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가를 보내는 다양한 방법 중 '여행'은 꽤 많은 품을 필요로 한다. 여행지를 물색하고, 돈을 들이고, 짐을 꾸려 마음을 쓰고 떠나는 과정은 더운 날 일을 하며 소모하는 에너지 이상을 요구한다.

그럼에도 우리가 여행을 떠나는 것은 일상에서 벗어나 새로운 곳에서 마주치는 또 다른 세계를 보고 싶기 때문이다. 평범하고 지루하여 버티며 보내는 일상 말고, '예기치 않은' 일이 넘치는 사건을 꿈꾸기 때문이다.

혼자 베트남 여행길에 오른 수정. 하노이에 도착한 수정은 한류 열풍에 휩싸인 베트남을 보고 놀란다. 지도 하나에 의지하며 하노이를 걷는 수정은 길을 헤매고 노상에 들르며 자유로운 여행을 만끽한다.

수정에게 눈길을 주는 베트남인을 막아준 라울은 수정과 하루 여행을 함께하게 되고, 서로의 모국어로 소통이 불가능한 그들은 제2외국어로 말을 주고받는다. 서로를 정확하게 해석하지 못하는 그들은 그럼에도 끝없이 서로를 탐색하는데.

연극 <예기치 않은>은 여행을 세 가지로 분류한다. 나를 찾아, 남을 찾아, 다른 나라를 찾아 떠나는 여행. "가로수가 다르고 하늘빛도 다르고, 그런 곳에서 자신도 달라지는" 여행을 통해 무엇을 볼 수 있을까. 연출가 최진아가 극을 이끌고, 극단 놀땅의 배우 이지현, 이준영, 남수현, 김소영이 출연, 열연한다.

7월 28일부터 8월 14일까지. 대학로 선돌극장. 02)747-3226



송준호 기자 tristan@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