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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싸라기 땅, 주소가 바뀌었다
뉴 명동…이젠 충무로 시대
땅 값 전국 최고 영예, 우리은행서 충무로 빌딩으로 넘어가
의류·잡화점 밀집, 유동인구 넘치는 중앙로로 상권 중심축 이동


명동이 젊어지고 있다.

서울 명동 상권의 중심축이 10~20대층을 중심으로 ‘ 캐포츠(캐주얼+스포츠)’ 의류와 잡화점이 밀집한 중앙로(路)로 빠르게 옮겨가고 있다. 수 십년 간 명동의 대표 상권으로 아성을 지켜 온 명동 길에서 명동역을 중심으로 한 중앙로쪽으로 무게 중심이 바뀌면서 ‘ 뉴 명동시대’를 예고하고 있다.

명동길은 소공동 롯데백화점 영플라자 건너편에 위치한 아바타(옛 코스모스백화점)를 시작으로 유네스코빌딩~우리은행 명동지점~명동성당으로 연결된다. 반면 중앙로는 지하철 4호선 명동역 5번 출구를 기점으로 밀리오레~스타벅스명동점~유투존으로 이어 진다. 수 십년 간 명동의 랜드 마크로 ‘ 평당 전국 최고가(價)’의 영예를 지켜 온 우리은행 명동지점 자리를 분기점으로, 이 일대 상권을 주도해 온 명동길은 밤낮으로 20~30대층이 몰려 들어 하루 유동 인구가 50만 명 대에 육박한다. 여전히 강남역과 신촌 상권을 압도하는 열기다.


- 지하철 4호선 개통으로 상권에 변화





그러나 최근 명동에도 일대 변화가 일기 시작했다. 2000년 지하철 4호선 명동역이 개통되고 명동역 출구 앞에 밀리오레 명동점이 입점하면서 ‘ 최고 상권’이란 타이틀이 명동길과 교차하는 중앙로쪽으로 이동하고 있다. 변화의 돌풍을 몰고 오는 이들은 10대. 기존 명동길을 가득 채웠던 20~30대 밖에, 유행에 민감한 10대들이 대거 중앙로로 유입되면서 중앙로가 명동 최고의 상권으로 새롭게 자리매김하고 있다. 중앙로를 거쳐 가는 유동 인구는 하루 60만 명에 이를 정도로 롯데백화점 영프라자 등 소공동 롯데타운과 회현동 신세계 본점일대를 잇는 시내 중심부의 뉴 트라이앵글 상권을 형성하고 있다.

명동 중앙로의 상점가(街)에는 푸르디 푸른 젊음의 기운으로 넘쳐 난다. 이들 상점은 색깔부터가 발랄하고, 톡톡 튀며 젊음 감성이 묻어난다. 이곳엔 강남 청담동이나 압구정동 등에서 마주치는 값비싼 명품샵은 찾아보기 힘들다. 백화점에서 흔해빠진 아르마니나 샤넬 등 고가 제품을 명동에선 꿈도 꾸지 마라. 오히려 그래서 더 많은 사람이 붐비는 것이니까. 중저가의 준(準) 명품급인 ‘매스티지(masstige)’ 제품군이 큰소리 치는 곳이다. ‘매스티지’란 대중(mass)과 명품(prestige product)을 합성한 신조어로 대량으로 판매되지만 질은 고급인 상품을 말한다. 미국의 경제 전문 계간지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HBR)는 ‘ 매스티지’를 ‘ 소득 수준이 높아진 중산층 소비자들을 중심으로 품질이나 감성적인 만족을 주는 비교적 저렴한 고급품’이라고 정의한다.

