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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톡톡튀는 해외출'짱'파"
'신세대 상사맨' 박성민 안수연 김병환
초보 상사맨을 위한 출장 실전정보 '해외출장 지침서' 공동 집필
'맨땅에 헤딩'은 옛말, 냉정한 분석과 논리적 설득으로 승부


세계 시장을 무대로 치열한 경제전쟁의 최전선에서 뛰는‘상사맨’들의 무용담은 경제계의 빼놓을 수 없는 화제거리. 처음 해외출장에서 겪는 각종의 에피소드는 소위 ‘맨땅에 헤딩’을 통한 생생한 체험담이기 때문이다.

출장계획 수립에서부터 현지 거래선과의 회의 방법 및 대화ㆍ식사법, 선물 선택과 고객 접대를 위한 주도(酒道), 호텔 투숙 방법과 현지 교통편 등 출장지에서 유의해야 할 사항들은 하나 둘이 아니다. 초보 ‘상사맨’들이 범하기 쉬운 실수를 방지하기 위해 체크리스트 ‘해외출장 지침 100선(www.samsungcorp.co.kr)’을 최근 집필한 삼성물산 박성민(28ㆍ기능화학사업부 용제ㆍ모노머팀)씨와 안수현(26)씨, 김병환(27)씨 등 3명의 신입 1년차 ‘상사맨’들을 만나 체험담을 들었다. 이들의 출장지는 미국, 중국, 러시아, 대만 등으로 보통 4박5일, 9박10일 정도로 혼자 가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이들은 “빡빡한 스케줄대로 움직여야 하기 때문에 무엇보다 체력이 가장 중요한 재산”이라고 강조했다.


▽ 이해와 관심으로 접근해야





안수현= “현지 거래선을 만나 설득작업을 펼치려면 먼저 이니셔티브를 쥐어야 한다. 거래 내용뿐 아니라 사소한 곁가지까지 다 꿰고 있을 필요가 있다. 때에 따라선 시나리오별로 상황 대처 능력까지 길러야 한다. 출장 전에 1주일 정도 야근과 주말도 반납하고 꼼꼼히 모든 것을 준비한다. 그래도 현지에 가면 ‘맨땅에 헤딩하기’처럼 상황이 돌변 할 수 있다.”

김병환=“주로 중국 상하이와 칭다오로 출장을 많이 가는 편이다. 통역을 겸하기 때문에 회의 중에 사용될 단어는 토씨도 빼놓지 않고 숙지한다. 거래처 상대방에게 호감을 얻기 위해선 그 나라의 문화나 역사에 관련된 토픽을 준비해 가면 좋다. 특히 중국 사람들은 현지 역사와 경제 상황에 대해 관심을 보이면 호감을 나타낸다. 한 번은 상하이 한 업체를 방문했을 때 중국 고서인 ‘초한지’와 ‘삼국지’를 인용해 대화를 풀어나가 좋은 결과를 낸 적도 있다.”

박성민= “미국 사람들은 직선적이고 공사 구분이 확실하다. 일하는 템포도 빠르다. 그래서 미국인들과 일할 때는 경제적인 프리젠테이션이 필수다. 핵심 포인트를 바로 제시해야 한다. 미국인들과 개인적인 교감을 쌓을 때 가정에 대한 대화를 나누는 것이 중요하다. 부부동반으로 회식을 하는 경우도 일반적이다. 자녀 얘기나 가정의 일상사 얘기를 좋아한다. 한번은 함께 식사를 하는데 그들의 자녀가 전화로 숙제를 물어와 같이 고민한 적이 있다. 그 이후 그 거래선과 일하기가 더 편해졌다.”

김= “미국 사람들과 달리 중국인들은 회의나 술자리에서도 형식을 중요시한다. 상하이 사람들은 계산적이고 논리적인데 비해 베이징 사람들은 호탕한 편이다. 사업 얘기를 시작할 때도 상하이 사람들과는 바로 사업 얘기를 꺼내지만 베이징이나 칭다오 사람들은 술을 마시고 어느 정도 분위기가 무르익은 다음 사업 얘기를 시작한다. 칭다오의 한 거래처를 방문했을 때 회사 식당에서 맥주를 마시며 바로 회의를 시작했다. 술이 신뢰감을 쌓는 매개체가 되는 대표적인 사례다.”

