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structure of Climax Scene#7'
전쟁과 클라이맥스는 언뜻 어울릴 수 있다. 군인과 로맨틱은 어떤가? '화려한 전쟁'은. 여기,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탱크와 핑크빛 케이크 위를 오르는 장난감 군인들로 전쟁의 이중성을 이야기하려는 작가가 있다.

'Restructure of Climax Scene' 연작에서 전쟁 무기들은 무대 중앙에서 인사를 하는 듯 화려하게 비춰지고, 'Romantic Soldiers' 연작의 군인들은 달콤한 음식과 어우러져 오밀조밀한 분위기를 풍긴다.

작가 임안나는 명시적으로는 평화를 지키려고 있는 군인과 무기가 파괴적인 전쟁 속에서만 소모되는 이중성에 집중했다. 따라서 그의 이중적인 연작 시리즈들은 "전쟁의 모호한 순간을 극대화" 하기 위해 구성된 장치다.

정말, 영웅처럼 기세등등한 무기들은 전쟁의 아픔을 뒤로 감추고, 핑크빛으로 물든 케이크와 먹음직스러운 빵은 그 옆에 서 있는 군인들의 상징성을 '데커레이션' 처리한다.

여기에서 파악되는 전쟁의 이중성과 별개로, 작가는 현대인이 전쟁을 맞으며 느끼는 무기력감을 치유하고자 했다고 덧붙인다. 놀이처럼, 영화처럼 구성되는 전쟁의 장면을 보고 우리가 그 안에 포함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셈.

'Romantic Soldiers s#13'
몇 차례의 '우수 광고 사진' 수상 경력은 그가 트렌디한 작가임을 방증한다. 단순히 '멋진' 사진을 위해서라면 'Restructure of Climax' 전은 성공적이다. 사진 비평 서적을 냈던 작가가 스스로의 작품에 얼마만큼의 의미를 불어넣었을까.

그 깊이가 사진의 미학을 따라갈 수 있다면, 우리는 '전쟁의 이중성'에 대해 다시 한 번 돌아볼 수 있을 테다.

6월 25일부터 7월 22일까지. 진화랑. 02)738-7570



이인선 기자 kelly@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