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찬 초대전] 창세기 1장 2절 타이틀로 한 스틸아트 작품들 선보여
박 작가는 우주 탄생의 신비를 성경 <창세기>에서 찾고 있다. 구약성서 창세기는 그의 작업의 모티프이자 코어(Core)이다.
오는 17일 인사동 장은선갤러리에서 여는 전시는 창세기 1장 2절 "땅이 혼돈하고 공허하며, 흑암이 깊음 위에 있고 하나님의 영은 수면위에 운행하시니라"를 타이틀로 삼았다. 작년 6월 같은 갤러리에서 연 <태초에 하나님이 천지를 창조하시니라전>의 연장에 있는 전시다.
작가는 '태초에…'전에서 "하느님께서 말씀으로 천지를 창조하셨다"라는 성경 구절의 '말씀'에 주목했다면, 이번 전시에서는 1장 2절 중 '운행'에 방점을 두고 있다고 한다.
"'운행하다'는 히브리어로 '품는다'는 의미가 있는데 천지창조의 생명을 품는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죠.
작가는 이러한 우주 탄생의 신비를 '상호관계(relationships)'와 '상대적 관계(comparative relationships)'로 명명되는 알루미늄과 스테인리스 스틸로 제작 된 그의 스틸아트 작품들로 상징한다.
'상호관계'는 앞선 전시의 '말씀'과 맞닿아 있다. 말씀이 된다는 것은 언어가 전제되야 하는데 작가는 이것을 기호로 읽어낸다.
생명 탄생의 순간에 빛과 함께 언어가 있었음을 직감하고 언어에서 존재감을 감지, 이것을 기하학적 언어로 표현해낸 것. 작품에서 기호를 상징하는 삼각형, 사각형 구조물이 중심을 이룬 것이나 알루미늄 조각에 작은 용접돌출을 만들어 점자를 표현함으로써 시각적 효과는 물론 촉각적 효과를 가미해 생명 탄생의 신비를 이야기 하고 있는 것 등이 그러하다.
이번 신작에서 작가는 우주탄생의 환희를 인간 문명의 모습으로 해석해 조형화하고 있다. 이종호 평론가는 "신작은 우주 탄생의 순간을 인공적 세계, 즉 현대 기계문명의 상징적 메커니즘으로 읽어 냄으로써 새로운 생명의 탄생에 대한 경고와 경계심의 메시지를 동시에 전하고 있다"고 평한다.
작가는 다음 전시가 창세기 1장 3절 "하나님이 가라사대 빛이 있으라 하시매 빛이 있었고"가 될 것이라고 말한다. 이번 전시의 숨은 빛에서 나아가 생명 출발의 빛을 보여주겠다는 의미로 차기작이 기대된다. 02)730-3533
박종진 기자 jjpark@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