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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유 화법 없을 땐 진위 판단 어려워…

●쉬메이홍 125억원짜리 누드화로 본 위작 논란
터무니없는 고가 작품 모작 논란 휩싸이기 일쑤
연필화·공예기법 위작 쉬워 감정위원회 설치했지만 근본적 해결방법 없어…
미술품이 돈이 되는 시대다. 자본주의가 발전하면 할수록 미술품의 투자 수요가 늘어나고 고가의 미술품이 국제적인 경매 시장에서 거래되기 마련이다.

최근 몇 년 사이에 국제 미술 시장에서 '블루칩'으로 급부상한 중국 작가들의 작품이 위작 논란에 휩싸이는 것이 자연스런 현상으로 받아들여지기도 한다. 중국의 근대 화가 쉬베이홍(徐悲鴻, 1935~1953)의 누드화 위작 논란도 같은 맥락이란 지적이다.

서울 종로구 관철동 나무화랑 대표이자 전시 기획자인 김진하씨는 "미술품이 공산품과 달리 납득할 수 없는 고가로 거래되는 유명 작가의 작품들은 위작이나 모작 논란에 휩싸일 수 있다"며 "화랑의 작품 감정서나 보증서가 정착되더라도 원천적 차단을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지난해 6월 무려 7,280만 위안(약 125억2,000만원)에 팔린 쉬베이홍의 누드화 '장비웨이 여사의 나상'은 왜 위작이란 주장이 제기됐을까.

중국 현대 미술의 선구자로 인정받고 있는 쉬베이홍는 일본과 프랑스, 유럽에서 서구적인 미술 교육과 활동을 하다 1927년 중국으로 돌아와 중앙대학 미술교수와 베이징대학 예술학원 원장을 지냈다.

  • 박수근 작 ‘빨래터’
근대나 지금이나 사회주의 국가의 미술 교육은 사실주의 화풍을 기조로 하기 때문에 학교 수업 중에 많은 누드화를 그린다. 자연스럽게 붓을 다루는 손기술이 늘어 웬만큼 재능 있는 화가들은 쉽게 누드화를 모작할 수 있다는 것이다.

김진하씨는 "쉬베이홍의 누드화의 경우에도 작가 특유의 화법이 두드러지지 않는 탓에 모작도 쉽지만 진위를 판단하는 것도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국내 화단에서는 이중섭, 박수근 등 억대로 거래되는 작가의 작품들이 위작 논란으로 시끄러웠다.

이중섭의 작품뿐 아니라 연필화는 위작이 쉬운 것으로 미술계엔 알려져 있다. 사진만 있으면 투명 종이를 덧씌운 뒤 따라 그리면 감쪽같이 똑같은 그림을 만들어낼 수 있다는 것이다.

박수근의 '빨래터'역시 표현성이 강하지 않고 공예품을 만들듯이 꼼꼼하게 만들어내는 작품이지만 의외로 모작이 쉬운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쉬베이홍이나 이중섭, 박수근 등의 작품들은 모두 보증서 제도가 없던 시절에 작업하고 관리된 것들이다. 그러나 세월이 흘러 미술 시장에 투자 개념이 도입되고, 로또나 복권처럼 작품 하나로 '대박'을 노리는 이들이 유입되면서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한국화랑협회는 모작이나 위작의 진위 판단을 위해 별도의 감정위원회를 설치하고 있다. 그러나 불쑥불쑥 튀어나오는 위작을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은 없다는 것이 미술계 관계자들의 공통된 인식이다. 유명 작가의 작품에는 어마어마한 돈이 따라다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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