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 조정기 투자요령8%대 수익률로 은행금리보다 월등, 단기수익률은 모두 마이너스

적립식 펀드, 6개월 이상 맡겨라
주가 조정기 투자요령
8%대 수익률로 은행금리보다 월등, 단기수익률은 모두 마이너스


지난해부터 시작된 적립식펀드 투자열기가 식을 줄 모른다. 그러나 투자자들은 불안하다. 1,000포인트를 넘어섰던 종합주가지수가 920선에서 박스권을 형성하고 있는데다, 북핵문제, 중국위안화 절상 가능성, 미국 경기위축 등의 대외악재가 겹치면서 자칫 추가 조정의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2ㆍ4분기 주요기업들의 실적도 예상보다 부진할 것으로 분석되면서 투자 결정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그렇다면 적립식펀드의 수익률은 어떨까. 일단 주가가 2개월 여 조정을 받으면서 적립식 투자 펀드 가운데 주식 편입비중이 높은 성장형 펀드의 타격이 가장 컸던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적립식펀드 투자도 단기, 중기에 따라 수익률의 편차가 커, 적립식펀드 투자는 결국 긴 호흡을 가지고 투자를 해야만 수익을 남길 수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실제로 연초 이후 적립식 펀드 투자의 수익률은 주식편입 비중이 60%이상인 성장형의 경우 4.10%, 안정형은 1.81%로 집계됐고 성장형 기준으로 6개월 평균 수익률은 8.34%, 1년 평균 수익률도 7.54%로 시중은행의 예금금리보다 월등히 높았다.

펀드 평가회사인 제로인이 분석한 적립식펀드 투자 수익률 현황에 따르면 주가가 조정을 받기 시작한 지난 3월14일 이후 이달 6일까지 63개 적립식펀드 투자의 평균 수익률은 -6.82%를 기록했다. 주식편입 비중이 높은 성장형은 말할 것도 없고 편입비중이 낮은 안정형이나 우량주 위주로 구성된 가치ㆍ배당형 펀드도 마이너스 수익률을 보였다. 적립식펀드 투자의 단기 수익률이 모두 마이너스를 기록한 것은 지난해 펀드 붐이 일기 시작한 이후 처음이다.

특히 주식 편입 비중이 60% 이상인 성장형 펀드는 수익률이 -9.32%로 안정형(-4.43%)보다 2배 이상 낮았고 같은 기간의 종합주가지수 하락률(-7.75%)보다 더 떨어졌다.

성장형 펀드 절반 가까이 마이너스 수익률
성장형 펀드 36개 가운데 절반에 가까운 15개 펀드가 3월14일 이후 -10%대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2002년 11월에 설정돼 589억원을 운용하고 있는 삼성웰스플랜80의 경우 이 기간 동안에 -12.31%의 수익률을 보였다. 또 2003년 12월 설정된 미래에셋3억만들기 솔로몬주식1과 지난해 10월 설정된 칸서스자산운용의 칸서스하베스트적립식주식1도 각각12.17%, 10.07%의 손실률을 보였다.

우량주 위주로 편입된 가치주 펀드와 배당주 펀드도 이 기간에 수익률이 좋지 않았다. 지난 6개월간 평균 수익률이 20.91%, 25.95%에 달하는 세이고배당주식형펀드와 TAMS거꾸로주식A-1펀드도 3월14일 이후에는 각각 -5.34%, -10.03%로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그나마 주식편입 비중이 낮은 안정형의 경우는 그래도 사정이 좀 나은 편이다. 안정형 27개 펀드 중 3월14일 이후 두 자릿수 손실을 기록하고 있는 펀드는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안정형 가운데는 지난 2002년11월 설정돼 211억원을 운용하고 있는 삼성웰스플랜65주식1이 -9.93%의 수익률을 기록, 가장 낙폭이 컸고 KB스타뉴리더적립혼합투자신탁은 손실폭이 0.82%에 불과했다. 이는 지난 3월11일 1,022.79포인트를 기록했던 종합주가지수는 14일부터 내리막길을 걷기 시작, 15일 1,000포인트가 깨지면서 현재는 920대에서 등락을 반복하면서 나타난 결과다.

그러나 적립식펀드 투자의 6개월 이상 수익률은 아직도 양호하다. 3월14일 이후 -9.32%의 수익률을 보이고 있는 성장형 펀드의 3개월 수익률은 -0.67%에 불과했고 연초이후 4개월 동안은 +4.1%, 6개월간은 +8.33%, 1년간은 +7.54%의 비교적 양호한 수익률을 유지하고 있다. 최근 2개월간 12.31%의 손실을 보인 삼성웰스플랜80주식1도 6개월간 수익률은 플러스를 유지하고 있고 미래에셋 3억만들기솔로몬주식1도 6개월간은 13%대의 안정적인 수익을 내고 있다.

안정형도 3월14일 이후에는 +4.43%의 수익률을 보이고 있지만 연초이후는 +1.81%, 6개월은 +3.76%, 1년간은 +4.46%을 기록하고 있다.

"중장기적으로 보면 수익률 높다"
이재순 제로인 투자분석팀장은 “최근 주가하락으로 주식 고편입 펀드 뿐만 아니라 가치주ㆍ배당주 펀드 모두 단기 수익률이 매우 좋지 않았다”며 “하지만 적립식펀드 투자는 최소 6개월 이상 투자를 해야 비교적 높은 수익률을 기록할 수 있는 만큼 단기 수익률에 연연하지 말고 길게 보고 투자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홍사욱 맵스자산운용 MMF팀 과장도 “어차피 적립식펀드 투자의 경우 1년 이상 운용을 목표로 수익을 산출하기 때문에, 주가 하락기에는 매입단가를 낮출 수 있게 돼 중장기적으로 보면 수익률을 더 높일 수 있는 기회가 된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주식형펀드에 대한 자금 유입도 꾸준하다. 한국자산운용협회에 따르면 올들어 자금유입이 이어지며 주식형펀드에 들어온 돈이 11일 현재 11조6,500억원을 넘어섰다. 사상 최대인 12조원 돌파도 머지 않았다. 주식형 펀드로의 자금 유입은 지난해와 비교할 경우 확연히 드러난다.

지난해 연말 주식형펀드의 규모는 8조5,516억원. 4개월 조금 넘는 기간동안 3조원 이상 불어난 것이다. 때문에 증권가에서는 이달 중 주식형펀드의 사상 최고치 돌파도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4월 중순 이후 하루도 빠짐없이 자금유입이 이뤄지는 등 올들어 주식형펀드 수탁액이 한달 평균 7,200억원씩 불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주식 직접투자 자금인 고객예탁금은 3월부터 두달째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도 주식형펀드의 최고치 돌파에 긍적적인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주식시장이 조정기를 거치면서 개인투자자들이 간접투자로 선회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해말 8조1,000억원이던 고객예탁금은 3월초 11조1,000억원까지 치솟았지만, 현재는 9조1,000억원대에 머물고 있다. 한편 주식형펀드는 2003년 4월 12조133억원을 기록한 바 있다.

김정아 자산운용협회 팀장은 “적립식펀드 투자의 중장기 수익률이 여전히 시중은행 예금금리보다 높으면서 투자자들 사이에 안정적인 투자수단으로 각인 돼 있다”며 “단지 단기 수익률에 일희일비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그는 또 “최근에도 주식형펀드로의 자금 유입이 꾸준히 이뤄지면서 주식시장의 안전망 역할을 하고 있다는 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철균 기자


입력시간 : 2005-05-19 14:21


이철균 기자 fusioncj@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