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과 '미친 짓'의 양극단을 오가는 '결혼'은 인륜 지사를 집대성한 하나의 해프닝이다. 러시아의 작가 안톤 체홉은 이를 일찍이 알고 희극 <스바지바>를 썼다.

이 희극과 올해 10주년을 맞은 극단 각인각색이 만나 연극 <결혼피로연>이 탄생했다. <결혼피로연>은 평범하고 일상적인 주인공들의 결합과 과정을 통해 "일상의 슬픈 희극성"과 "웃음을 통한 눈물"을 그려내고자 했다.

러시아의 부유한 남자 쥐갈로프. 그의 아내 찌모페예브나는 딸의 결혼을 위해 동분서주하던 와중 전당포에서 일하고 있는 아쁠롬보프와 딸 다쉔까의 결혼을 성사시킨다.

딸의 결혼을 위해 많은 돈과 노력을 들인 찌모페예브나는 외부 사람들에게 집안의 부와 명예를 자랑하기 위해 성대한 피로연을 열게 된다. 사위인 아쁠롬보프는 자신의 복권에 관심이 쏠려있고, 피로연에 참석한 손님들은 신혼 부부보다 피로연에 참석할 예정인 장군에게 집중한다.

그 와중 장군을 섭외하기로 하고 돈을 받아간 보험설계사 뉴닌이 사실 퇴역 해군 중령을 소개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결혼 피로연은 혼란에 빠지고, 사위와 장모는 사라진 돈의 행방을 좇으며 점점 결혼식은 뒷전으로 물러나게 되는데.

연극 <결혼피로연>은 관람객들이 "익숙하여 단단하게 고착된 일상의 껍질 속에 가려진 인간의 참 모습을 체홉 특유의 세계 속에서 발견"했으면 한다고 전했다. 연출에 이정하, 예술감독에 이송, 드라마트루그(조언)에 민병은, 원작에 안톤 체홉, 번역에 박상하가 참여한다.

8월 24일부터 9월 4일까지. 대학로 설치극장 정미소. 010-4938-2578



송준호 기자 tristan@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