▽ 음주ㆍ접대문화를 익혀라

박= “그렇다. 술은 분명히 사람관계를 맺어주는 좋은 매개체가 된다. 미국인들은 와인을 즐긴다. 독한 위스키를 마시는 경우는 극히 제한적이다. 한국식으로 술을 강제로 권하고 ‘오버’하는 건 금물이다. 술 자체를 즐기기 보다 술 마시는 분위기를 즐기는 경우가 일반적이다.”

안= “술이라면 러시아도 한 몫한다. 러시아의 술 문화는 독특하다. 주로 보드카를 마시는데, 우리처럼 건배하고 다같이 마시는 경우 보단 한명씩 돌아가며 덕담을 한 후 술을 마신다. 처음에는 보드카를 원 샷해 고생했다. 밤 10시까지 술을 마셨는데 백야현상으로 날이 환했다. 장관이었다.”

김=“중국은 남부에서 북부로 갈수록 술을 중시하는 경향이 있고, 중국인들은 맥주에서 백주의 순서로 술을 마신다. 중국인들은 상대방이 술을 따를 때 두 손가락을 모아 굽힌 채 탁자를 두드린다. 이는 술을 따르는 상대방에 대한 예의로 무릎을 꿇고 술을 받듯 손가락을 굽혀 탁자를 두드린다. 중국 사람들은 자신이 따라주는 술잔을 상대방이 끝까지 비울 때 기뻐한다. 자신의 호의를 받아들이는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힘들더라도 받은 잔은 즉각 마셔버려야 한다. 중국은 소주보단 백주가 일반적이다. 중국 사람들은 알코올농도 50도 이상의 단맛이 나는 백주를 즐겨 마신다. 한번은 우리나라에서 가져간 팩 소주를 가져가 식사 때 내놓았으나 반응은 실망적이었다. 접대는 상대방의 입맛에 맞추는 것이 중요하다. 우리 것만을 강조하는 것은 실례일 수 있다.

일본 사람들은 소주를 좋아하고 폭탄주 문화에 익숙해 있다. 일본 거래처 방문에 앞서 일본인들이 폭탄주와 비슷한 ‘아이스크림주(酒)’를 좋아한다는 얘기를 듣고 이를 만드는 비법을 배워간 적도 있다.”

박= “대체로 미국인 거래처 사람들은 우리나라의 룸 살롱 문화에 대해 익숙해 있다. 그러나 요즘에는 과도한 술 접대가 오히려 역효과를 불러 일으키는 경우가 많다. 과거 상사 맨들은 룸 살롱에서 사업을 시작해 룸 살롱에서 사업을 완성시켰지만 요즘 추세는 바뀌고 있다. 과거에 유용했던 접대문화 대신 현실적으로 사업 성과를 놓고 냉정한 분석과 논리적인 설득이 보다 큰 효과를 가져오는 경우가 많다.”

▽ 선물은 가장 한국적인 것이 최고



김= “외국인들에게 성의를 표하는 선물로는 김이 최고다.”

박= “김도 그렇지만 선물은 비싸지 않으면서 한국적인 것을 고르는 게 좋다. 한번은 거래선에 한 쌍의 기러기 목각인형을 선물했다. 거래선과의 관계가 견고하고 오래 지속되길 기원한다는 뜻을 설명해줬더니 반응이 좋았다. 가장 한국적인 것이 인기를 얻는다. 우리나라 달력도 매력 만점이다.”

안= “여성 특유의 감성으로 선물을 고르는 편이다. 러시아에 갈 때는 한국적인 문양의 명함 지갑을 주로 챙긴다. 소지품을 담거나, 화장품을 담을 수 있는 복 주머니형 손지갑을 부인들에게 선물했더니 인기가 좋았다. 대만에 갈 때는 복 주머니를 사서 그 안에 담긴 뜻을 말해주기도 했다.”

▽ 진실함이 비즈니스의 가장 큰 무기

김= “현지에서 음식 주문이 매우 까다로운데 중국요리는 주문하는 법이 각양각색이어서 더욱 어렵다. 음식 궁합에 따라 메뉴도 다양해 전문적인 지식이 필요하다. 이때는 상대방에게 자문을 구하는 것이 좋은 방법이다. 솔직한 게 최선이다. 진실함이 비즈니스의 큰 무기다.”

박= “현지상황을 잘 모를 때 호텔 리셉션리스트를 활용하는 것도 아이디어다. 호텔 로비에 가서 상황을 설명하고 현지에서 소문난 음식점을 추천해 달라고 부탁하면 속전속결이다.”



장학만 기자 local@hk.co.kr

홍창기 인턴기자


입력시간 : 2004-02-04 1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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