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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기부전 치료제 시장, 고개 든 레비트라
화끈한 밤, 단단한 밤을 위하여
공격적 마케팅으로 남성 소비자 사로잡기, 향후 시장구도 변수로 등장




엄지손가락 치켜세우기로 강한 이미지를 상징하는 거리캠페인에 나선 직원들.



남성 발기부전 치료제 시장에 심상찮은 전운이 감돌고 있다. 2003년 이후 비아그라(한국화이자)-시알리스(한국릴리)-레비트라(한국바이엘) 간 삼국지 양상을 보여 왔던 이 시장은 8월부터 토종 신약 자이데나(동아제약)가 가세하게 되면 더욱 뜨거운 쟁탈전이 펼쳐질 전망이다.

시장 격변기는 위기이자 기회인 법이다. 누가 변화의 주도권을 잡느냐에 따라 판도는 의외로 요동칠 수 있다. 일등이든 꼴찌든 고삐를 조일 필요성이 제기되는 까닭이다. 이에 따라 각 업체들도 흔들리는 소비자들의 마음을 잡기 위해 전략 수립에 골몰하고 있다.

그 가운데서도 현재 시장 점유율 10% 선으로 가장 약체인 레비트라의 공세적 행보는 업계뿐 아니라 소비자들의 시선을 끌고 있다. 향후 경쟁 구도에 상당한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는 예상도 벌써 흘러 나온다. 지금까지 숨죽여 왔던 레비트라가 과연 고개를 한껏 쳐들 수 있을까.

의사 대상으로 약효 입증에 주력
“레비트라는 후발 주자로 뛰어들었지만 처음부터 소비자를 타깃으로 하지는 않겠다는 방침이었습니다. 일반 소비재도 아닌 전문 의약품인데 전문가들로부터 먼저 검증 받는 게 순서라는 판단이었죠. 그래서 실제 처방을 하는 의사들을 대상으로 효능을 알리는 데 주력해 왔습니다.”

지금껏 레비트라가 잠잠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에 대한 바이엘 측 관계자의 설명이다. 하지만 이제부터 마케팅 전략이 크게 달라질 것이라고 한다. 소비자를 대상으로 한 접촉 강화가 변화의 핵심이다. 물론 제품의 효능에 대한 확신이 바탕에 깔려 있다.

지난달 13일 서울서 열린 국제남성과학회 학술대회. 미국 펜실베이니아대 남성성생활연구소 소장인 액실로드 박사는 이날 레비트라에게 아주 고무적인 임상시험 결과를 발표했다. 레비트라의 주성분인 바데나필이 PDE-5(남성 음경 조직에서 발견되는 발기 저해 효소) 억제 효력이 매우 강력한 물질이며, 그 효력은 다른 두 경쟁 제품의 주성분인 실데나필(비아그라)과 타다라필(시알리스)보다 약 10배 가량 더 강력하다는 것.

액실로드 박사는 “가장 강력한 PDE-5 억제제라는 것은 가장 강력한 효능을 의미한다”며 “미국서 실데나필에 반응이 없는 환자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임상시험 결과, 89%가 개선 효과를 보인 바 있다”고 부연했다.

그는 또 강력한 효능을 지닌 레비트라가 다른 치료제와 차별화되는 장점으로 주저없이 ‘강직도’와 ‘빠른 발현력’을 꼽았다. 이와 관련해 레비트라는 복용한 지 10분 후부터 발기가 가능한데, 다른 제품들은 발현 시간이 25분에서 1시간 정도 걸린다는 최근 연구 결과도 인용했다.

‘강직도’는 대부분의 설문조사에서 응답자들이 발기부전 치료제의 첫 번째 요건으로 꼽는 것으로 나타난다. 국제발기부전연구학회에 보고된 바에 따르면, 북유럽 국가의 발기부전 환자 500여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레비트라는 42%의 지지도로 1위에 오른 적이 있다. 2004년 전국 비뇨기과 의사 200명을 대상으로 바이엘 측이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는 전체 응답자의 52%가 ‘강직도’가 우수한 제품으로 레비트라를 선택하기도 했다.

그렇다면 ‘빠른 발현력’은 복용자와 파트너에게 어떤 의미로 다가설까. 액실로드 박사는 이에 대해 “언제든지 원하는 순간을 놓치지 않고 성생활을 즐길 수 있도록 하는 것”이라는 간단명료한 답변을 내놓았다.

대부분의 성행위는 언제 할 것인지를 계획하지 않은 채 갖기 마련이다. 그렇기 때문에 남녀가 원하는 순간에 가장 효과적인 처방은 최대한 빠르게 효능이 발현될 수 있는 약물이라는 것이다.

발기부전은 통상 40대 이후에 발생률이 높아지는데, 중년 남성들에게 흔히 나타나는 당뇨병, 고혈압, 심근경색, 荑店?등의 질병과도 매우 밀접한 관계가 있다. 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당뇨병 환자의 64%, 고혈압 환자의 52%, 심근경색 환자의 86%, 우울증 환자의 90%가 발기부전을 동반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당뇨병 환자에 뛰어난 효과
특히 주목할 것은 당뇨병 환자의 발기부전 발생률이 정상 남성의 3배에 달하며, 환자의 절반 이상은 당뇨병 진단을 받은 지 10년 이내에 발기부전을 겪게 된다는 사실이다. 당뇨병으로 인한 발기부전은 치료마저 어렵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지적이다.

레비트라가 또 다른 장점으로 내세우는 것이 당뇨병 환자에 대한 뛰어난 효능이다. 미국 당뇨학회의 한 연구는 당뇨병 환자들을 대상으로 한 발기부전 치료에서 레비트라를 복용한 환자의 58%가 위약 복용 환자와 비교해 발기력이 크게 향상됐다고 보고한 바 있다.

레비트라는 당뇨병뿐 아니라 다른 난치성 발기부전 환자에게도 효과적인 치료제로 알려졌다. 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척수손상으로 인한 발기부전 환자의 80%가 레비트라 복용 후 발기 능력이 향상됐고, 59%는 성관계를 마칠 때까지 발기가 지속됐다. 또한 전립선 절제 수술을 받은 환자의 71%도 레비트라를 복용하고 발기 능력이 향상됐다. 우울증 환자의 경우는 83%가 효과를 봤다.

바이엘 측은 레비트라의 효능이 웬만큼 입증된 만큼 향후 마케팅 강화에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환자들을 상대로 펼치는 전 세계적 캠페인 활동은 그런 전략의 일환이다. 지난해 12월부터 ‘먼저 말을 꺼내보세요(Strike up a conversation)’라는 캠페인 프로그램이 가동됐고, 올 6월부터는 구체적인 실행 방법의 하나로 ‘엄지 손가락 캠페인(Thumbs Campaign)’이 진행되고 있다. 발기부전 환자로 하여금 자신의 엄지 손가락을 아래로 가리켜 의사에게 증세를 알리고 치료도 받자는 취지의 행사다.

이 캠페인은 고개 숙인 남성들 대다수가 자신의 고민을 의사에게 쉽게 털어놓지 못해 병을 키우고 있다는 사실에 주목한 것이다. 현재 전 세계적으로 발기부전 환자는 1억5,200만 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지만, 10명 중 9명은 치료를 위해 의사를 찾지 않고 있으며 설혹 의사와 상담하더라도 증세에 대해 쉽사리 말을 꺼내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레비트라의 전략은 바로 이들 침묵하는 다수를 양지로 이끌어내 충성스런 고객으로 삼겠다는 것이다.


김윤현 기자 unyon@hk.co.kr  


입력시간 : 2005-07-07 1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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