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실의 아픔과 이슈, 사회를 직간접적으로 드러내는 연극이 그 나름의 주제와 더불어 완벽한 연기 테크닉까지 갖춘다면 연극으로 더할 나위 없다.

연극 '서울탱고'는 현 시대 주요 이슈들을 극본 속에 녹이고, 관객 속에 들어가 연기를 펼치며, 전설적 연기 테크닉을 시도하며 실험성을 불어넣었다. 연극으로 갖출 수 있는 진가는 모두 갖춘 셈. 국제 실험 예술제에서 호평을 얻은 연극 '서울탱고'가 명동 해치홀의 무대 위에 오른다.

연극 '서울탱고'는 한 할머니의 장례식으로 국내 사회의 모든 이슈를 끌어 모은다. 영어 열풍, 성형수술, 줄기세포 논란부터 연평도 병사의 사랑이야기, 객석과 무대를 뛰어넘는 대화, 정치인의 갈등, 전쟁, 부부싸움, 반값등록금 등의 주제다.

주제가 다양한 만큼 관람객들의 보는 재미를 자극하지만 자칫 극이 주제를 잃고 흔들릴 수 있는 것이 단점. 이 같은 단점은 단단한 연출과 오랜 기간 체득한 연기력, 세밀한 무대 구성 등으로 충분히 극복 가능하다.

연출가 장성식은 "무대에서 사회적 문제를 토론하고자 하는 서사극, 세상을 향해 반복적으로 질문을 내던지는 부조리극, 방관자로서의 관객에서 참여자로서의 관객으로 트랜스를 요구하는 잔혹극"을 모두 표현하고 싶었다고 전한다.

탱고의 시초가 '실수로 발이 엉킨 것'이므로, 탱고에서는 '발이 엉켜도 실수'라고 표현하지 않는다고. 연극 '서울탱고'가 그리는 우리의 인생사, 실수와 아픔을 인생의 탱고로 바꿀 수 있을까.

8월 11일부터 9월 11일까지. 070-8650-6217



송준호 기자 tristan@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