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현아, '어느날 자고 일어나 보니 나의 등과 스테판의 가슴이 붙어있었다.'
보이지 않는 것의 가치, '진실'을 통해 '진심'에 다가가고자 하는 <진실은 진심이다> 전이 갤러리 보다 컨템포러리에서 열린다. "현대인들의 '보이는 것' 맹신"에 대해 꼬집고, 보이지 않는 내면을 드러내겠다는 의도. <진실은 진심이다> 전이 말하길, 보이는 것은 사실을 증명하지만 보이지 않는 것은 진실을 증명한다고.

이들이 이렇게 보이지 않는 무엇으로 '진짜 무엇이 있음을' 증명하려는 이유는 한가지다. 우리가 잊고 있는 소통을 다시 우리 품으로 돌려주기 위해서다.

작가 김미나의 '아는 남자'를 보자. 물결이나 풀밭 사이에 서 있는 것 같은 이 '아는 남자'의 위에 영어 설명문이 있다. 'dansini aneun i namjaneun' 독일어나 스페인어, 여하간 어떤 생경한 언어 체계로 쓰인 듯 한 이 말은 알파벳을 빌려 적은 한국어다.

한국어의 모음을 표현하는 데는 생각보다 많은 알파벳이 소모되고, e와 u와 i 따위가 여러 번 중첩된 언어는 읽기에 불편하다. 대체 왜, 라는 생각이 드는 찰나, 작가의 의도였던 "시각의 재발견"을 최적으로 구현한 장치라는 생각이 든다.

작가 이현아의 작업은 영화의 한 장면을 멈춰 걸어둔 듯, 이야기를 담은 급박함이 읽힌다. 여기에는 긴 작품 제목도 한 몫을 하는데, 작가는 상황을 적은 텍스트와 긴장감 넘치는 장면의 조화로 '이야기'를 구성한다.

7월 7일부터 8월 2일까지 이어지는 전시 1부에는 작가 김미나, 박재영, 이현아, 전채강, 최종희가, 8월 4일부터 8월 16일까지 이어지는 2부에는 작가 김다해, 김지혜, 배지훈, ts용진, 임주란, 조아름, 황지수가 참여한다. 070-8798-6326.



이인선 기자 kelly@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