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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주 현대차, 고속성장 계속되나
세계 중형차·SUV 시장 점유율 확대, 품질·브랜드도 글로벌 반열에

‘현다이(Hyundai)’가 시동을 걸었다.

현대자동차의 소형승용차 엑셀이 미국에 처음 소개됐던 1986년 미국인들은 현대를 ‘현다이’라 불렀다. 처음 방영된 TV 광고는 엑셀이 명차인 포르쉐와 함께 달리는 장면을 보여주며, ‘저가(低價)차 지만, 결코 뒤지지 않는다’는 비교(?) 기법으로 눈길을 끌었다.

그로부터 18년. 현대차의 브랜드는 이제 미국은 물론 유럽, 중국, 호주시장 등에서 새롭게 자리매김하고 있다. 쏘나타와 그랜저, 싼타페 등을 잇따라 소개하면서 중형차 시장과 수요가 급증하는 SUV 시장 점유율을 확대하고 있다. 최근에는 미국의 품질인증 기관인 제이디 파워사가 실시한 자동차 초기 품질지수(IQS) 조사에서 매번 5단계씩 순위 상승을 보여 ‘가장 품질이 개선된 회사’에게 주는 ‘체어먼스 어워드’ 상을 수상했다. 바야흐로 글로벌 브랜드 문턱에 들어선 느낌이다.


- 미 대학원서 경영 성공사례로 꼽혀





‘현다이’의 약진은 미국의 유수 경영 대학원들의 관심을 끌 만큼 매력적이다. 현대차는 지난해 미국에서 40만대를 팔아 1999년 1.0%에 불과하던 미국 시장점유율을 2.4%까지 끌어올렸기 때문이다. 판매대수로는 미국내 수입차 중 4위다. 미 스탠포드대 MBA 과정은 2월20일 한국기업으로는 최초로 현대차를 경영 성공사례로 선정, 케이스 스터디 형식으로 ‘현대차의 기업 브랜드 가치의 제고’란 세미나를 열었다. 세미나는 현대차가 미국에서 괄목할 만한 성장을 이룩하기까지 조직과 전략을 분석하고, 브랜드 이미지 향상을 위한 각종 대응 전략을 놓고 열띤 토론으로 진행됐다.

세미나를 진행한 윌리엄 바넷 교수는 “현대차의 품질 수준은 이제 글로벌 수준에 도달했다고 판단한다”며 “그러나 여전히 낮은 수준의 브랜드 이미지 와 인지도를 어떻게 극복하고 대응해 나가는 게 바람직한 지가 수업의 초점”이라고 밝혔다. 그 결과 2000년 이후 높은 품질과 제품력, 이를 기반으로 한 ‘10년 10만 마일 보증실시’ 등 강력한 마케팅 전략으로 시장점유율을 급속도로 높여가는 현대차의 품질력과 고객이 느끼고 있는 브랜드 이미지의 격차를 좁힐 수 있는 각종 아이디어가 쏟아졌다. 한 학생은 “미국시장 진입 초창기의 실패를 딛고 성공의 길로 도약하는 현대차의 전략과, 앞으로의 과제가 흥미로운 사례 연구대상”이라고 관심을 표명했다. 현대차의 성공사례는 올해부터 하버드대를 비롯해 MIT대와 텍사스주립대(오스틴) 등 에서도 수업 교재로 사용될 예정이다.

현대차는 지난해 매출 24조9,673억원, 영업이익 2조2,357억원, 순이익 1조7,494억원을 기록,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을 거뒀다. 매출액은 지난해 대비 1.6% 늘어났지만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각각 39.2%, 21.1%의 높은 증가율을 기록, 종전 최고 기록을 갈아치웠다. 이에 따라 3월12일 열릴 현대차 주주총회에서는 주당 1,000원(지난해 850원)으로 확정된 배당을 공표한다.

- 수출물량 폭증, 100만대 돌파



주목되는 것은 폭증한 수출 물량이다. 국내 판매 대수는 63만5,269대로 전년대비 19.6%가 줄었지만, 수출은 북미ㆍ유럽 지역의 영업호조로 101만1,494대(8.9% 증가)에 달해 처음으로 100만대 판매를 돌파했다.

