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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 新경영인 '디지털 상인'
신용이 밑천, 싼 가격은 기본
자신만의 상표와 점포 온라인 쇼핑몰, 세컨드 잡으로 정착


다들 죽겠다며 아우성인데, 이곳 상인들이 내는 흥겨운 가락은 수그러들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신용을 바탕으로 싼 가격에 물건을 파는 인터넷 쇼핑몰의 사장, 이른바 ‘디지털 상인들’이 바로 그 쾌재의 주인공들이다.


- 오프라인 매상 능가, 불황 속 호황



알라딘조명 조경숙
이천도자기 박호영



남편이 경기 김포에서 조명기구 판매점을 하고 있는 조경숙(옥션ID:cks565)씨는 남편 매장 매출이 영 시원찮자 다른 사업 아이템을 물색하며 인터넷을 배웠다. 그러던 중 우연히 옥션의 파워 셀러(2개월이상 월 200만원 이상의 매출, 불만율 7%이하를 기록한 판매자)에 관한 기사를 읽고 처치 곤란의 조명 기구를 인터넷에 올리기 시작했다. “인터넷으로 하면 될까. 반신반의 했는데, 의외로 믿고 사는 사람들이 많아 놀랐습니다.”그 일을 시작한 지 2년이 된 그가 요즘 올리는 월 평균 매출은 1,500만~3,000만원. 남편의 매출을 따라잡은 지 오래다.

비슷한 사례는 또 있다. 경기도 이천에서 전통 자기와 찻잔을 직접 구워 판매하던 박호영(옥션ID:healung)씨는 매장에서 도자기가 팔리지 않아 사업을 접어야 할 지경이었다. 그러던 그를 살린 것도 인터넷 쇼핑몰. 파리만 날리던 매장은 시시각각 들어오는 주문을 받아 포장하기에 여념이 없을 정도로 바빠졌다. 경쟁 업체들과 차별성을 갖기 위해 ‘무료 배송’과 ‘묻지마 A/S’가 주효했던 것. “1,000원 짜리 찻잔 하나도 무료로 배송하고 파손됐다는 민원이 접수되면 다시 무료로 새 물건을 다시 배송했습니다.” 그의 ‘고객 감동’서비스 덕분에, 지난 해 7월 온라인 판매를 시작한 그가 지금 올리고 있는 월 매출은 3,000만원에 이른다.

쇼핑몰 제작을 대행하고 있는 메이크샵(www.makeshop.co.kr)의 김선경씨는 “최근 구조 조정과 청년 실업으로 실직자 뿐만 아니라 3~8년차 정도의 ‘삼팔선’ 중견 직장인들의 부업을 목적으로 한 창업 문의가 늘고있다”고 말한다. 실제로 인터넷 쇼핑몰 창업자의 60%가 추가 수입을 목적으로 하는 부업 창업자라는 경영 정보 사이트 ‘CEO 리포트’의 조사 결과처럼 쇼핑몰 창업은 투잡스족들에게 인기 있는 ‘세컨드 잡’으로 자리 잡았다.

- 신규창업 증가 추세

옥션(www.auction.co.kr), 온켓(www.onket.com)과 같은 시장(marketplace)을 통해 물건을 판매하고 소정의 수수료를 내는 대신, 매월 일정 금액을 지불하고 쇼핑몰 구축 대행 업체인 메이크 샵(www.makeshop.co.kr), 후이즈몰(www.whoismall.com), 골든샵(www.goldenshop.biz), 와이즈 카트(www.wisecart.co.kr) 등을 이용해 독립하는 디지털 상인들도 증가 추세에 있다. 이들 점포의 가장 큰 매력은 남들의 상품에 자신의 상품을 섞지 않고 독립된 공간에서 자신만의 점포와 상표를 가질 수 있다는 점.

메이크샵의 경우만 하더라도 지난 해 8월 월평균 800여개의 몰이 문을 열었던 데 비해, 지난 8월에는 월평균 1,300개의 인터넷 몰이 신규 창업했다. 물론, 자체 브랜드가 어느 정도 이상의 인지도를 누리게 되면 아예 독립 도메인과 웹 호스팅 업체를 선정해 ‘완전 독립’하는 디지털 상인들도 있다.

“고객(쇼핑몰 사장)이 성공해야 우리도 성공한다.”이는 옥션과 같은 복합 매장형의 쇼핑몰이든 메이크샵과 같은 쇼핑몰 구축 업체든 이들의 공통된 바람. 이들은 ㆍ무료로 디지털상인 창업 교육을 실시하고 있는데, 이 프로그램을 잘 이용하면 기본 지식이 부렷?이들도 쉽게 창업할 수 있다. 커리큘럼은 대개 쇼핑몰 아이템 선정 방법, 디지털 카메라 촬영 노하우, 쇼핑몰 홍보ㆍ광고전략, 쇼핑몰 성공 운영자 강연 등으로 구성돼 있다.

