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화 사회.' 지금, 이만큼 흔하게 쓰이는 단어가 또 있을까. 우리 사회에 노인 인구가 그만큼 증가했다는 뜻임에도 여전히 우리는 '젊고 예쁜' 사람들의 사랑에 집중했었다.

이 시선을 뒤집었던 영화 <죽어도 좋아!>에서는 우리가 노인에게 기대했던 여유롭고 덤덤한 말년 대신 뜨거운 사랑을 보여주었다.

이 파격적인 이야기는 우리에게 '노년의 사랑'을 되돌아보게 만들었고, 이제 노년의 사랑은 점점 당연한 일상으로 받아들여졌다. 연극 <나두야 간다> 속 노인 덕구는 이렇게 당연한 사랑을 시작한다.

덕구는 일흔이 넘은 아버지다. 사업에 실패하고 필리핀에서 살고 있는 아들, 아들을 살려달라고 말하는 며느리, 빵집을 낼 수 있도록 사업 밑천을 달라는 딸의 요구 속에 늘 같은 하루를 보내는 덕구. 드라마를 보거나 친구에게 술 약속을 청하고 금붕어에게 밥을 챙겨주는 것으로 일상을 채운다.

그러던 어느 날, 자주 찾던 다방 마담에게서 고려인 민자를 소개받는다. 민자와 조용한 데이트를 즐기던 덕구는 그간 누구도 자신의 말을 들어주지 않았음을 떠올리며 민자에게 마음을 주게 되고, 덕구의 이상한 낌새를 눈치챈 식구들은 덕구의 뒤를 밟게 되는데.

"살아가는 것에 있어 '늙음'은 단지 삶의 여정"이라고 말하며, "삶의 끝에서 노년의 청춘을 예찬"하는 연극 <나두야 간다>. 밀양 연극제 젊은 극작가상 등을 수상했던 작가 천정완의 <너의 의미>를 다듬어 낸 창작 연극이다.

연출에 신유청이 참여하고, 배우 김재건, 원영애, 이선주 등 6명이 출연한다. 노인을 위한 사랑, 이 무대에 있을까. 8월 10일부터 8월 21일까지. 대학로 설치극장 정미소. 02)704-9566



송준호 기자 tristan@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