중앙로를 대표하는 ‘ 메스티지’ 상품의 원조는 스타벅스 커피점. 부담 없이 쉽게 찾을 수 있는 커피 체인점 스타벅스는 다양한 종류의 커피를 갖춘 것은 물론, 개인 취향에 맞는 커피 주문이 가능할 정도니까. 그 때문인지 집객 효과가 큰 중앙로 명동 빌딩의 스타벅스 명동 지점 자리는 개화기 京?땅값으로는 부동의 1위였던 우리은행 명동지점 자리를 제치고, ‘ 신(新) 금싸라기 땅’으로 새롭게 자리매김했다. 서울시가 최근 2004년 개별 공시 지가를 검증한 결과, 서울 중구 충무로 1가24-2 명동빌딩의 스타벅스 커피전문점은 ㎡당 4,190만원, 평당 1억3,851만원으로 전국에서 가장 비싼 땅으로 꼽혔다. 지난해 10월 최종 결정된 공시지가 ㎡당 3,500만원, 평당 1억1,570만원 보다 8개월 만에 무려 19.7%나 뛴 땅값이다. 이 곳의 땅 한 평만 팔면 최고급차인 BMW735i를 한 대 사고도 남을 정도인 셈이다.


- 메스티지 효과도 땅 값 급부상에 한 몫



스타벅스가 세 들어 있는 명동빌딩이 최고가의 땅으로 급부상한 데는 스타벅스의 ‘ 매스티지’ 효과도 한 몫을 했다. 실제로 스타벅스 명동점은 명동빌딩 5층 건물 전체(1개층은 창고) 200여 평을 모두 사용하고 있다. 전세계 8,000여개 스타벅스 매장 중 크기 면에서 최대 규모를 자랑할 정도. 스타벅스 명동점엔 1일 평균 2,000여명의 고객이 방문해 커피제품 3,000여 잔을 구매, 하루 매출액은 800만~1,000만원. 서울을 찾는 일본ㆍ중국 관광객이라면 꼭 들르는 관광 명소인 명동의 한 복판에 위치한 이 곳은 밀리오레의 바로 옆에 있어 집객 효과가 어느 곳 보다 크다. 늘 사람이 넘쳐 나는 특유의 상권 환경덕에 건물과 땅의 가치가 더욱 높아진 셈이다.

스타벅스 명동점 외에 중앙로 통에 위치한 상가들은 서울시가 발표한 개별공시지가 순위에서 전국2, 3위를 차지하는 등 상위권을 모두 휩쓸었다. 스타벅스 건너편에 위치한 충무로 2가 66의13번지 시계ㆍ액세서리 판매점 로이드(Lloyd)와 충무로 2가 66의 19번지 캐포츠 의류 판매점 퓨마(Puma)는 각각 2, 3위를 차지했다. 반면 지난 14년간 최고가를 자랑해 온 명동2가 33의2 우리은행 명동지점은 4위로 내려 앉았다.

최근에는 매스티지 캐주얼 의류업체들이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 최고 상권인 명동 중앙로에 앞 다퉈 가두 직영점을 내려는 움직임까지 일면서 이 일대의 입점 경쟁도 치열하다. 로이드는 이랜드의 준 명품급 시계ㆍ액세서리 샵으로 전형적인 메스티지 브랜드 상점. 또 캐포츠 의류ㆍ잡화 판매업체인 퓨마와 나이키, 아디다스, 필라, 푸부(FUBU), GGPX를 비롯해 캐주얼 의류업체 캘빈클라인과 게스, GIA, 이랜드의 Who A.U., 옴파로스 등이 명동 중앙로를 가득 메우고 있다. 여기에다 밀리오레 앞으로는 지하 6층, 지상 11층 규모의 명품 브랜드 아울렛 몰인 하이해리엇 건물이 2006년 2월에 완공 예정으로 현재 공사가 진행 중이어서 앞으로 집객 효과는 한층 커질 전망이다.



중앙로에는 개인이 운영하는 상가보다는 제조 업체의 직영점이 절대 다수를 차지하는 것도 또 하나의 특징. 소위 상가 기준에서 ‘ 장사가 잘되느냐, 안 되느냐’의 결정이 단기간에 판명돼 개인이 혼자 막대한 리스크를 안고 운영하기란 쉽지 않기 때문이다. 통상 상가가 한번 자리 잡기 위해서는 적어도 2년 정도의 향후 운영 상태를 계산에 넣는다. 명동은 이보다 훨씬 빠른 6개월 정도면 생사(生死)가 판가름 날 정도. 때론 이보다 훨씬 짧은 2~3개월 안으로 결정되는 경우도 빈번하다. 그만큼 개인이 운영하는 상가의 경우 임대료에 따른 부담을 견디기 어려워 개인 운영 상가보다는 직영점이 많은 편이다. 중앙로에 위치한 S부동산 관계자는 “ 명동은 임대료가 상대적으로 비싸기 때문에 강남역 등에 비해 권리금은 낮지만 장사가 되는지 여부의 결정이 빨라, 개인이 운영하는 상가의 경우 상황에 따라 손 바뀜도 빨리 이뤄지는 추세”라고 말했다.


