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력파 배우들과 명품 뮤지컬을 낳았던 연출가들의 만남이다.

종로 피맛골을 배경으로 김생과 홍랑의 사랑을 그린 작품. 뮤지컬 '모차르트'의 유희성 연출가와 연극 '벽 속의 요정'의 배삼식 작가가 참여하고, 뮤지컬 '지킬앤하이드'의 배우 조정은, 뮤지컬 '그리스'의 박성환 등이 출연한다.

화려한 프로필로만 봐선 이 뮤지컬의 가격, 만만치 않을 법하지만 서울시에서 일반인과 예술인들의 참여 확대를 도모하기 위해 꾸린 무대인 터라 생각보다 가벼운 주머니로 만나볼 수 있다.

피맛골에 살고 있는 김생. 서출인 김생은 늦게까지 장가를 들지 못하고, 골목 근처 주목 뒷방에서 거처한다.

뛰어난 학식과 글재주는 그의 출신 성분 때문에 빛을 보지 못하고, 자신을 알아주는 피맛골의 사람들과 함께 지내며 인생을 보내는 김생. 돈을 벌기 위해 안국방 홍생의 과거를 대신 치러준 김생은 장원급제를 하게 되는데, 홍생은 장원급제 행렬 도중 자신의 앞을 가리는 살구나무를 베어버리려 한다.

김생은 홍생의 오만함에 앞으로 나서 자신이 대리 시험자임을 밝히고, 홍생은 격노하는데. 한편 홍생의 동생 홍랑은 오빠 홍생이 가둬둔 김생을 꺼내주고 숨겨준다.

서로 사랑하게 된 홍랑과 김생. 그러나 홍랑은 오빠의 뜻에 따라 권문세가에 시집을 가야하고, 앞으로 나서 이를 막을 수 없는 김생은 괴로워하는데.

26인조 국악인들이 과거와 현재를 아우르는 노래를 선보이고, 배우들의 노래도 질이 높다. 한복 의상과 유가행렬을 그대로 재현한 무대도 볼거리.

8월 23일부터 9월 10일까지.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02)3991-700



송준호 기자 tristan@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