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티미디어 콘텐츠 수요 폭증, 야후·구글이 서비스 경쟁 점화

포털, 동영상 검색 전쟁 뜨겁다
멀티미디어 콘텐츠 수요 폭증, 야후·구글이 서비스 경쟁 점화

‘텍스트 검색은 한물 갔다. 이제는 동영상 검색이다.’

인터넷 포털 업계가 ‘동영상 검색’이라는 새로운 시장을 놓고 본격적인 각축전에 돌입하고 있다. 초고속 인터넷의 보편화에 따라 음성, 영상 등 대용량 정보를 손쉽게 올리고 내릴 수 있는 사이버 환경이 조성되면서 네티즌들의 멀티미디어 콘텐츠에 대한 수요가 날로 폭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네티즌들은 더 이상 문자만으로 된 지식과 정보, 뉴스로는 만족하지 못하며 보다 생생하고 사실적인 정보에 접근하기를 갈망하고 있다.

가령 ‘개똥녀’가 여론의 도마에 오르면 그의 몰염치한 행동을 직접 확인하려 하고, ‘떨녀’가 화제를 낳으면 그의 독특한 춤 동작을 두 눈으로 감상하고 싶어하는 것이다. 이제 동영상 검색은 네티즌들에게 빼놓을 수 없는 기본 메뉴가 되고 있다.

동영상 검색 서비스의 첫 걸음은 세계 시장을 주무르는 양대 포털 야후와 구글이 먼저 뗐다.

야후의 경우 지난해 12월부터 동영상 검색 엔진을 시험 운영해 오다 지난 5월 공식 가동에 들어갔다. 이에 앞서 야후는 올 초 영국 공영방송인 BBC와 위성방송인 스카이뉴스, 경제뉴스 전문인 블룸버그 등의 동영상을 야후에서 검색할 수 있도록 하는 등 차근차근 준비를 해 왔다. 또 5월에는 미디어그룹 비아콤 등과의 제휴를 통해 CBS의 마켓워치와 MTV의 동영상을 검색 리스트에 포함시켰다.

야후의 동영상 검색 서비스는 인터넷 상에 떠다니는 수억개의 동영상 전체를 데이터베이스로 한다는 점이 최대 강점이다.

사용자가 검색창에 어떤 키워드를 써넣으면 이와 관련된 동영상은 모두가 검색 결과로 나타난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검색의 양적 측면에서 콘텐츠 제휴에만 의존한 경우보다 훨씬 우월하다는 평가를 듣고 있다.

지난 1월부터 시험 서비스를 시작한 구글도 현재 CNET, 네트웍스, PBS, CNN 등과 제휴해 다양한 동영상 콘텐츠를 제공하고 있다.

구글의 검색 방식이 눈에 띄는 것은 자막을 활용한다는 점이다. 미국의 TV 프로그램은 청각 장애인용 자막(closed caption)을 화면과 함께 내보내는데 이를 검색에 이용한 것이다.

자막 검색은 사용자가 원하는 장면을 비교적 정확하게 검색해낼 수 있다는 장점을 지녔다. 이처럼 검색의 질적인 측면에 초점을 맞춘 구글은 동영상 검색 본격화에 대비해 지난해 12월부터 TV 프로그램의 자막을 자체적으로 저장하는 등 착실한 준비 작업을 펼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포털업계, 검색시장서 일전불사

국내 포털 업계도 동영상 검색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숨가쁜 경쟁에 들어갔다. 지난 8월 엠파스가 국내 최초로 동영상 검색 서비스를 시작한 데 이어 이 달 중순께는 글로벌 강자 야후를 등에 업은 야후코리아가 멀티미디어 검색 서비스 ‘야미’를 야심차게 선보임으로써 동영상 검색 시장을 둘러싼 국내 포털 간의 일전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야후코리아의 야미는 야후의 앞선 검색 기술을 기반으로 사용자 참여를 극대화한 서비스, 차별화된 콘텐츠 등을 무기로 내세우고 있다.

무엇보다 국내 포털 중 유일하게 전 세계 웹상의 동영상 파일을 모두 검색해 주는 덕분에 가장 광범위한 동영상 정보를 얻을 수 있다는 게 장점이다.

국내 실정에 맞춰 준비한 서비스도 눈에 띈다. 자신을 적극적으로 표현하고 또한 타인들과 이를 공유하고 싶어하는 한국 사용자들의 특성을 감안한 ‘멀티미디어 박스’가 그런 예다.

이 서비스는 사용자들이 직접 만든 동영상을 손쉽게 인터넷에 올릴 수 있도록 하는 등 동영상 콘텐츠 확대에 자발적인 참여를 유도하고 있다.

디지털카메라와 카메라폰이 널리 보급됨에 따라 네티즌들은 즐겨 동영상을 찍고는 있지만 자신의 작품을 인터넷에 올려 활용하는 경우는 드문 게 사실이다.

