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 <도라지>, <해바라기의 관> 등 경계인 시리즈를 무대에 올려왔던 극단 신주쿠양산박이 연극 <백년, 바람의 동료들>을 선보인다. 연극 <백년, 바람의 동료들>은 한일강제병합 100주년을 배경으로 재일 청년들의 이야기를 그렸다.

재일동포 연출가 김수진이 직접 이끄는 만큼 사실적인 묘사와 스토리가 돋보인다. 배우와 관객, 무대와 객석의 경계를 없앴던 연극 <디 오써>에 이은 경계인 연작.

2010년 8월 29일은 일본 오사카의 술집 '바람따라 사람따라'의 스무 번째 생일이자, 한일강제병합 100년이 되는 날이다. 그 8월 29일에 술집의 단골손님인 영태가 신곡 '백년절'을 내기로 한다. '바람따라 사람따라'의 개업 20주년을 축하하기 위해 모인 친구들.

고향은 모두 술집이 있는 '이카이노'다. 옛 추억을 되새기며 흥겨운 시간을 보내는 그들. 그러나 민족과 국적에 대한 이야기가 시작되면서 갈등이 꼬리에 꼬리를 문다. 그 사이 영태의 '백년절'이 완성되어 가는데.

'흰 쌀밥이 먹고 싶어 현해탄을 건너왔지만 / 소금과 푸성귀 보리밥뿐인 노가다 / (중략) / 마침내 기다리던 새벽이 왔다는 그 기쁨도 잠시만 / 돌아가는 배조차 기약 없고 현해탄의 파도만 높네'

현해탄의 파도보다 더 높았던 민족의 장벽, 연극 <백년, 바람의 동료들>이 어루만져준다. 6월 7일부터 7월 2일까지. 두산아트센터 Space111. 02)708-5001



송준호 기자 tristan@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