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지 쌓인 샴페인은 '축하할 일이 없었고 없었으며, 앞으로도 있을지 없을지 불확실한' 모습을 보여준다. 임대 아파트, 고단한 배경 속에 끼여 사는 청춘들의 삶 역시 녹록치 않다.

재능이 없는 건지, 운이 없는 건지 영화감독을 지망만 하고 있는 남자와 그를 위해 옷을 팔며 뒷바라지를 하는 연인이나, 사고로 먼저 간 여자친구를 그리는 무명배우. 여기에 대한해협을 오고가며 사랑을 키우는 장거리 커플의 이야기가 더해졌다.

임대 아파트에 살고 있는 친구 정호와 재생. 영화감독을 꿈꾸지만 오랜 기간 빛을 보지 못한 재생과 정호의 동생 정현은 연인 사이다. 정현은 동대문에서 옷을 팔아가며 재생의 꿈을 돕는다.

한편 정호는 먼저 세상을 등진 연인 선영을 기억하며 무명 배우로 살아왔다. 여기에 정호의 막내 동생 정수는 배낭여행 중 만난 여자친구 유까와 사랑을 시작한다. 대한해협을 넘나들며 힘든 사랑을 키워가는 이들. 재생과 정호는 스스로의 이야기를 소재로 영화를 만들고자 하고, 정현은 현실의 어려움과 사랑의 차이 앞에 고민하는데.

연극 <모란이 꽃피는 시장>, <총각네 야채가게> 등을 연출한 연출가 김한길이 연출과 극본을 맡아 2006년 초연했던 작품으로, 연극 <임대아파트>를 꾸릴 극단 '청국장'과는 연극 <춘천거기>로 만난 바 있다. 정호 역에 배우 정성욱과 박호산이, 재생 역에 배우 김정훈과 김광식이 출연한다.

6월 24일부터 9월 30일까지. 대학로 스카이 씨어터. 02)6339-1006



송준호 기자 tristan@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