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평 부지에 35평 목조주택 신축 땐 2억원대면 가능서울로 출퇴근 가능한 남양주·양평 등지 인기, 투자가치 고려해야

그림같은 전원주택…꿈이 아니다
200평 부지에 35평 목조주택 신축 땐 2억원대면 가능
서울로 출퇴근 가능한 남양주·양평 등지 인기, 투자가치 고려해야


일반형 전원주택 보급이 늘어나면서 전원에서의 삶이 한결 수월해 졌다. 경기 양평 인근의 전원주택.

“나도 전원주택에 살고 싶다”

답답한 도심에 살다 보면 숲이 우거지고 강이 보이는 전원주택에 살고 싶다는 생각을 한 번쯤 하기 마련이다. 신선한 공기를 쐴 수 있고 깨끗한 물을 마실 수 있는 전원 생활을 하다 보면 각종 스트레스로 지쳐 있는 생활에 활력을 되찾을 수 있을 것만 같다.

최근 주 5일 근무제 등이 활성화되면서 주중에는 서울 등 대도시에 있는 직장을 나가고 주말에는 시골에서 텃밭을 가꾸면서 시골 생활을 만끽할 수 있는 전원주택에 대한 관심이 늘어나고 있다. 전철, 고속도로 등 교통 여건이 좋아지면서 서울에서 출퇴근이 가능한 남양주, 양평, 용인, 가평, 김포, 광주 등에는 전원주택들이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

서울에서 가깝고 경치 좋은 곳은 땅값이 몇 년 새 수배 이상 올랐다는 것이 업계측의 설명이다. 그러나 아직도 서울 강북의 20평형대 아파트 한 채 값이면 예쁜 전원주택 구입이 가능한 곳이 많아 ‘전원에서 살고 싶다’는 꿈이 멀기만 한 것은 아니다. 문제는 얼마나 철저히 사전조사와 준비를 거치냐는 점. 위치부터 집 형태, 가격 등까지 꼼꼼히 준비해둬야만 집을 지어놓고 후회하는 일이 생기지 않는다.

남양주 양평 용인‥입지선정이 중요
전원주택에 살기 위해 가장 먼저 고려해야 할 것이 바로 위치다. 노후에 여유자금을 가지고 편안하게 살 전원주택을 원한다면 경관만 고려해도 되겠지만, 서울에 직장을 갖고 있고 자녀가 아직 학생이라면 위치가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실제로 전원주택에 살면서 자녀 교육이나 직장과의 거리 문제 때문에 다시 서울로 올라오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무조건 경치 좋은 곳만 고집하다가는 현실적인 문제에 부딪히기 마련이다. 따라서 부지를 매입하기 전에 교통 여건을 꼭 확인해야 한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투자성까지 생각해서 전원주택을 매입하기 위해서는 인접 도로가 있는 지, 도로 확장 계획이 있는 지 등 교통 환경을 최우선적으로 고려할 것을 주문하고 있다.

경치가 수려하면서도 서울로 출퇴근이 가능한 전원주택 부지로는 남양주, 양평, 용인, 가평, 성남, 이천, 여주 등이 꼽히고 있다. 부지 가격은 교통 여건, 전망 등에 따라 차이가 크다. 강이 보이는 등 전망이 수려한 곳은 평당 200만원대를 호가하는 반면, 강이 보이지 않고 서울에서 약간 떨어진 곳은 평당 20만원에도 구입이 가능하다.

경기도 땅값이 과거보다 많이 올라 부담스럽다면 서울에서 멀지 않은 강원도 지역도 대체지역으로 꼽을 수 있다. 과거에는 강원도하면 서울에서 출퇴근하는 것을 상상하기 어려웠지만 최근 사정이 달라졌다. 동서고속도로(서울~춘천~동홍천~양양), 서울~원주~강릉 복선전철, 제2영동고속도로(경기 광주 초월면~원주 가현동), 영동고속도로 8차선 확장사업 등 교통망이 대폭 확충됐기 때문이다. 강원도 원주, 홍천, 횡성, 평창 등 일부 지역의 경우 서울까지 고속도로가 막히지 않을 경우 1시간 안에도 도착할 수 있다는 것이 부동산 전문가들의 말이다. 강원지역도 최근 지가가 많이 상승해 평당 20만원 이상은 줘야 살 수 있다고.

