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 설리번. 듣자마자 바로 누구인지가 유추되지 않지만 익숙한 이 이름은, '헬렌켈러'와 함께 소개 되었을 때 아, 하는 탄성을 자아낸다.

헬렌켈러의 스승인 앤 설리번은 청각 장애와 언어 장애, 시각 장애를 동시에 지니고 태어난 헬렌켈러에게 새로운 삶을 열어준 사람이다. 연극 <유츄프라카치아>는 실존 인물 앤 설리번의 연대기를 모티프로 만든 연극.

"사랑해주세요"라는 꽃말의 유츄프라카치아는 한국에는 '미모사'로도 알려진 식물이다. 한 번 잎을 건들면 시름시름 앓다가 죽어 가는데, 잎을 건든 사람이 매일 매일 다시 한 번 만져주면 죽지 않는다고 하여 '사랑해주세요'라는 꽃말이 붙었다.

이 유츄프라카치아의 속성과 연극 <유츄프라카치아>의 이야기가 꼭 맞게 어울린다. 극 중 대사인 "마음의 상처를 치유하는 것은 상처에 대한 분석과 충고가 아니라 그냥 함께 있어주는 것"이 극 전반을 관통하는 주제다.

미국 남북전쟁 후 태어난 '애니'. 그녀는 전염병과 가난 때문에 부모님을 잃고, 설상가상으로 동생은 결핵에 걸린다. 동생 지미와 애니는 함께 메사추세츠 종합병원에 수용되는데. 이들 남매는 사람들의 기억 속에 멀어져가고, 지미는 무관심 속에 애니를 남겨두고 죽는다.

동생이 떠난 충격으로 인해 '반응성 애착장애'를 보이는 애니. 의사는 스스로를 고립시키며 자해 등의 폭력성을 보이는 애니를 포기하지만, 한 간호사는 애니에게 무한한 관심과 사랑을 보여주는데.

7월 12일부터 오픈런. 북촌아트홀. 02)988-2258



송준호 기자 tristan@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