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ntony Gormley, 'Capacitor'
작가 최명희의 '혼불'이 여태껏 찬미에 가까운 찬사를 받는 이유는, 작가가 말의 여러 틈새에 섞여 있는 단어들을 솎아 적재적소에 배치했기 때문이다. 숨을 고르고 단어로 그었던 '한 획'들이 작품의 든든한 기둥이 되었다.

여기, 이 '한 획'의 의미에 동감하는 작가 열다섯이 모여 '한 획' 전을 열었다. 화가이자 화론가였던 석도의 '고과화상어록'에서 가져온 전시의 제목은 "한 획은 모든 그림의 시작이고, 그것을 알게 되면 그림의 이치를 깨닫게 된다"는 말에서 따왔다.

15인의 작가 중 영국의 작가 안토니 곰리는 고고학, 인류학 외 동양 철학 등 다양한 분야에 관심을 가졌다. '인체와 몸'에 대한 열정을 작품을 통해 나타내는 작가. 작가 김태호는 '혼'을 표현하는 작가로, 생각과 감정의 함축으로 드러난 '에너지'를 드러내고자 했다.

실험적 작품을 선보이는 작가 김호득의 작품은 서양화와 동양화의 접목으로 신선한 멋을 보여준다. 중국의 작가 류 샤?동은 평범한 사람들을 모델로 현실적인 그림을 그린다.

이를 통해 사람과 공간 사이의 "교류를 재조명"하고, 친근함을 드러낸다고. 헝가리의 작가 시몬 한타이의 작품은 독창적 기법을 선보이는데, 캔버스를 접거나 패턴화한 후 캔버스를 다시 펴 그 위에 색을 칠하는 방식, 플리아주를 이용한다.

이밖에 서용선, 리처드 세라, 유현경, 윤향란, 이우환, 정상화, 정현, 아니쉬카푸어, 주세페 페노네, 샘 프란시스 등 다양한 국적을 가진 작가들이 '한 획'전에 참여했다.

7월 6일부터 8월 21일까지. 학고재. 02)720-1524~6



이인선 기자 kelly@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