꼼꼼히 다져 사면 제값 다한다카메라마다 장점 달라 기능파악이 우선인터넷 경매·공동구매도 바람직

휴가철 필수 휴대품 '디카' 구매요령
꼼꼼히 따져 사면 제값 다한다
카메라마다 장점 달라 기능파악이 우선
인터넷 경매·공동구매도 바람직


대다수 정보기술(IT) 제품은 사고 나면 후회하는 경우가 많다. 대표적인 예가 디지털카메라(디카)다. 사고 난 후 불과 일주일도 안 돼 가격이 큰 폭으로 떨어지는 게 비일비재하다. 또 가장 마음에 드는 제품을 구입했더라도 그때부터 비슷한 가격대에 뛰어난 기능과 멋진 디자인의 제품이 눈에 보이기 시작한다. 디카에 대한 지식이 풍부한 사람이라도 디카를 바꿀 때마다 고민이 많다. 그러니 디카를 처음 구매하려는 사람의 경우 자신에게 딱 맞는 제품을 구매하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결국 적지 않은 돈을 들여 구입한 후 가슴이 덜 쓰리려면 사전에 관련 정보를 세밀하게 파악하는 것이 필요하다.

자신에게 맞는 기종을 선택하라
‘싼 게 비지떡’이라는 말은 적어도 디지털카메라에는 통하지 않는다. 아무리 비싸고 성능이 좋은 제품이라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면 값싼 보급형 카메라보다도 못한 사진이 나올 수도 있는 법. 그러니 무조건 비싸고 성능이 뛰어난 것만 찾기보다는 자신에게 잘 어울리는 카메라를 고르는 요령이 필요하다.

따라서 카메라 제조업들이 저마다 갖고 있는 기본적인 특징을 먼저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올림푸스는 인물사진에 강하고, 니콘의 경우 세밀한 이미지가 강점이라고 할 수 있다. 또 캐논은 색감이 우수한 것으로 평가된다.

용도에 맞는 제품을 고르는 요령은 디카 전문 사이트 디씨인사이드(dcinside.com)를 참조하면 쉽게 파악할 수 있다. 상단메뉴에서 ‘디씨추천디카’라는 메뉴를 누르면 플래시 애니메이션으로 자신에게 어울리는 디카를 골라준다.

디카 초보자의 경우에는 처음부터 고급기종에 도전하는 것보다는 수동기능이 지원되는 보급형 카메라를 통해 먼저 사진에 대한 감각을 익히고 고급기종으로 옮겨가는 것이 좋다. 요즘에는 보급형이라고 해도 10배줌에 손떨림 방지기능까지 지원되는 준(準)전문가급 수준의 제품이 많기 때문에 무시해선 곤란하다.

예산을 세울 때 주의할 점
제품을 골랐으면 합리적인 가격을 알아봐야 한다. 요즘은 인터넷에서 가격을 비교해 볼 수 있기 때문에 과거에 비해 가격정보가 많이 개방됐다. 그러나 세심한 주의를 기울이지 않는 한 소비자는 여전히 ‘봉’이다. 무턱대고 용산 전자상가로 나갔다가는 상인들의 현란한 말솜씨에 넋 놓고 당하는 수가 많다. 가격비교 사이트의 정보대로 물건을 구입하는 일도 어렵기는 마찬가지다. 최저가 상품을 미끼로 걸고 다른 물건을 끼워 파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디카에 필수적인 액세서리가 많기 때문에 액세서리 가격을 염두에 두지 않은 채 예산을 세우면 낭패보기 십상이다. 디카에는 메모리카드와 추가 배터리는 필수다. 카메라를 안전하게 보관하려면 가방도 있어야 하고 야경을 찍으려면 삼각대도 필요하다. 이밖에 카드리더기, 크리닝세트, 경통, 렌즈 후드 등도 자주 찾는 액서서리다. 512MB 메모리카드 하나만 해도 5만~10만원 선이고, 정품 배터리도 4만~5만원 정도 든다. 따라서 카메라 가격에 10만원에서 20만원 정도의 추가비용이 들 수 있다는 것을 유념해야 한다.

온라인 구매요령
디카를 가장 싸게 사는 방법은 중고품 거래를 이용하는 것이다. ‘얼리 어댑터(early adapter)’가 많은 우리나라에서는 신제품이 나오면 일단 사서 사용해보고 이를 되판 후에 다른 제품을 사는 ‘IT 메뚜기족’이 많다. 그래서 얼마 전에 출시된 최신 제품이라도 중고 물량이 많다. 중고거래는 보통 출고가의 50~70% 수준으로 이루어지고 있고 상태도 최상급인 제품이 많다. 중고거래는 옥션과 같은 경매사이트나 디씨인사이드ㆍ디매니아 등 디카 전문 사이트에서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남이 쓰던 물건을 사는 것이 마음에 걸린다면 옥션에서 신제품 경매에 도전하는 것도 디카를 싸게 구입하는 방법이다. 옥션을 이용하면 물건을 받기 전까지는 물건값이 지불되지 않기 때문에 사기를 당할 염려는 적다. 경매에서 필요한 덕목은 인내심과 관찰력이다. 같은 제품을 판매하는 업체가 많기 때문에 어느 업체의 제품 낙찰가가 가장 싼지 꾸준히 살피고 마감 5분전에 안전한 가격으로 입찰을 하는 것이 필요하다. 시간도 많이 들고 신경도 많이 써야 하는 일이지만 남들보다 싸게 사기 위한 비용이라 생각하자.

