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GM대우 신차 출시 예정으로 자동차 시장에 활기

[자동차] SUV 질주 예감…불황 뚫는다
쌍용·GM대우 신차 출시 예정으로 자동차 시장에 활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구입을 고려하고 있다면 내년 초까지는 기다리는 것도 방법이다. SUV 신차들이 곧 잇따라 출시되기 때문이다.

쌍용차의 코란도 후속 액티언에 이어 현대차의 싼타페 후속 CM(개발프로젝트명), GM대우차의 첫 SUV인 S3X 등이 줄줄이 선보이는 것.

6월에 출시된 쌍용차의 카이런과 SUV 시장의 터줏대감인 기아차의 쏘렌토도 이들과 치열한 경쟁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

SUV 대전이 펼쳐지는 것이다. 업계에선 경유값 인상과 불경기의 영향으로 침체에 빠졌던 SUV 시장이 이러한 신차 출시 붐에 따라 다시 활기를 띨 수 있을 지에 더 주목하고 있다.

가장 먼저 선보이는 차는 쌍용차의 신개념 소형 SUV인 액티언(Actyonㆍ개발 프로젝트명 C100)이다. 코란도 후속 모델로 9월13일 서울 워커힐 호텔에서 신차 발표회를 갖고 본격 판매에 들어간다.

액티언(Atyon)이란 ‘젊음’을 상징하는 키워드인 ‘액션(Action)’과 ‘영(Young)’의 조합어. 젊은 층의 삶에 대한 열정과 무한한 역동성을 표현했다.

특히 액티언엔 쌍용차가 독자 개발한 배기량 2,000㏄의 커먼레일 디젤 엔진이 탑재된다. 국내 동급 최강의 성능과 친환경성을 자랑한다는 게 회사측의 설명이다.

5인승의 소형 SUV로 도심 주행에 적합하고 경제적인 이륜구동과 비포장길에서도 자유로운 4륜구동 모델이 모두 나온다.

쌍용차 관계자는 “액티언은 동급 최강의 성능과 편의성을 갖춘 차로 독특한 스타일로 남들과는 다른 개성을 추구하며 역동적인 에너지로 도전과 변화를 주도하는 20~30대들에게 큰 인기를 끌 것”이라며 “기존 소형 SUV들의 취약점이었던 파워와 편의성 그리고 특색 없는 스타일을 대폭 보강, SUV 대표 브랜드의 자존심을 회복할 것”이라고 밝혔다.

액티언·스포티지·투싼 3파전

액티언의 경쟁 모델은 기아차의 스포티지와 현대차의 투싼이다. 기아차의 스포티지는 지난해 8월 출시 이후 7만대 이상 팔린 베스트셀링 SUV다.

1∼8월 판매량도 4만676대로 국산 SUV 가운데 최대 판매량을 기록했다. 미국 소비자조사기관인 J.D.파워가 실시한 품질ㆍ디자인 만족도에서 소형 SUV부문 1위를 차지할 정도로 해외서도 호평 받고 있다.

현대차 투싼도 매달 3,000~4,000대 꾸준하게 판매되고 있다. 소형 SUV 시장의 3파전을 예상할 수 있는 대목이다.

다음달엔 현대차의 싼타페 후속 CM(개발 프로젝트명)이 선 보인다. 이름은 그대로 ‘싼타페’가 쓰이지만 엔진과 디자인이 모두 바뀌는 풀 체인지 모델인데다가 싼타페의 명성으로 인해 시장의 관심이 가장 큰 모델이다.

당초 9월 출시 예정이었으나 파업으로 인한 생산 차질과 품질보강 작업 등에 따라 일정보다 다소 늦춰졌다. 배기량 2,200㏄의 7인승 SUV로 처음엔 디젤 모델만 나오지만 곧 이어 휘발유(가솔린) 모델도 생산될 것으로 보인다.

배기량 2,000㏄의 액티언이 소형 SUV라면 신형 싼타페는 중형 SUV라고 할 수 있다. 디자인은 아직 베일에 가려져 있는 상태.

다만 쏘나타와 그랜저에서 확인할 수 있었던 현대차의 ‘패밀리룩’이 이어질 것으로 전해졌다. 이미 인터넷 등에는 위장막을 씌운 주행 사진과 예상도 등이 유포되고 있다.

