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의 웨스트앤드에서 22년째 장기 공연 중인 연극 <우먼 인 블랙>이 여름을 맞아 한국 관객들 앞에 선다.

'상상력을 통한 공포'를 보여주고자 한 연극 <우먼 인 블랙>은 찌는 더위와 계속되는 장맛비로 답답했던 상황을 시원하게 풀어줄 예정.

작가 수잔 힐의 동명 소설을 각색하여 연극으로 올라 오랜 기간 사랑 받았으며, 내년 중 개봉 예정인 영화 <우먼 인 블랙>의 모티프가 되기도 했다.

피가 튀기고 귀신이 떨어지는 시각적 효과로 누릴 수 있는 공포도 충분히 매혹적이지만, 이를 뛰어넘어 관객의 내면을 건드리는 공포는 오랜 잔상을 남긴다. 연극 <우먼 인 블랙>이 추구하는 공포는 후자다. 여기에 스릴러 연극이 지니고 있는 문제점인 자극적 장면은 덜어내고, 작품성은 끌어올렸다.

작품을 효과적으로 전달하는 무대 장치도 하나의 볼거리. 영국 각 언론으로부터 '공포'에 대한 탄성을 얻어낸 것을 보면, 연극의 목적은 충분히 달성한 셈이다.

중년의 신사 아서 킵스는 청년 시절부터 자신을 따라다니는 검은 옷을 입은 여인의 환영을 떨치고 싶어 한다. 그 방법으로 가족들과 친구들에게 이 여인의 이야기를 들려주기로 한 아서는 연극배우를 고용해 자신의 젊은 시절을 연기하게 한다.

크리스마스 전날 밤, 중년의 아서와 젊은 아서가 함께 연기하는 그의 인생을 통해 검은 옷을 입은 여인의 정체가 드러나는데.

7월 9일부터 9월 10일까지. 충무아트홀 중극장 블랙. 02)747-2090



송준호 기자 tristan@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