쇼핑몰 창업에 또 도움이 될 만한 사이트로는 뽀사시(www.bbosasi.com)도 눈 여겨 볼만하다. 상품의 사진 촬영, 사진 디자인을 대행해주는 것 외에도 의류, 소품, 귀금속 등의 판매 물건 사진촬영장비세트(미니 스튜디오)를 제작 판매하고 있다.

'취업 대신 창업' 상도가구 여운창 대표
"좋은 물건 제 값 받고 판매, 고객감동이 매출감동으로"

무엇을 해도 좋을 창창한 나이, 스물일곱에 창업을 선택한 여운창(29)씨. 대학(고려대 전자정보공학부)을 마치면서 부모의 등살에 떠밀려 대학원과 대기업에 취업을 하긴 했지만 모두 고사했다. 오륙도, 사오정에 이어 삼팔선까지 나온 마당에 그 어느 것으로도 든든한 미래를 보장 받기 힘들어 보였기 때문이었다. 올해 스물아홉살에 월 억대의 매출을 올리고 있는 인터넷가구쇼핑몰, ‘상도가구’의 여운창 대표의 얘기를 들어 봤다.

- 사업 현황은?

인터넷 쇼핑몰을 열어 상품을 올리고 들어 오는 주문을 받아 배송하는 일을 하는 회사인데, 오픈한 지 만 2년이 됐다. 사무용, 학생용, 홈오피스 가구를 전문으로 취급하며 매출을 평균 1억 5,000만원 정도다. 자체 쇼핑몰 ‘상도가구(www.ok-sangdo.com)’외에도 옥션, 다음오픈마켓, 지마켓, 네이버 지식 쇼핑몰 등에서도 영업하고 있다. 늘어나는 매출 때문에 지난 여름에는 개인 사업자 등록을 법인(주식 회사)으로 바꾸었다.

- 어떤 계기로 이 일을 시작했나.

“오래 전부터, 사업에 대한 생각이 있었다. 방학 때 중학교 동창 허진영과 가구점 배달 아르바이트를 한 적이 있는데, 가구가 전자상거래의 틈새 시장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왜냐하면 인터넷 쇼핑몰 제품들이 하나같이 택배로 배송되는데 반해 부피 크고 파손위험도 높은 가구는 택배로 배송하기 힘들었기 때문이었다. 졸업과 동시에 지체 없이 달려 들었다.

- 쇼핑몰이나 가구에 대한 사전 지식은 있었나.

전무했다. 예전에 아르바이트를 했던 가구점을 찾아 다시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관련 지식을 쌓았다. 가구 시장의 특성, 제조ㆍ유통과정 등 한 달 여에 걸쳐 공부를 했다. 이 때 여러 가지 책을 보면서 쇼핑몰, 찍은 사진을 편집하는 공부도 병행했다. 거의 무(無)에서 시작했다고 볼 수 있다. 당시의 경험이 없었다면 불가능한 일이기도 했다.

- 어떤 사전 준비들을 했나.

먼저 사업 계획서를 작성했다. 양식도 없고 내용도 엉망이었지만, 창업 전에 필요한 비용, 창업 후에 들어가게 될 비용, 마진율, 유지비 등등을 한 데 정리했다. 그 계획대로 되는 게 하나도 없었다. 그렇지만 그런 과정이 있었기에 쓸데 없이 지출되는 비용은 줄일 수 있었던 것 같다. 그리고 가구를 배송해 줄 택배 회사를 찾아보고, 파손이 예상되는 만큼 가구 포장법 등을 개발했다

- 가장 힘들었던 점은?

막대한 자본과 축적된 경험을 바탕으로 한 회사들과 경쟁한다는 게 그렇게 힘들 수가 없었다. 인터넷 쇼핑몰의 장점이자 단점인 ‘누구나 판매할 수 있는 시장’이라는 점 때문에 생긴 어려움이었는데, 무척 부담스러웠다. 결국 그 경쟁은 가격 경쟁으로 치닫고 심지어 손해를 보고 제품을 파는 경우도 있었다.

- 결국, 그들을 따돌리고 성공했다. 그 비결은 무엇이라고 보나?

사실 그 후에 사업 정책을 바꿨다. 저가 경쟁을 하다 보니 마진이 줄어 고객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이 아무 것도 없었다. 그래서 어려운 결정이었지만, 좋은 물건을 제값 받고 팔자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 후 한동안 매출은 급격히 감소했지만, 단 하나가 판매되어도 정성스럽게 배송하고, 친절하게 상담하는 등 기본에 충실하다 보니 조금씩 매출이 회복 되었다.

