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한 힘, 높은 연비, 줄어든 소음, 친환경적 엔진 등 고유가 시대의 합리적 선택

[자동차] 디젤차, 타면 탈수록 매력 넘치네
강한 힘, 높은 연비, 줄어든 소음, 친환경적 엔진 등 고유가 시대의 합리적 선택

서울 강남 지역 주유소 휘발유 가격이 ℓ당 1,600원을 돌파하는 등 기름 값이 무서울 정도로 뛰면서 연비가 높고 유지비도 싼 디젤 승용차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그러나 아직 디젤 승용차에 대한 편견이 강해 디젤 승용차를 선택하는 데에 주저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실제로 가솔린(휘발유) 모델과 디젤 모델을 함께 판매하고 있는 현대차의 뉴 아반떼XD의 경우 지난달 총 판매대수 3,582대 가운데 디젤 모델은 677대에 그쳐 점유율이 18.9%에 머물렀다.

그러나 이는 7월의 뉴아반떼XD의 디젤 비중 9.3%(총 8,259대 중 768대)에 비하면 크게 높아진 것이다. 디젤 승용차에 대한 5가지 오해에 대해 전문가들에게 진실을 물었다.

■디젤차는 비싸다?

디젤차는 가솔린 모델에 비해 초기 구입비가 많이 드는 것이 사실이다. 가솔린 모델인 현대차 뉴 아반떼XD 1.6 디럭스(자동변속, 에어컨)의 경우 판매가가 1,319만원.

그러나 디젤 모델인 현대차 뉴 아반떼XD 1.5 디럭스(자동변속, 에어컨)는 판매가가 1,560만원이나 된다. 디젤이 가솔린에 비해 241만원이나 비싸다.

더구나 가솔린은 배기량이 1,600㏄인데 비해 디젤은 배기량이 1,500㏄밖에 안 된다. 배기량은 더 작은 데 차 값은 더 비싸다는 것이 이해가 안 된다는 사람들이 있다.

그러나 디젤 차가 비싼 것은 엔진이 비싼 데다 배출 가스 저감 장치 등이 추가되기 때문이다.

배기량이 적은 것은 디젤 모델의 경우 가솔린 모델에 비해 힘이 좋아 적은 배기량으로도 가솔린 모델을 능가하는 힘을 낼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뉴아반떼XD 1.5 디젤 모델의 최대 회전력(토크)은 24.5㎏ㆍ㎙/2,000rpm으로 뉴아반떼XD 1.6 가솔린 모델의 14.8㎏ㆍ㎙/4,500rpm보다 65.5%나 높다. 최고 속도도 디젤 모델이 시속 182㎞, 가솔린 모델이 188㎞로 큰 차이가 없다.

특히 디젤 모델의 연비는 가솔린 모델에 비해 30% 가량 높아 유지비를 생각하면 디젤차가 오히려 경제적이라는 게 전문가들 설명이다.

뉴아반떼XD 1.6 가솔린 모델(자동변속)의 연비가 ℓ당 12.3㎞인 데 비해 뉴아반떼XD 1.5 디젤 모델의 연비는 15.8㎞로 28.5%가 높다.

ℓ당 휘발유 가격을 1,600원, 경유 가격을 1,280원으로 보고 5만㎞로 달린다고 치면 가솔린 모델이 650만원의 연료비가 드는 데에 비해 디젤 모델은 405만원 정도 밖에 안 든다.

가솔린 모델과 디젤 모델의 차 값 차액인 240여 만원은 5만㎞만 타면 뽑을 수 있다는 얘기다.

■경유 값이 올라 유지비에 별 차이가 없다?

정부의 에너지 세제 개편안에 따라 100:75:53인 휘발유:경유:LPG의 가격비가 2007년까지 100:85:50으로 조정된다. 결국 휘발유와 경유의 가격차가 25%에서 15%로 줄어든다는 얘기다. 그러나 경유가 여전히 휘발유보다는 싸다는 점에는 변함이 없다.