해외현지 생산 거점의 확대전략이 지속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미국 남동부 앨라배마 주 몽고메리시 196만평의 부지에 현재 건설중인 현대모터 앨라배마 공장은 2005년 상반기에 완공돼 2010년까지 생산규모를 연 30만대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현대차는 이를 기반으로 세계 5대 자동차메이커로 성장하기 위한 전략을 추진 중이다. 고부가가치 차종인 싼타페와 EF쏘나타의 후속차종 NF를 생산, 미국 시장은 물론 캐나다 등 북미 인근 국가로의 수출을 계획하고 있다.

중국시장에서 현대차의 현지화전략도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2010년 자동차 보유대수가 5,000만대로 예상되는 중국시장에 현대차가 첫 발을 내디딘 것은 2002년 말. 현대차와 베이징기차가 합자 설립한 베이징 현대기차는 쏘나타를 시작으로 지난해 아반떼 XD 생산에 들어가 3만대 판매고를 올렸다. 쏘나타는 생산 1년 만에 5만대 판매를 돌파하면서 최고의 인기를 끌고 있다. 베이징 현대기차는 현대차의 승용 전차종에 걸쳐 중국실정에 맞는 제품은 물론 앞으로 합자회사가 자체 개발한 승용차를 생산, 판매할 계획이다. 현대차는 올해 중국시장에서 쏘나타 6만5,000대, 엘란트라 6만5,000대로 총 13만대를 판매하고 2010년에는 50만대 이상을 팔아치울 계획이다.

- 내수부진 악재, 현지화 전략으로 극복

현대차가 미국 수출 18년만에 국제적 브랜드로 자리매김하며
세계 5대 자동차 메이커로의 도약을 위해 고속성장을 거듭
하고 있다. 현대·기아차 유럽법인과 상하이 대리점.



하지만 수출시장의 호조에 비해 경기 여건의 전망은 그리 밝지 만은 않다. 내수 침체가 지속되고 있는 데다 원화 강세, 원자재 및 자동차 가격 인상 등 3대 악재가 여전히 도사리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내수가 문제다. 올해 1월 판매는 급격히 위축돼 전달에 비해 40%가 줄었다. 2월 들어 서서히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는 게 그나마 위안거리다. 현대차 등 자동차 5개사의 2월 판매실적을 중간 집계한 결과, 지난달 같은 기간보다 21.8%가 늘어났다. 현대차는 2만 5,679대를 판매해 1월보다 15.6%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원화강세에 따른 환율불안 등의 악재에서 벗어나기 위해 단순히 수출시장 확대라는 기존 노선에서 탈피, 해외 현지 생산과 판매체제 중심으로 시장전환 구축을 서두르고 있다. 세계 자동차 업계 역시 국가간 무역장벽이나 지역 블록화 등에 따른 수출 부담을 덜기 위해 현지화 전략을 강화하고 있는 추세다. 일례로 일본 도요타는 북미, 남미, 유럽, 아시아 및 중동지역 등 전 세계 모든 지역에 생산거점을 두고 있을 정도다. GM운 해외 생산 판매 비중이 50%에 달하고 포드 44%, 도요타 32%에 이르나 현대ㆍ기아차는 아직 한 자리 수에 그치고 있는 상황이다.

송영선 한국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본격적인 내수 판매 회복은 하반기에 가서야 가능하겠지만 월별 판매추세는 1월을 바닥으로 상승 전환될 것으로 보인다”고 기대감을 보였다. 또 계절적 성수기인 3월을 맞아 2000cc 디젤엔진을 장착한 신차 ‘투싼’의 출시로 내수 판매 진작효과를 불러올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여기에다 3월초 중국에 엘란트라의 판매가 본격화될 것으로 보여 내수부진을 대체해 수출이 다시 한 몫 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특히 올해 인도공장의 생산능력을 15만대에서 25만대로, 중국은 5만대에서 15만대로 늘릴 계획이어서 현대차가 올해 역시 해외부문 성장성에 거는 기대감은 남다를 수 밖에 없다.



장학만 기자 local@hk.co.kr


입력시간 : 2004-03-03 2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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