- 상가임대료도 명동길보다 50%이상 비싸

명동 최고 상권이 이동함에 따라 개별 상가의 임대료에도 변화가 일고 있다. 중앙로의 임대료는 1층 20평(실 평수)을 기준으로 보증금 3억원에 월 3,500만원선. 권리금은 3억~4억원 대를 형성하고 있다. 같은 조건으로 권리금은 비슷하지만 보증금 1억∼2억원에 월 임대료 1,500만∼2,000만원선인 명동길보다 50% 가량 비싼 셈. 외환 위기 전까지만 해도 같은 명동이라도 중앙로가 명동길 임대료의 절반을 조금 넘는 수준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완전히 역전된 것이다.

상가정보 전문업체인 상가114는 “ 10대층이 두드러지게 늘어나며 대중적인 상권을 형성하고 있는 명동은 다른 상권과 뚜렷한 차별화를 보이고 있다”며 “ 중앙로를 거쳐 명동길로 이어지는 유동 인구는 앞으로 소공동 롯데백화점 영플라자 등 롯데타운과 새롭게 들어서는 회현동 신세계 본점 등과 함께 ‘ 도심의 트라이앵글 상권’을 형성하는 주요 젖줄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 최고 땅 값 스타벅스 명동?월 임대료는?
  


땅값 전국 최고가를 자랑하는 스타벅스 명동점의 월 임대료는 과연 얼마나 될까. 명동빌딩에 세 들어 살고 있는 스타벅스의 임대차 계약은 보증금 얼마에, 월 얼마씩 지급하는 식의 일반 계약과는 다소 차별화 된다.

스타벅스에 따르면 건물주는 보증금과 정해진 월세 없이 건물을 빌려 주고 스타벅스 운영이익의 10~12%를 건물주에 임대료 대신 지급하는 형식으로 임대차 계약이 맺어져 있다. 따라서 스타벅스의 100% 운영여부에 따라 임대료가 결정되는 방식인 셈이다. 건물주는 스타벅스의 ‘ 매스티지’ 효과를 이미 익히 알고 있는 터라 일반 임대차 계약을 맺는 것 보다는 수익을 나눠 갖는 편이 더 낫다고 판단한 까닭이다. 건물주의 입장에서는 스타벅스의 높은 집객 효과 덕에 땅값도 올리는 동시에 영업수익 극대화에 따른 임대료 상승으로 ‘꿩 먹고 알 먹는’ 임대효과를 거두고 있는 셈이다.

사실 이 건물은 5년전 스타벅스가 입주하기 전, 모 의류 브랜드 매장이 입점했다가 실패하고 나갔던 전력이 있던 물건으로, 건물주로서도 스타벅스의 운영에 모든 것을 맡기는 계약을 초반 맺을 당시만 해도 그 만큼 리스크가 큰 모험이었다. 따라서 스타벅스의 입장에서는 이번 땅값 상승에 따른 약간의 손해를 감수해야 할지도 모르는 상황이다. 건물주와 곧 재 계약을 맺어야 하는 스타벅스측으로서는 건물ㆍ토지 가격 상승에 따라 수수료 율을 어느 정도 올려 줘야 할 지도 모르기 때문이란다. 스타벅스 관계자는 “ 한국에서 제품 브랜드가 땅값 상승을 올린 첫 번째 케이스”라며 “ 전국 최고가가 유지되기 위해서는 스타벅스 효과가 그만큼 계속 유지되는 것이 관건”이라고 말했다.





장학만기자 local@hk.co.kr


입력시간 : 2004-06-09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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