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간구두'
'모던 걸'을 주제로 <성지순례> 전, <도시의 일상> 전, <모던-걸, 경성순례기> 전 등을 치렀던 작가 난다가 다시 한 번 모던 걸이 되어 돌아왔다. '모던 걸' 이란 1920~30년대 경성을 중심으로 나타났던 신여성. 난다는 이 '모던 걸'들을 자신의 분신으로 만들어 작품화했다.

작가는 당시 신여성들의 생경한 풍경을, 한옥에 앉아 선글라스를 끼고 '콩 다방' 테이크아웃 커피를 마시는 여성들이나 빨간 구두가 늘어선 방 가운데 빨간 구두를 신고 있는 여성 등의 모습으로 재현했다.

<'모던 걸'이 출몰한 서울> 전에서는 모던 걸들이 "근대 문화를 향유할 줄 아는 근대인의 상징"이자 "새것 콤플렉스의 화신", "진보적 주체자"라고 말한다. 서양 문물이 급속도로 유입되던 시기, 가장 먼저 새로운 것을 받아들였던 당시 트렌드세터라는 것이다.

최신 유행, 주변의 변화를 빨리 알고 받아들였던 모던 걸들은 일제 강점기를 지나 현대에 이르기 까지 그 이름만 달라졌을 뿐 여전히 맥을 유지하고 있다. 따라서 작가 난다는 이 '모던 걸'의 모습이 우리의 자화상이라고 여기고, 현재를 이해하기 위해 근대의 모습을 차용한 것.

세계화의 급물살, 이제는 '물살' 정도가 아니라 폭풍이다. 당시 경성에 들이닥쳤던 신문물의 양과 현대 사회를 넘나드는 서양 문화의 양은 이제 비교할 수 없다.

이에 난다는 이번 전시를 통해 '우리가 서양 문화를 받아들이는 방식'에 대해 돌아보고자 했다. '동경'이 아니라, '자아 정체성'을 드러내기 위해 주체적으로 문화를 받아들이는 모던 걸의 모습을 통해.

전시는 7월 8일부터 8월 3일까지 트렁크 갤러리에서 열린다. 02)3210-1233



이인선 기자 kelly@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