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종로예술극장을 떠올릴 때마다 무인도를 생각했어요. 하루 종일 바다를 바라보고, 옷을 입지 않아도 창피하지 않은 무인도." 이런 마음의 안식처가 사라진다니, 이 극장을 꾸리고 있던 마지막 배우 삼인방이 슬플 법하다.
스스로 '거의 모든 사람이 모르는' 극장으로 칭하는 종로예술극장이 없어질 위기에 처한다. 그 속에서 무대의 꿈을 키우며 연습에 매진하던 배우들이 떠나고, 단 세 명만 남게된 종로예술극장. 갈 곳이 없어서가 아니라, 종로예술극장을 사랑해서 남았던 그들은 종로예술극장을 살리기 위해 뜻밖의 결정을 하게 된다.
이 결정으로 '거의 모든 사람이 모르는' 극장에서 '누구나 아는' 극장으로 바뀌어 버린 종로예술극장. 연극은 이제부터 시작이다.
이룰 수 없던 꿈, 선택할 수 없었던 일들을 겪으며 괴로웠던 사람들에게 '꽃'을 선물하고 싶다는 연극 <종로예술극장>. "함께 모두 때려치우자!"는 말이 결코 과격하게 들리지 않는 것은, 이들의 따뜻한 마음이 전해지기 때문이다.
종로예술극장, 정말 있을까? 있다면 정말 사라질까. 답을 찾는 일은 관객의 몫이다. 8월 11일부터 9월 4일까지. 배우세상 소극장. 02)6449-3837
송준호 기자 tristan@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