의 홈커밍 리사이틀과 현 멤버인 첼리스트 마이클 니콜라스의 리사이틀도 2011년 디토 페스티벌의 열기를 한층 뜨겁게 달군다.

바이올리니스트 '한빈'


이인선 기자 kelly@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