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 bataille des bonhommes-bonb_ques'
환상은 때로 불편하다. 상상을 기반으로 무한히 자라므로 비현실적이고 지나치며, 마냥 천진하고 즐거워 잔인해진다.

루이스 캐럴의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나 팀 버튼의 <크리스마스 악몽>이 대표적인 '환상 동화'. 이들에게서 느껴지는 불편함은 어쩌면 이들이 이 비현실적 공간을 실재하는 공간처럼 당연히 받아들이는, 그래서 저 환상 세계로 갈 수 없는 우리의 괴리감일지도 모른다.

핑크색 양, 꽃 머리띠를 두른 여자, 오로라를 걸친 반인반수는 아름다움의 원형을 그대로 따왔으면서 웃지 않는다. 2005년 'international galleries'에서 관심을 얻으며 화단에 등장한 프랑스 출신 작가 에밀 모렐의 작품 속 주인공들이다. 으레, 당연히, 아름다우면 웃어야 하는 현실 세계의 사람들은 이를 불편하게 여길 수밖에.

작가는 손으로 환상 세계를 직접 그리는 대신, 컴퓨터를 통한 표현 방법을 택했다. 그의 드로잉이나 사진 작업은 모두 컴퓨터 작업으로 이루어져 현실 세계에는 전혀 없는 것.

작가는 이 특수한 매체를 이용해 보다 정교하고 세밀한 작업을 만들어냈다. 이를 두고 프랑스의 화단에서는 "하이로니무스 보쉬(네덜란드 화가, 종교 이야기들을 환상 이미지로 그려냄) 이후 필적할 자가 없는 고도의 시각적 복합성과 디테일"이라고 평했다.

또한 이런 '환상적 영웅전설'은 "살바도르 달리에서부터 제프 쿤즈, 매튜 바니 그리고 다카시 무라카미"의 뒤를 잇는다고.

전시는 7월 13일부터 7월 24일까지 갤러리 나우에서 이어진다. 02)725-2930



이인선 기자 kelly@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