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visible city-maze2:03, 25'
데칼코마니나 만화경 속의 환상적 세계를 연상시키는 작업들은 '도시'를 그렸다. 작가 송차영은 도시 공간이 갖는 수다스러움, "현대성의 상징과도 같은 도시는 복잡한 층위 속에 수많은 이미지와 메시지, 이해관계들"을 작품 속에 고스란히 보여준다.

그만의 회화적 기법으로. 접히고 쪼개지고 패턴화된 도시 풍경들은 더 이상 도시 풍경으로 보이지 않지만, 그 어지러움을 참고 가만히 응시하면 도시의 어떤 일상을 떼어 놓았음을 알 수 있다. 이 미로 같은 풍경, 작가는 도시를 어떻게 여겼기에 이런 작업을 내놓았을까.

작가는 가장 '현실'에 가까운 도시적 이미지들을 섞어 '몽환'에 다가갔다. 이는 현실 속에 서 있는 개인과 풍경의 괴리를 별다른 장치 없이 효과적으로 상기시킨다.

이와 같은 작업은 작가 개인의 도시 경험에 기반을 두었다. 작가는 도시가 품고 있는 '불안과 우울'을 짜깁기한 화면 속에 응축하여 불안의 강도를 높인다.

우리가 이 작업을 볼 때 느끼는 어지러움은 우리가 현실에서 도시 풍경을 마주하며 느끼는 두려움에 비할 수 있다. 너무 완벽하게 패턴화된 오브제들은 그렇기에 불완전하고, 곧 쏟아질 것처럼 보인다. 풍경이 쏟아지기 전에 내가 먼저 무너지리라, 류의 불안이 현대인의 몸을 덮칠 때, 주변에 선 이들 모두 같은 모습으로 몸을 쓸어내린다면 이 또한 무섭고 공감되는 풍경일 테다.

6월 17일부터 6월 29일까지. 갤러리 무이. 02)587-6123



이인선 기자 kelly@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