시간이 없는 사람들이라면 디카 전문사이트에서 운영하는 공동구매나 온라인 쇼핑몰의 이벤트를 이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전문사이트의 공동구매는 비교적 합리적인 가격에 이루어지고 패키지의 구성이 비교적 알찬 편이다. 온라인 쇼핑몰은 인기가 높은 디카 할인 이벤트를 자주 벌이기 때문에 이를 이용하는 것도 디카를 싸게 사는 요령이다. 특히 가끔가다가 ‘한시간 반값 이벤트’와 같은 파격적인 할인행사도 진행된다. 보통 이런 경우에는 한정 수량으로 행사를 진행하는 경우가 많아 혜택이 돌아갈 확률은 그리 높지 않다.

직접 매장에 갈 때는 가격정보를 먼저 확인해야
자신이 선택한 제품이 공동구매 품목이나 할인 이벤트 품목에 없는 경우도 많다. 이럴 때는 어쩔 수 없이 정공법을 써야 한다. 바로 용산이나 남대문, 테크노마트와 같은 전문상가로 뛰어드는 것이다.

먼저 인터넷 가격비교사이트를 뒤져서 대략적인 가격정보를 확인해 봐야 한다. 보통 최저가는 제품만 따로 떼 놓은 ‘미끼’가격이라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제품가격만 알고 갔다가는 주변기기를 함께 구매하면서 바가지를 쓰는 수도 있으니 카메라와 메모리카드, 배터리 가격 등을 꼼꼼하게 챙겨야 한다.

디씨인사이드에서 디카 구입기와 신고게시판을 참고하면 비교적 싸게 파는 매장이나 바가지를 잘 씌우는 매장에 관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특별히 악명이 높은 업체가 있다면 다 그만한 이유가 있는 것이니 메모해 두고 피해야 한다.

일단 전자상가에 발을 디디면 화려하게 진열한 카메라에다 여기저기서 ‘가격만 알아보고 가시라’는 점원들의 외침으로 정신을 차리기 어렵다. 사실 전자상가의 경우 워낙 경쟁이 치열하다 보니 제품 가격은 어느 정도 평준화되어 있다. 아주 어리숙해 보이지만 않는다면 대놓고 바가지를 쓸 일은 없다. 출발하기 전에 악명 높은 매장 리스트만 추려놓았다면 큰 걱정은 없다.

전자상가의 점원은 단 돈 만원이라도 이윤이 많이 남는 물건을 추천한다. 고객이 선택한 제품의 마진이 적다면 다른 제품을 적극적으로 추천한다. 현란한 말솜씨에 다른 제품을 고르면 집에 오는 길에 후회하니 처음 결정했던 제품을 밀고 나가는 줏대가 있어야 한다.

제품을 살 때 흥정은 필수다. 어차피 다 남기고 장사하는 것이니 한푼이라도 더 깎자. 보통 디카 매장에서는 현금으로 구매할 경우 10%가량 할인해 준다. 메모리카드ㆍ추가 배터리 등을 한꺼번에 구입하면 이들을 따로 구매할 때보다 추가적인 할인을 해주는 것이 일반적이다. 경우에 따라서는 크리닝세트를 공짜로 주는 경우도 있다.

구매 후에는 즉시 집으로
일단 돈을 지불하고 나면 뒤도 돌아보지 말고 매장을 빠져 나와 자신의 선택이 최선이라고 믿어야 한다. 다른 매장에 가서 조금이라도 싼 가격을 들으면 가슴만 아플 뿐이다. 어차피 카메라의 가격은 한 주만 지나도 몇 만원 이상 떨어지기 마련이다. 그러니 그 사이에 몇만 원 어치의 사진을 찍는 게 남는 장사다.

제값을 다 주고 카메라를 산 후에 그 카메라를 잘 활용하는 사람과 엄청나게 싼 가격에 카메라를 산 후에 놀리고 있는 사람 중 누가 더 비싼 비용을 치른 것인지는 답이 뻔하다. 자신이 산 카메라로 좋아하는 사람과 좋아하는 풍경을 찍고 간직하는 가치는 돈으로 비교할 수 없는 것이다.


최광 서울경제 정보산업부 기자


입력시간 : 2005-06-23 13:52


최광 서울경제 정보산업부 기자 chk0112@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