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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기업 '올림픽 마케팅' 전쟁
황금시장을 선점하라
기업이미지 제고에 엄청난 효과, 올림픽 파트너들 불꽃 경쟁






‘뛰는 올림픽 위에 나는 마케팅 있다.’

세계 202개국에서 온 1만5,000여 건각들이 금메달의 영광을 향해 저마다 갈고 닦은 기량을 뽐내는 2004 아테네 올림픽. 그 무대 뒷편에선 또 다른 ‘선수’들이 대박을 꿈꾸며 벌이는 장외 대결도 뜨겁다. 글로벌 기업들이 펼치는 이른바 ‘올림픽 마케팅’ 전쟁이다.

스포츠 행사를 통한 기업들의 마케팅 활동, 즉 스포츠 마케팅은 사실 새삼스러운 게 아니다. 언제부턴가 축구 등 웬만한 인기종목의 국제 대회에서는 스폰서로 참여한 기업들의 광고판이 경기장을 빼곡히 채운 장면을 흔하게 볼 수 있다.

전문가들은 여타 광고ㆍ홍보 활동과는 본질적으로 다른 스포츠 마케팅의 차별성에 주목한다. 우선 ‘인류 공통의 관심사’라는 스포츠의 특성상 문화와 언어가 이질적인 타깃층에게도 손쉽게 다가설 수 있다는 점이다. 또한 스포츠가 가진 높은 친화력은 소비자들을 거부감 없이 자연스럽게 광고에 노출시킨다는 것도 빼놓을 수 없는 장점이다. 만약 세계 각국의 시선이 쏠리는 빅 이벤트라면 마케팅 담당자들에겐 더욱 금상첨화다.


- 확실하고 효과적인 마케팅 기회

수많은 스포츠 행사 중에서도 올림픽은 대회 규모로 보나 ‘인류 평화의 제전’이라는 메시지로 보나, 기업들에게 가장 확실하고도 효과적인 스포츠 마케팅의 기회다. 한 조사에 따르면 소비자의 절반 이상이 올림픽 후원업체를 업계 최고의 기업, 세계 인류에 공헌하는 기업으로 인식한다고 한다. 올림픽을 후원하면 ‘일류 기업’이라는 명예로운 타이틀을 얻는 셈이다. 물론 월드컵도 올림픽에 맞설 만한 스포츠 마케팅의 황금 어장이다. 그러나 축구 단일종목이라는 단점 때문에 아직 올림픽에는 못미친다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IOC(국제올림픽위원회)가 과거 실시했던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마케팅 측면에서 올림픽이 월드컵보다 훨씬 효과적이라는 사실이 드러난다. 이 조사에서 스포츠 이벤트에 대한 일반인들의 긍정적 이미지는 5점 척도 기준으로 올림픽이 3.8을 기록한 데 비해, 월드컵은 3.1을 나타냈다. 또한 조사 대상자의 94%가 올림픽을 시청했다고 응답한 반면, 월드컵 시청률은 70%에 그쳤다. TV를 통해 올림픽을 관전하는 시청자 수는 연인원으로 따져 200억 명이 넘는다는 추산도 있다. 이 같은 조사 결과는 세계의 불특정 다수 소비자를 상대로 회사 홍보, 제품 광고를 해야 하는 기업들에게, 올림픽이 가장 매력적인 마케팅 수단임을 확인시켜 주는 반증인 셈이다.

올림픽 마케팅을 처음 시도한 기업은 세계적인 음료 회사인 ‘코카콜라’사라는 것이 정설이다. 이 회사가 올림픽에 스폰서로 참여하기 시작한 것은 1928년 암스테르담 올림픽 때부터. 당시 코카콜라사는 미국 선수단을 위해 대량의 코카콜라를 제공해 자국 내에서 브랜드 친숙도를 제고시켰을 뿐 아니라 전세계적인 제품 홍보에도 톡톡한 성과를 거뒀다. 이제는 지구촌에서 ‘코카콜라’라는 음료 브랜드를 모르는 사람이 없다고 해도 무방하지만, 코카콜라사는 여전히 올림픽을 공식 후원하며 ‘코카콜라는 세계인의 음료’라는 인식을 소비자들에게 끊임없이 재학습시키고 있다.

2004 아테네 올림픽의 11개 ‘올림픽 파트너’(The Olympic Partnerㆍ TOP) 가운데 코카콜라사 외에 가장 오랜 올림픽 스폰서로는 정밀 시계 브랜드로 유명한 ‘스와치’사가 있다. 계측 시스템 부문 파트너인 스와치사는 1932년 LA 올림픽 때부터 세 차례만 제외하고는 역대 대회를 모두 후원해 왔다.


