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세대 에너지 하이드레이트 매장, 풍부한 어족 등 '자원의 보고'해양 과학의 전초기지 등 미래 영토적 가지 어마어마

무궁무진한 자원, 독도는 '보물섬'
차세대 에너지 하이드레이트 매장, 풍부한 어족 등 '자원의 보고'
해양 과학의 전초기지 등 미래 영토적 가지 어마어마


2억 7,287만원. 독도에 매겨진 공시 지가다. 동도와 서도 그리고 33개 부속도의 총면적 186,121m²를 감안하면 평당 가격은 4,840원이다. 육지로부터 멀리 떨어진 데다 교통마저 열악한 점으로 미루어 봤을 때 매력은 급감한다.

하지만 독도가 우리 영토이기에 발생하는 여러 수준의 가치를 수치로 표현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 게다가 해저의 부존 자원이나 독도 주변에 형성된 대규모의 어장 등을 계산에 넣는다면 ‘보물섬’이라 해도 좋다.

30년 동안 사용할 수 있는 하이드레이트
우선 그 근거로는 울릉도와 독도 인근 해역에 현존하는 최고의 에너지원, ‘가스(메탄) 하이드레이트(gas hydrate)’를 꼽을 수 있다. 가스 하이드레이트는 낮은 온도와 높은 압력에서 천연 가스의 주성분인 메탄 분자가 물분자와 결합하여 형성된 고체상 결정체로서 수심 500m 이상되는 심해저(深海底)의 퇴적층이나 추운 동토(凍土) 지역에 매장되어 있다. 전 세계 매장량은 약 1만 기가 톤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되는데, 이는 석유 및 석탄을 포함하는 전체 화석연료 매장량의 2배에 달하는 양이다. 효율도 높아 하이드레이트 1㎥로 천연 가스 164㎥을 만들어 낼 수 있을 정도다.

일본 주변 해역에도 자국 에너지 소비량의 100년 이상 사용할 수 있는 가스 하이드레이트가 매장되어 있다고 발표하고 있어서 21세기 화석 에너지를 대체하여 자리 매김할 차세대 에너지로 관심이 점증하고 있다. 이미 미국, 러시아, 일본에서는 2015년 이후의 미래 에너지원으로 가스 하이드레이트의 자원화에 관한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이와 관련, 일본의 행보가 수상쩍다. 다른 지역에 대한 하이드레이트 탐사 결과는 공개를 하면서도 독도 방향의 해역의 연구 결과에 대해서는 유독 공개를 꺼리는 배경이 관심을 모으는 이유다.

심해저에 퇴적층에서 채취한 하이드레이트(아래사진)와 연소 모습.

우리나라는 한국가스공사와 한국지질자원연구원이 2000년부터 2004년 12월까지 5년간 공동으로 실시한 광역 기초 탐사에서 울릉도와 독도 근해 수심 1,500m지역에 6억 톤 가량이 매장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우리나라 천연 가스 소비량이 연 평균 2,000만 톤 정도인 점을 감안하면 30년 동안 사용할 수 있는 양이며, 경제적 가치로 환산해도 1,500억 달러(150조원)에 달한다. 6억 톤이라는 수치는 인체의 초음파 검사에 해당하는 ‘광역 기초 탐사’의 결과이기 때문에 내시경 검사ㆍ조직 검사에 해당하는 본 탐사가 이뤄지면 그 매장량은 이보다 늘어 나거나 줄어들 수 있다.

가스공사 연구센터 백영순(48) 박사는 “심해나 영구 동토에서 하이드레이트를 뽑아내게 되면 공동이 생기는데 이 때 지반 침하의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면서도 “하이드레이트를 뽑아 낸 공간에 이산화탄소를 고형화해서 주입해 지각 변동의 가능성을 줄이는 한편 대표적인 온실 가스인 이산화탄소를 처리하는 방법으로도 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기술은 기후 협약이 발효됨에 따라 이산화탄소 처리에 고심하고 있는 선진국들 사이에서 활발히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는 것이다.

심층수·수자원 등 자원 무궁무진
독도가 잠재적인 보물섬인 이유는 하이드레이트의 매장 사실에만 있는 것은 아니다. 동해(독도와 포항을 잇는 선)는 해양수 온도차 발전에서도 최적지로 손꼽힌다. 이 발전 방식은 태양에 의해서 가열된 높은 온도의 표층수(表層水)를 파이프 라인으로 증화기(蒸化器)에 흡인하여 진공 펌프로 감압할 때, 낮아진 물의 온도만큼 비등하여 증발하는 수증기를 이용하는 발전 방식이다. 그 부산물로 담수도 얻을 수 있어 일석이조의 효과다.

우리나라의 동해 심층에는 1℃이하의 독특한 동해 고유(固有)수(East Sea Proper Water:<작은지도>포항에서 동쪽으로 뻗은 점선의 북쪽)가 존재하고 있어 해양 심층수로서의 이용 가능성이 상업적 측면에서도 부각되고 있다. 독도를 영토로 하고 있는 우리나라가 누릴 수 있는 또 다른 혜택이다. 국립수산과학원 해양연구팀 서영상(45) 연구관은 “세계적으로도 드문 해양 환경 조건으로 동해는 태평양권에서 가장 큰 해수의 온도차(16.5℃)를 보이고 있다”면서 “해양 온도차 발전의 최적지로 손꼽히는 곳”이라고 밝혔다.

3~4년 전에 비해 어획량이 거의 절반 수준으로 줄긴 했지만, 어족 자원이라는 측면에서도 독도 주변 해역은 황금어장으로 손꼽힌다. 북쪽에서 남하하는 북한 한류와 남쪽에서 북상하는 쓰시마 난류가 교차하는 덕분에 플랑크톤이 풍부해 연어ㆍ송어ㆍ대구를 비롯, 명태ㆍ꽁치ㆍ오징어ㆍ상어 등 회귀성 어종이 많이 산다. 독도 근해에서 잡히는 오징어, 패류, 해삼, 문어 등의 어획량이 울릉군 전체 어획량(4,903t에 130억원 상당)의 60%를 차지할 정도로 황금 어장이다.

독도는 해양 과학의 전초 기지로서의 몫도 단단히 해내고 있다. 가까운 예로는 기상청이 설치한 자동기상측정장치(AWS)가 국토 최동단에서 기상 자료를 실시간으로 보내오고 있다. 기상청 김성대 사무관은 “(AWS는) 내륙에서는 17km, 해상에서는 100km간격으로 전국에 500여대가 설치돼 운용되고 있지만, 독도의 AWS만큼 큰 몫을 하고 있는 곳은 없다”면서 “설혹 1대가 빠진다고 예보를 못하는 것은 아니지만, 정확한 기상 정보가 유발하는 경제적 가치는 돈으로 환산할 수 없다”고 말했다.

정민승 기자


입력시간 : 2005-03-29 15:39


정민승 기자 msj@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