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ssemble art series 01-LONG TERM PARKING-parts for assembly and manual'
'The good job' 전의 작품들은 '싸다.' 그 모태가 된 작품에 비해서는 훨씬. 폐차와 콘크리트로 만든 아르망의 아상블라쥬 작업을 장난감 자동차와 미니 시멘트로 재현한 장영환의 'Assemble ART Series 01-LONG TERM PARKING-Parts for Assembly and a Manual'이나, 데미안 허스키의 '신의 사랑을 위하여'를 큐빅과 개 두개골로 재현한 유쥬쥬의 '데미안 허스키'를 보라. 가격과 스케일만 달라졌다면 '짝퉁'에 불과하다.

그런데 이 작품들, 위트와 접근성을 동시에 보여준다. 게다가 참신하고 귀엽다.

누가 복사나 모사 이외의 방식으로 앤디워홀의 '마돈나의 초상'을 집 벽에 걸 생각을 했을까? 장영환의 오렌지 마릴린 키트는 분명 모사의 한 방식이지만, 실크스크린 형식으로 몇 차례 손을 대기만 하면 '진짜'처럼 완성된다.

물론, 실제 크기보다는 작다. 진짜를 살 수 없는 이들을 위해 '진짜 같이' 만들 수 있는 키트를 파는 창의성은 모태 작품보다 값어치가 낮다고 할 수 없을 듯하다.

이외에 인체 모형을 세분화한 지현석의 '애처로운 손길' 등은 데미안 허스트의 작업을 모티프로 했지만 전달하는 이야기는 다르다. 데미안 허스트의 작품이 실제 동물의 내면을 보여주면서 충격을 주었다면, 작가 지현석의 작품은 인공적인 조형물의 분해, 그러나 인간의 형상을 한 조형물의 분해로 작업과 관람객 사이의 동질감을 형성하고 거기에서 '낯섦'을 보여준다.

전시는 6월 10일부터 6월 30일까지 씨드 갤러리에서 열린다. 031)247-3317



송준호 기자 tristan@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