- 보람과 향후 계획은?

내 자신도 고가의 물건은 인터넷으로 구매하기가 꺼려지는데 고액의 주문을 하시는 분들을 볼 때 보람을 느낀다. 이는 온 라인을 통해서 신뢰를 구축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전자 상거래의 근본은 신용이어야 한다는 생각도 바로 이 때문이다.

인터넷을 통해 시작하게 됐지만, 인터넷상에서 거래?해보신 분들이 한 두 분씩 직접 찾아와 오프 라인 거래처가 많이 생겼다. 온라인이 오프 라인의 입지를 만든 셈인데 이를 기반으로 사무 가구에서 탈피해 가구 전문 쇼핑 몰과 오프 라인 전시장을 만들 계획이다. 사진ㆍ동영상 등 여러 기술들이 나오고 있지만, 그것만 보고 제품을 구입하기에는 어려운 점이 없지 않기 때문이다.

- 인터넷 쇼핑 몰 예비 사장들에게 하고 싶은 말

거래처나 주변 사람들과 얘기를 나누다 보면 많은 사람들이 인터넷 쇼핑 몰 창업을 너무 쉽게 생각하는 것 같다. 큰 창업 자금이 드는 것은 아니지만, 매장 유지비가 적게 들고 누구나 시작할 수 있기에 그만큼 경쟁이 치열하다. 창업 후에 생길 수 있는 일에 모든 가능성을 열어 두고 준비해야 한다. 이것 저것 따지다 보면 아무것도 할 수 없을 수도 있지만, 따지고 걱정하는 동안 헤쳐 나갈 방법도 나오기 마련이다. 보잘 것 없지만, 인터넷 쇼핑몰을 운영하면서 기억에 남는 일들 그리고 꼭 필요하다고 여겨지는 부분들을 일기처럼 정리해 놓은 곳이 있다. ‘상도의 창업이야기(http://cafe.daum.net/oksangdo).’미약하나마 예비 사장님들에게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인터넷 쇼핑몰 성공 오계명

무슨 일이든 그 분야에서 성공한 사람들은 그들만의 비법이 있기 마련이다. 메이크샵과 온켓, 옥션 등 온라인 쇼핑몰에서 성공한 이들이 강조하는 계명들을 정리했다.

1. 신뢰는 최선의 마케팅
자기 자신도 사지 않을 제품을 남에게 팔아서는 안 된다. 제품에 흠이 있는 경우 이를 숨기거나, 축소시켜서는 안 된다. 그 고객은 반드시 클레임을 걸어 온다. 물건은 물건대로 팔지 못하고, 운송료만 들이게 된다. 물론, 그 고객이 다시 찾을 리도 만무하다.

2. 손님은 왕이다
작은 친절과 세심한 배려에 고객은 감동 받는다. 전화나 게시판을 통한 제품 문의에 최대한 친절하게 응답하고, 제품 배송 후에도 배송 확인과 감사 메일 등으로 꼼꼼하게 사후 관리를 한다. 분명 이들은 기억하고 있다가 다시 찾는다. 온 라인에서도 여전히 유효한 덕목이다.

3. 물품 소개는 자세하게
온 라인 쇼핑 몰 최대의 단점은 뭐니 뭐니 해도 직접 물건을 보지 않고 구매한다는 점.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사진을 포함해서 최대한 제품 설명을 자세하게 적어야 한다. 여러 쇼핑몰에 올라 와 있는 같은 제품이라도 꼼꼼하게 소개해 놓은 몰에서 구매 결정을 하는 경우가 많다.

4. 뭐가 달라도 하나는 달라야 한다
최소한 하나의 차별점을 두어라. 다른 곳에서 찾을 수 없는 제품, 타 쇼핑몰보다 싼 가격, 친절한 사용 설명서, 노하우가 담겨 있는 안내서, 독특한 마케팅, 고객 서비스 등 그것이 무엇이든 내 쇼핑 몰만의 그 무엇이 있어야 된다.

5. 확장보다는 전문화
보통 쇼핑몰을 열면 이것 저것 마구 올리는 상인들이 있다. 쉽게 성공할 수 없는 케이스다. 독립 쇼핑몰의 전문성은 대형몰과도 견줄 수 없는 경쟁력이 된다. 오프라인은 물론 타 쇼핑몰에서도 구하기 힘든 아이템으로 전문성을 길러야 한다. 확장을 하더라도 전문성을 확보한 뒤에 해야 한다.




정민승 인턴 기자 prufrock@empal.com


입력시간 : 2004-11-18 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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