광주일대의 전원주택 건설현장.

농가형보다 단지형 전원주택 선호추세
집을 어디다 지을 지 결정했다면 그 다음은 집을 어떻게 지을 지 결정해야 한다. 직접 땅을 사서 집을 지을 것인 지, 아니면 전원주택 전문업체에서 단지형으로 시공한 주택을 분양받을 것인 지 선택해야 한다.

부동산 전문가들에 따르면 전원주택을 짓는 방법은 크게 세 가지가 있다. 이미 완성된 집을 사는 것과 택지로 조성된 땅을 사는 것, 농지나 임야를 사서 전용허가를 얻는 것 등이다.

농지나 임야를 직접 매입하면 각종 인ㆍ허가를 거쳐야 하는 위험이 있는 만큼 땅값은 싸다. 그러나 초보 투자자로서는 택지 조성공사가 끝난 단지형 전원주택지를 매입하는 것이 안전하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하고 있다. 인ㆍ허가와 토목공사를 직접 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다. 이미 완공된 전원주택을 살 때에는 주변지역 땅값과 평당 250만~300만원 정도 공사비를 합하면 적정가격이 나온다.

농가형으로 지을 것인 지 단지형을 택할 것인 지도 결정해야 한다. 단지형 전원주택은 개발업자가 토지매입에서 대지조성, 기반 편의시설, 진입로까지 만들어놓고 개인에게 분양하는 방식을 취한다. 보통 한 단지에 20~30가구 미만이 대부분이다. 단지형은 복잡한 인ㆍ허가 과정을 거치지 않아도 되고 생활 편의시설이 어느 정도 갖춰져 있다는 점에서 인기를 얻고 있다. 다만 지역이나 위치, 면적 등 선택할 수 있는 폭이 좁은 편이고 전망도 농가형 개인주택에 비해 좋지 않을 수 있다.

농가형 전원주택은 그야말로 시골에 농가를 사서 집을 짓는 것을 말한다. 단지형에 비해 땅값이 더 저렴하며 경관이나 미관도 더 나은 경우가 많다. 위치 선정, 방향, 주택 재료, 모양, 설계까지 자율적으로 할 수 있다. 그러나 인ㆍ허가 과정이 단지형에 비해 다소 복잡하고 한번 지으면 되팔기가 쉽지 않아 환금성이 떨어진다는 단점이 있다.

전원주택 정보서비스업체 ㈜오너스코리아 정훈록 대표는 “처음에 전원주택을 지을 때는 직접 시골 농가에 집을 지으려 하다가 인ㆍ허가가 복잡하다는 점, 기반시설 없이 나홀로 살아가야 한다는 점 등 때문에 단지형으로 바꾸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일반형은 2억대, 고급형은 4억대
농가형으로 지을 것인 지 단지형으로 분양을 받을 것인 지 결정했다면 집을 어떤 식으로 지을 지 정해야 할 차례다. 집 자재는 어떤 것으로 쓸 것인 지, 인테리어는 어느 수준에서 할 것이냐에 따라 집값이 결정되기 때문이다.

전원주택 시공업체 하우징 21(윤일보 대표)에 따르면 조립식 건물의 경우 평당 170만~200만원, 목조형이나 스틸하우스의 경우 평당 250만~500만원 정도 시공비가 든다. 평당 300만원대는 준고급형에 속하고 350만원 이상은 고급형에 해당한다.

남한강변의 전원주택, 수려한 경치로 인기를 끌고 있다.

