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가 끝나고 본격적으로 찾아온 무더위에 극장가는 속속 공포 영화 출시를 목전에 두고 있고, 극단들도 앞 다투어 공포 연극을 내놓고 있다.

'여름과 공포'는 이제 떼려야 뗄 수 없는 사이가 되었지만, 식상한 공포는 여름의 더위에 짜증을 더해줄 뿐. '비교하지 말라'는 도전적인 문구의 포스터는 2006년, 2009년 공연 당시 전회 매진의 기록을 알리며 눈길을 끈다. 정말, 웰메이드 공포연극일까.

15년 전 마을 축제 전야제에 실종된 아이 '인우'. 시각 장애인인 어머니와 목사 아버지 사이에서 태어난 인우는 흔적도 없이 사라져 찾을 수 없다. 15년 후 인우를 자처하는 한 청년이 마을을 찾아온다. 그러나 마을 사람들은 청년을 반겨주지 않는다.

사라진 인우는 여자아이였던 것. 청년은 마을 사람들에게 15년 전 축제 전날 어떤 일이 있었던 지를 물으며 사건을 파헤친다. 점차 비밀이 벗겨지는 와중, 하나 둘 사라지는 마을 사람들. 마을 사람들은 청년을 되짚어 조사하기 시작하는데.

2007년 처음 극화된 연극 <오래된 아이>는 이후 수차례의 수정을 거쳐 완성도를 높였다. 스릴러 연극을 자처한 만큼 한 해 이상 같은 콘텐츠를 올리는 일은 부담스러울 법하다.

그러나 인물간의 관계를 탄탄히 하고, 배우의 연기와 영상 매체를 혼합해 보여주면서 색다른 시도를 했다. 스틸 컷을 보고 뒤가 서늘할 만큼 시각적 공포는 잘 뽑아냈다. 포스터의 강렬한 이미지를 연극이 따라잡을 수 있을지.

7월 3일부터 9월 4일까지. 대학로 열린극장. 02)741-6235



송준호 기자 tristan@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