특히 앞에서 설명한 것처럼 디젤 모델의 경우 가솔린 모델에 비해 연비가 30%가량 높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

경유 값이 올라 휘발유와의 차액이 15% 정도 밖에 안되더라도 연비가 30% 가량 높아 결국 연료비는 가솔린 모델의 절반을 약간 상회하는 정도에 머무는 셈이 된다. 절반 정도라면 유지비 차이는 크다고 할 수 있다.

■3년만 지나면 소리▪진동▪냄새가 심해진다?

디젤 차는 연료 압축비가 높고 폭발 압력도 가솔린에 비해 거의 2배 이상이다. 이를 견뎌내기 위해서는 엔진이 더 크고 견고해야 한다. 이 때문에 과거 디젤 엔진들은 소음과 진동이 심했다.

그러나 최근 출시되고 있는 디젤 승용차는 ‘커먼레일직접분사’(CRDi) 시스템을 적용, 가솔린 엔진과 큰 차이가 없는 수준의 소음과 진동에 도전하고 있다.

커먼레일직접분사 시스템은 당초 혼합기에서 연료와 공기를 섞어 안개 형태로 만든 뒤 실린더로 보내 압축시켜 폭발 시키던 과정을 압축된 연료를 실린더에 직접 분사, 폭발토록 함으로써 엔진의 크기를 줄이고 효율을 높인 기술이다.

디젤 승용차에서 발생하는 일종의 유황 냄새는 차량의 문제 라기 보다는 연료에 포함된 유황 성분이 연소 후 잔류 가스로 존재하기 때문으로 차량의 노후와는 관계없는 연료 자체의 문제라는 것?자동차 제조사의 설명이다.

■나온 지 얼마 안돼 검증이 안됐다?

본격적인 디젤 승용차는 5월 기아차의 프라이드 디젤이 처음이다. 이어 6월에 현대차의 뉴아반떼XD 디젤이 출시됐고 7월엔 기아차의 쎄라토 디젤도 나왔다.

물론 올해 디젤 승용차라는 새 장을 연 차는 이에 앞서 3월에 판매가 시작된 푸조의 407HDi이다.

이 때문에 일각에선 디젤 승용차는 아직 나온 지가 얼마 안돼 내구성이 검증되지 않았다고 지적하고 있다.

그러나 현대ㆍ기아차는 이미 디젤 승용차를 제작, 수출해 온 지 오래다. 현대차가 지난해 서유럽 지역에 판매한 승용차의 47%는 디젤 모델일 정도다.

■디젤차는 환경 오염의 주범?

디젤 차는 환경오염의 주범으로 낙인 찍혀 있다. 오래된 버스나 트럭의 머플러에서 나오는 시커먼 연기는 이러한 고정관념을 더욱 굳게 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출시되고 있는 디젤 엔진은 오히려 가솔린 차보다 친 환경적인 면이 있다.

탄화수소, 이산화탄소, 질소화합물, 매연(미세먼지) 등 크게 네 가지로 구분되는 자동차 배출 가스 가운데 탄화수소와 이산화탄소는 가솔린 엔진이 디젤에 비해 20∼30% 가량 더 많이 배출된다는 게 정설이다.

이에 반해 질소화합물과 매연은 디젤 차의 배출량이 더 많다. 특히 이산화탄소는 지구 온난화를 초래한다는 점에서 반드시 가솔린 엔진이 친 환경적이라고 보기도 힘들다.

디젤 엔진의 단점으로 꼽히는 미세먼지와 질소산화물 등도 이미 서유럽 지역과 동등한 유로3나 유로4 기준에 맞춰 양산되고 있어 기존 디젤 차량에 비해선 현저히 줄어든 상태다.

업계 관계자는 “디젤 차에 대한 고정관념을 깬다면 중소형 디젤 승용차가 고유가 시대의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박일근기자


입력시간 : 2005-09-13 17:12


박일근기자 ikpark@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