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년 전 한국. 단순히 지금보다 느린 생활 방식, 한복과 생활복의 혼용, 쪽진 머리와 단발, 흑백 사진 등으로 설명할 수 있는 시기가 아님을 기억한다.

1941년 일제강점기 시절의 조선, 커다란 역사적 배경을 뒤로 하고 삶을 살아가는 서민들에게 더 없이 고단했을 시절. 연극 <70년 전>은 어렵게 살아가는 당시 조선 서민들의 삶을 통해 2011년 속 서민들의 애환을 들여다본다.

연극은 70년 전 일제강점기의 상황을 2011년 현재로 끌어온다. 여전히 일제 치하에 살고 있는 한국 사회, 그 속에서 생계를 꾸리고 삶을 이어나가는 등장인물들의 모습은 일제 치하를 벗어나 살고 있는 지금의 현실과 크게 다르지 않다.

폐휴지를 줍고 대리운전을 하며 마른 인생을 살아가는 그들. 이 연극을 통해 당시와 지금의 "기이한 평행이론"을 발견하고, 현재와 과거에서 모두 어렵게 살아가는 서민의 삶을 조명하고 싶었다는 연극 <70년 전>.

2011년 일제강점기, 아키히로 총독의 통치를 받으며 살아가는 조선. 이미 사람들은 일본식 이름을 사용하며 일본의 국기를 들고 있다. 전직 선생님이었으나 지금은 백수로 전락한 기무라는 교회 전도사 일을 하고 있다.

이미 독립은 먼 이야기로 치부하고 스스로의 가정도 돌보지 않는 기무라. 그의 아내 사끼고는 대리 운전으로 가정을 꾸려간다. 부자 손님들을 태우며 번 돈으로 중학교 3학년인 딸 마이꼬와 폐휴지를 줍는 어머니 우야꼬를 부양한다.

어느 날 옛 제자인 노리꼬를 만나게 된 기무라. 노리꼬의 아버지는 치매 증상을 보이며 조선이 1945년 해방되었고, 남북이 서로 갈라져 있다고 믿고 있는데. 8월 19일부터 9월 11일까지. 대학로 선돌극장. 02)6012-2845



송준호 기자 tristan@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