실평수 35평형대(아파트의 45평형에 해당)의 집을 평당 300만원대로 짓는다고 하면 시공비는 약 1억원 가량 소요된다. 실외 인테리어와 조경비는 별도다. 특히 실외 인테리어와 조경비는 부르는 게 값이라 업자를 잘 선택해야 한다고.

전원주택 정보 포탈서비스 그린홈넷에 따르면 전원주택을 지을 수 있는 관리지역 중 강이 보이는 곳은 평당 200만원대, 강이 보이지 않는 곳은 평당 100만원대 미만이다. 서울에서 거리가 가까우면 가까울수록 평당 가격이 높아지고, 반대로 멀어지면 값이 싸진다.

부지의 평당 가격을 50만원대로 잡았을 경우 한 필지 200평형의 땅값은 1억원이 된다. 즉 200평형 부지를 사서 실평수 35평형의 목조주택(일반형)을 짓는다고 가정할 때 비용은 약 2억원대가 소요된다고 할 수 있다. 서울 강북의 20평형대 아파트 한 채 값에 해당되는 돈이다.

강가 등 전망이 좋고 평수도 40~50평형(아파트 기준 50~60평형)되는 고급스러운 주택을 지으려면 약 4억원대의 비용이 든다는 것이 업계측 설명이다. 물론 위치나 인테리어 정도에 따라 가격은 훨씬 더 올라갈 수 있다.

윤일보 하우징21 대표는 “남양주, 가평 등에 실평수 30평형대의 전원주택을 짓는 데는 대개 땅값을 포함해 2억원대 가량 든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소유권 이전 문제 등 꼼꼼히 살펴야
예쁘게 내 집을 짓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에 앞서 주의해야 할 것들이 많다. 먼저 전원주택으로 이사를 가기 전 가족들의 동의가 중요하다. 가족의 반대 등으로 전원주택 생활을 하다 다시 서울로 온 사람들도 적지 않다.

단지형의 경우 사정이 낫지만, 농가형 전원주택에 살 경우 종일 혼자 있는 아내가 잘 적응할 수 있을 지, 또 주변의 시골 주민들과 잘 조화를 이룰 수 있을 지도 미리 점검해봐야 한다. 도시에서 벗어나 한적한 시골로 오면 초기에 무료함을 이겨내지 못하는 경우가 많고, 주변 시골 사람들과 어울리지 못해 문제를 겪기도 한다. 자녀들 역시 서울에서 수도권으로 전학을 해 새롭게 적응해야 하기 때문에 가족들과 충분히 상의하는 것이 좋다.

또 전원주택을 짓기 위해 부지를 매입할 때에는 신중을 기하는 것이 좋다. 최근 전원주택 수요가 급증하면서 매?가격이 부풀어져 있는 경우가 많다. 또 전원주택을 지을 수 없는 농림지를 살 경우에도 낭패를 볼 수 있다. 이 때문에 경험이 부족한 투자자들은 꼭 전문가들과 충분히 상의한 후 결정하는 것이 좋다.

그린홈넷에 따르면 투자성까지 고려해 농지나 농가주택을 매입하려면 도로 신규계획이나 도로확장 계획이 있는 것이 좋고, 개발 허가가 가능한 곳인지 시ㆍ군ㆍ구청에 직접 확인해야 한다. 또 주택이나 기타 용도로 전용허가가 가능한 지 소유권 이전이 가능한 지도 확인해야 한다.

같은 임야라도 개발 가능한 준농림 임야가 있는 반면 집을 지을 수 없는 보존 임야가 있어 사전에 확인해 두는 것도 필수다. 자신이 구입하고자 하는 땅이 보존 임야인 지 여부는 시ㆍ군ㆍ구청 토지이용계획확인원에서 알아볼 수 있다. 또한 상하수도와 전기, 전화 등 기반시설을 이용할 수 있는 지도 따져봐야 한다.

정영화 객원기자


입력시간 : 2005-05-04 15:26


정영화 객원기자 hollyjeong@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