현대차는 1~8월 싼타페 판매 실적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5.6%나 줄어든 것은 싼타페 후속에 대한 대기 수요도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고 신형 싼타페가 출시될 경우 판매량이 회복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신형 싼타페의 경쟁 모델은 SUV 시장의 스테디셀링 모델인 기아차의 쏘렌토와 지난 6월 출시된 쌍용차의 카이런이 될 것으로 보인다.

기아차 쏘렌토는 경쟁사의 신차 출시에 맞서 다양한 패키지 모델로 수성 전략을 펴고 있다. 소비자들이 선호하는 ?풩湧?기본 사양으로 채택, 따로따로 선택했을때보다가격을 낮춘 스페셜 모델을 내 놓는 것.

지난 6월 선보인 ‘쏘렌토 영팩’과 ‘쏘렌토 월드팩’에 이어 최근에는 스타일과 경제성을 중시하는 소비자를 위해 쏘렌토 4X2 LX 고급형에 원터치 선루프와 보조범퍼, 광폭타이어, 핸들 오디오 리모컨 등을 기본 장착한 ‘쏘렌토 시티팩’을 내놓았다.

시티팩의 경우 각 스타일 옵션을 따로 구입했을 때보다 25만원 싼 2,141만원이다. 기아차의 쏘렌토는 이러한 패키지 모델의 인기에 힘입어 6월 2,468대, 7월 2,786대, 8월 2,872대로 조금씩 판매가 늘고 있다.

쌍용차의 카이런은 승용차(세단)형 SUV라는 점에서 차별화를 꾀한 모델이다. 쌍용차의 대형 세단인 뉴 체어맨에 적용된 엔진 마운팅 기술을 그대로 적용, 공회전 및 주행시 차량의 소음과 진동을 최소화해 승차감과 정숙성을 실현했다는 게 회사측의 설명이다.

엔진도 쌍용차가 자체 개발한 제3세대 커먼레일 직접분사 엔진인 ‘XDi270’을 탑재해 배기량 2,700㏄에 176마력의 고출력을 자랑한다.

연비는 ℓ당 수동변속 12.1㎞, 자동변속 10.6㎞로 모두 1등급 인증을 받았다. 따라서 중형 SUV 시장에서도 싼타페, 쏘렌토, 카이런의 3파전이 펼쳐질 것으로 보인다.

GM대우·르노삼성 SUV 시장에 도전장

내년에는 GM대우차의 S3X도 나온다. 미 서울모터쇼를 통해 모습을 드러낸 S3X는 GM대우차의 첫 SUV다.

엔진은 GM대우차가 자체 개발한 배기량 2,000㏄급이 탑재되며 7인승 SUV로 개발되고 있다. 원통형 프리즘을 통해 빛을 내는 보석 형상 헤드램프와 전후면 범퍼의 금속 장식, 20인치 휠 등이 조화를 이뤄 강하면서 고급스러운 스타일이 특징이다.

또 지붕이 투명해 경쾌하고 넓은 실내 분위기를 제공하고 뒷문은 유리창만 따로 열 수도 있다. 그러나 서울모터쇼에 선보인 S3X는 양산 모델과는 다른 ‘쇼카’라는 점에서 내년에 출시될 SUV는 디자인과 스타일이 다소 바뀔 것으로 보인다.

한편 르노삼성차도 2007년 출시를 목표로 SUV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업계에선 이러한 SUV 신차 출시 붐이 SUV 시장의 르네상스를 가져올 수 있을 지 예의주시하고 있다. 1~8월 SUV 판매량은 14만3,879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7.5%나 감소했다.

올해 1~8월 자동차 판매가 72만5,512대로 전년 동기 대비 1.4% 증가한 것을 감안하면 자동차 시장이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상황에서 유독 SUV 시장만 침체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얘기다.

이처럼 SUV 시장이 침체된 것은 경유값 인상의 타격이 크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경유값이 올랐다고 하더라도 휘발유에 비해서는 저렴한 데다가 SUV의 경우 연비가 승용차에 비해 좋은 만큼 경제성면에서 여전히 매력적이라고 지적한다.

실제로 배기량이 2,000㏄로 같은 기아차의 SUV 스포티지와 승용차인 리갈을 비교할 경우 2만㎞를 주행할 때 스포티지는 모두 184만여 원의 유류비가 드는 반면 리갈은 무려 319만원이나 든다.

업계 관계자는 “고유가가 지속되고 있고 신차들이 대거 출시될 예정인 만큼 SUV 시장도 점차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박일근기자


입력시간 : 2005-10-05 14:45


박일근기자 ikpark@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