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전주세계소리축제박칼린, 작곡가 김형석 공동집행위원장으로 본격 대중화

아무리 훌륭한 예술도 대중과의 접점이 없으면 그 가치를 발견하기 어렵다. <나는 가수다>는 이 점에 착안해 대중이 즐겨보는 예능 프로그램의 형식으로 가요계의 숨은 고수들을 일약 스타로 만들어냈다.

올해 11회를 맞은 전주세계소리축제도 우리 소리의 뛰어남을 알리기 위해 이번 행사의 초점을 대중화에 맞췄다. 이번 축제의 공동 집행위원장을 뮤지컬 음악감독 과 대중음악 작곡가 에게 맡긴 점에서 축제 측의 그런 의지는 분명해 보인다.

지난 11일 서울 중구 장충동 웰콤씨어터에서 열린 2011 전주세계소리축제 발표회에서 집행위원장은 "전주세계소리축제가 우리를 부른 이유가 무엇일까 많이 고민했다"고 털어놓으며 "기존 국악에 실험성과 재미있는 요소를 더해 젊은 분들을 포함해 모든 연령층이 즐길 수 있는 축제가 되도록 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이 같은 포부는 올해 축제 프로그램에 그대로 반영됐다. 올해 축제의 주제이자 개막공연의 제목이기도 한 '이리 오너라 up go 놀자'는 그 표기처럼 전통적인 우리 음악의 현재와 미래를 가늠할 수 있는 시간이다. 집행위원장은 "한국의 고대 소리에서 시작해 현대의 랩과 힙합까지 아우르는 총괄적인 시간여행이 될 것 같다"며 기대감을 나타낸다.

이번에 신설된 ' with Friends' 역시 대중음악과의 본격적인 퓨전으로 호기심을 자아내는 섹션이다. 집행위원장의 섭외로 하림과 나윤권, 그리고 수퍼스타k 출신의 장재인이 합류한 상태고, 성시경도 출연을 검토 중이다. "사물놀이와 밴드 음악의 퓨전을 예상하고 있다"는 위원장의 설명이다.

박칼린
지나친 파격보다 진화 중인 국악의 현재를 체험하고 싶은 관객을 위해 소통의 장도 마련되어 있다. 윤중강 국악평론가의 사회로 진행되는 마스터클래스 '명인명창 사랑에 들다'에서는 전통음악과 대중음악 명인을 초대해 흥미로운 대화의 시간을 갖는다.

소리 콘서트 '오후'(기존의 '창작판소리 초대전')에서는 해학과 풍자 속에 묶여 있던 판소리의 고정관념을 탈피해 서정성이 두드러진 소리들만 모아 지금과 다르지 않은 사랑과 이별의 감정을 공감할 수 있게 했다. 폐막공연 역시 춘향전의 스토리에 록과 퓨전국악, 비보잉, 판소리 등을 버무려 흥겨운 축제의 분위기를 한껏 살려낼 예정이다.

물론 이런 현대화의 과정에서 우리 소리로서의 정체성도 여전히 유지되고 있다. 국악과 전통예술에 대한 헌정공연인 '2011 광대의 노래', 판소리 다섯 바탕을 새롭게 해석한 길놀이판, 춤판, 소리판, 창극판의 '신판놀음'도 흥미롭다.

한편 2002년 라틴 그래미 어워드를 수상한 라틴 디바 수자나 바카(Susana Baca/페루)를 비롯해 스페인, 호주, 미국, 인도 등에서 초청된 각국 아티스트들의 음악은 전주에서 진정한 소리의 향연을 벌일 전망이다.

우리 소리의 대중화 전략이 어느 해보다도 적극적으로 시도되고 있는 이번 전주세계소리축제는 오는 9월 30일부터 10월 4일까지 펼쳐진다.

김형석


송준호 기자 tristan@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