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터 속 눈빛이 선뜩하다. 무사 케이, 연극 <검객괴담 됴화만발>의 주인공이다. 온몸에 흙을 바른 모습은 잊을 수 없고, 영원히 살 운명을 지닌 이의 길고 긴 인생사는 역사와 줄기를 함께한다.

연극은 진시황 시대부터 현대까지의 시간을 아우르고, 복숭아 꽃이 가득한 숲속과 죽은 사람들의 지하 세계 등 이중적 공간을 펼쳐 보여준다. 여기에 현란한 액션 연기가 더해져 무대가 꽉 찬다.

연극 <검객괴담 됴화만발>이 자랑하는 액션 장면은 3가지. 동쪽 무릉도원에서 주인공 케이와 도적 떼가 벌이는 결투 장면이 첫 번째다. 현란한 무술 동작과 서로의 호흡이 딱 떨어지는 장면은 배우들의 연기력과 주인공 케이의 매력을 한 번에 만날 수 있는 볼거리다.

또 다른 액션 장면은 무사 케이와 떠돌이 무사의 대결 장면.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는 떠돌이 무사와 죽을 수 없는 케이의 한판 승부다. 마지막 장면은 무사 케이가 그의 사랑 단이를 만나게 되는 장면. 처음 자신의 몸과 영토를 지키기 위한 싸움이 점차 단이를 지키기 위한 싸움으로 변화하는 것이 흥미롭다.

중국 진시황은 영생불사의 약을 얻기 위해 동남동녀 3000명을 실험 희생양으로 삼고, 죽은 아이는 복숭아나무 아래 묻는다. 의원은 그 중 '동이'를 살리기 위해 케이의 몸에 동이의 시신을 이식하고 케이는 영생의 몸을 얻는다.

산적이 된 케이는 단이를 아내로 맞이하고, 숲속 생활이 무료해진 단이는 케이에게 살인을 주문하는데. 9월 6일부터 9월 25일까지. 남산예술센터 드라마센터. 02)758-2150



송준호 기자 tristan@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