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cow'
'바비 인형' 연작을 통해 "이중적인 시선과 심리"를 표현했다는 평을 얻은 작가 이동욱이 이번에는 동물 연작을 선보인다.

'Sacrifice'전은 동물의 이미지를 통해 인간 모습을 보여주는 작품들로 이루어진 전시로, 인간이 만든 구조 속에 들어온 동물들의 사진을 통해 '문명을 위해 희생하며 살아가는 인간의 모습'을 그렸다.

텅 빈 사무실 안에 외로운 싸움을 하는 듯 보이는 '싸움 소'와 집 지붕 위에 올라 기지개를 켜는 고양이의 모습이 대조를 이루면서도, 이들이 외롭다거나 나른하다는 것조차 인간의 시선이 아닌지 의심스럽다.

여기에 이들이 자리하고 있는 곳이 사실 인간의 자리라는 것이 다가오며, 동물의 모습이 인간의 자화상과 겹쳐진다.

평론가 배은혜는 이동욱의 동물 연작에 대해 "약한 존재들로 인해 끌어오르는 보호본능과 강하고 위협적인 것들에게 맞서려는 경계의 형태"를 보여주며, "왠지 모를 따듯함이 느껴지는 친근함, 내면 깊이 자리한 인간의 심적 갈등이 주는 포괄적이며 다양한 심리를 대변한다"고 말했다.

그의 작업 방식은 기본적으로 '사진' 이지만 완성작은 회화를 연상시킨다. 이는 필름과 디지털의 적절한 조화와 더불어 작가의 다양한 연출이 만들어낸 효과다. 동물들의 자리에서 '나'를 돌아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Sacrifice' 전은 7월 20일부터 8월 2일까지 노암 갤러리에서 열린다. 02)720-2235~6



이인선 기자 kelly@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