- 스폰서 기업, 독점 마케팅 권리

올림픽 파트너란 IOC가 올림픽 운동의 지속적인 재원 조달을 위해 4년마다 직접 맺는 스폰서십 계약을 통해 선정된 후원 업체를 말한다. 현금, 장비, 기술 등을 제공하는 올림픽 파트너는 대회의 성공적 개최에 핵심 요소로 기능하기 때문에 최고 지㎱?올림픽 후원 업체라고 할 수 있다. 게다가 대회 개최국 내에서는 물론이고 전세계에서 올림픽 마케팅을 펼칠 수 있는 독점적 권리를 지녀, 글로벌 기업들은 올림픽 파트너가 되기 위해 사활의 노력을 기울이기도 한다.

사실 IOC와 올림픽 파트너가 주고 받는 ‘파이’의 크기는 날로 급증하는 추세다. 대회 규모가 매번 비약적으로 성장하면서 이에 따르는 ‘개최 비용’과 ‘마케팅 효과’가 동반 상승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 까닭에 IOC는 올림픽 파트너로부터 더 많은 후원을 받아내려 애쓰고, 올림픽 파트너는 돌아올 보상의 크기를 알기에 기꺼이 후원에 나서고 있다.

이처럼 누이 좋고 매부 좋은 식의 공조 체제는, 올림픽의 흑자 전환과 상업화를 선두에서 이끈 후안 안토니오 사마란치 전 IOC 위원장 시대에 실질적인 발전을 이뤘다. 1980년 7대 IOC 위원장으로 피선된 사마란치가 당시 적자구조에서 탈피하지 못하고 있던 올림픽 운동을 살린다는 명분을 내세워, 순수성 훼손이라는 비판에도 아랑곳없이 올림픽을 ‘돈 잔치’로 만들기 시작했던 것.

올림픽 파트너를 통한 안정적인 후원 시스템인 ‘TOP 프로그램’도 사실상 그의 작품이라는 지적이다. 1984년 LA 올림픽의 상업적인 성공에 고무된 IOC가 1988년 서울 올림픽부터 본격 도입한 TOP 프로그램은 이후 IOC 재원에 막대한 기여를 해왔다. IOC 자료에 따르면 서울 올림픽과 캘거리 동계올림픽을 후원한 1기 TOP의 경우 9,500만 달러의 수입을 쥐어 줬고, 이후 2기 1억7,500만 달러, 3기 3억5,000만 달러, 4기 5억 달러 등으로 후원 액수가 급격한 증가세를 보였다.


- 유형·무형의 가치 창조

후원 업체가 얻는 반사이익은 IOC가 살 찌는 것 이상으로 엄청나다. 구체적인 사례를 살펴 보자. LG경제연구원 이상규 연구원의 ‘스폰서십 성공 포인트5’라는 논문에 따르면 1기 올림픽 파트너로 참여했던 일본의 ‘브라더 공업’은 올림픽 이후 매출 16%, 경상이익 22% 증가라는 즉각적인 과실을 따냈다. 뿐만 아니다. 보다 큰 소득은 기존의 ‘재봉틀 회사’라는 굴뚝기업 이미지를 지워내고 ‘첨단 정보기기 회사’의 명성을 얻게 됐다는 사실이다.

콘택트렌즈로 유명한 세계적 기업 ‘바슈롬’ 역시 2기, 3기 올림픽 파트너로 잇달아 참여한 이후 기존 거래선으로부터 5배 이상의 매출 증대를 올리는 뜻밖의 성과를 얻어낸 케이스. 이미 상당한 인지도를 구축한 기업들조차도 올림픽 마케팅을 통해 더 많은 이익을 창출할 수 있음을 잘 보여준 사례다.

올림픽 마케팅의 대박 사례 중 백미는 뭐니뭐니 해도 한국의 삼성전자일 것이다. 1998년 나가노 동계올림픽 때부터 무선통신 부문 올림픽 파트너로 줄곧 참여해온 삼성전자는 당시 32억 달러에 불과하던 브랜드 가치를 지난해 무려 108억5,000만 달러까지 끌어올리는 대성공을 거뒀다. 이번 아테네 올림픽을 계기로 올해에는 125억5,000만 달러까지 브랜드 가치를 올린다는 목표다.

전문가들은 오륜마크의 위력을 기업 이미지 제고에 가장 잘 연결시킨 사례로 삼성전자를 꼽는 데 주저하지 않는다. 이상규 연구원은 “코리아는 몰라도 삼성을 모르는 외국인은 이제 없을 정도로 삼성전자는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했다”며 “올림픽 마케팅이 도약의 디딤돌이 됐음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삼성전자는 2006년 토리노 동계올림픽, 2008년 북경 올림픽까지 올림픽 파트너로 계속 참여한다. 올해 브랜드 가치 세계 21위가 그 때쯤엔 얼마나 변해 있을까.



김윤현 기자 unyon@hk.co.kr


입력시간 : 2004-08-18 14: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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