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파업, 비정규직과 노동자. 배우 김여진, 방송인 김제동 등이 여기에 목소리를 높여 '소셜테이너'로 등장했다. 그러나 소셜 네트워크의 140자로 다 쓰지 못하는 말이 있다.

SNS가 채워주지 못하는 감성의 자리, 연극인들이 채워주기 위해 나섰다. 2010년 초연작으로, 현 시대 우리 사회의 문제점을 고루 담았다. 연극적 모티프들을 살펴보면 현실의 어떤 문제들을 비틀고 있는지 바로 알아볼 수 있다.

밝은 미래를 위해 일하고 있는 남매 정민과 세운. 정민은 연인 동영과 사랑의 결실로 아이를 갖게 되고 결혼을 준비한다. 대기업 취직을 희망하는 세운은 취업을 위해 대학원을 다니고 있다.

평범한 삶을 꾸리고 있던 이들은 어떤 사건을 통해 내적 변화를 겪게 된다. 정민이 일하고 있는 병원에 들어온 젊은 환자의 죽음과, 세운이 못마땅해 했던 교수의 질문은 정민과 세운이 여태 안주해온 삶의 방식을 다시 돌아보게 만든다.

사회 연극이 점차 설 자리를 잃어가는 연극계에서 이처럼 신랄한 사회 연극이 출연한 것이 놀랍다. 익숙한 배우 오세철, 맹봉학 등이 출연, 열연한다. '반도체 소녀'의 죽음과 '교수'의 질문 앞에, 현 시대 누군들 자유로울 수 있을까. 포스터 속, 환한 소녀의 미소가 아프다.

6월 23일부터 7월 13일까지. 대학로 선돌극장. 02)953-6542



송준호 기자 tristan@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