또한 막상 동영상을 올리려고 해업로덫옘?洲보?제공하는 사이트 대부분이 특정 동영상 파일 형식만 사용하도록 제한해 불편한 점이 한두 가지가 아니었다.

야미의 ‘멀티미디어 박스’는 바로 이런 벽을 해소하는 데 중점을 뒀다. 클릭 한 번으로 거의 모든 인터넷 상의 동영상 파일 형식을 단일 포맷(AVI)으로 변환해 준다.

또한 인코?최적의 용량, 해상도로 압축하는 작업)을 자동으로 해주기 때문에 누구나 쉽게 동영상 파일을 올릴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국내 최초로 동영상 검색 서비스를 시작한 엠파스도 나름대로 순항 중이다. 엠파스는 초기에 승부수를 띄우기 위해 동영상 포털 판도라TV와 제휴를 맺고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엠파스가 서비스 중인 동영상은 자체적으로 보유한 영화, 백과사전, 학습 동영상 등 3만여건의 동영상과 함께 판도라TV가 보유한 4만여건의 동영상 등 모두 7만여건에 달한다.

엠파스는 동영상 제목과 아울러 동영상에서 캡쳐한 썸네일(Thumbnail, 미리 보는 축소 이미지), 내용 설명문, 인기도, 화질, 파일 형식, 재생 시간, 화면 크기 등의 정보를 함께 제공해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엠파스에 이어 9월부터 동영상 검색 서비스를 시작한 드림위즈는 교육, 영화, 뮤직비디오, TV, 스포츠, 애니메이션 등 6가지 분야로 나눠 검색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특징이다. 드림위즈도 검색된 동영상의 제목과 내용, 재생 시간, 파일 형식, 출처 등을 간편하게 볼 수 있도록 했다.

엠파스와 드림위즈는 국내 시장에 동영상 검색이라는 새 바람을 먼저 몰고 오기는 했지만 아직까지는 제한된 콘텐츠만을 대상으로 검색이 이뤄진다는 한계를 지니고 있다.

이 때문에 두 회사는 검색 기술의 강화와 함께 풍부하고 다양한 콘텐츠 확보에 주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양하고 풍부한 콘텐츠 확보가 관건

중위권 업체에 선수를 빼앗긴 국내 포털의 강자 네이버와 다음도 올해 안에 동영상 검색 서비스를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구글처럼 ‘자막 방식’을 채택하기로 한 네이버는 사용자들이 검색 키워드를 입력하면 이와 연결되는 동영상 자료를 검색하도록 하는 시스템을 갖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네이버는 각각의 동영상에 제목을 부여해 사용자가 원하는 장면을 정확하게 찾아주는 ‘장면 검색’ 기술을 내세운다는 복안이다.

가령 ‘박지성 선수가 팀 동료인 웨인 루니 선수에게 도움을 주는 장면’에 제목을 달면 이를 원하는 사용자가 손쉽게 검색할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동영상에 일일이 제목을 다는 작업이 그리 간단치 않을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다음은 이른바 TV포털을 연내에 내놓는다는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TV포털은 디지털TV 뉴스, 영화 등을 스트리밍 방식으로 제공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데, 여기에서 성과를 얻은 뒤 동영상 검색 서비스로 확대한다는 게 다음 측의 구상인 것으로 전해졌다.

포털 업계에서는 디지털카메라, 카메라폰 등 개인용 멀티미디어 기기의 보급 확산으로 동영상 검색 시장의 미래는 아주 밝다고 전망한다.

하지만 사용자들의 욕구를 충족시킬 만한 다양하고 풍부한 콘텐츠 확보, 저작권 문제의 해결 등은 여전히 숙제로 남아 있는 상황이다.

이 같은 장애물을 넘지 못한다면 동영상 검색 서비스는 먹을 것 없는 소문난 잔치에 머무를 공산도 배제할 수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네이버가 순 방문자 60% 점유

현재 국내 포털 시장에서는 순방문자 수 기준으로 60% 이상의 점유율을 차지하는 네이버가 압도적인 강자로 군림하고 있다. 하지만 개별 서비스 분야 별로는 강자가 적잖이 엇갈린다.

지난달 한국광고단체연합회와 한국인터넷마케팅협회가 공동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검색에서는 네이버가, 메일과 커뮤니티에서는 다음이, 미니홈피(블로그)에서는 싸이월드가 네티즌들의 절대적인 지지를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구체적으로 검색 분야에서는 네티즌의 67.1%가 네이버를 선호했고, 다음(10.1%)과 엠파스(8.1%), 야후(7.5%) 등이 뒤를 이었다.

반면 메일 분야에서는 다음이 50.3%로 가장 높은 지지를 얻었고, 네이버(12.6%), 네이트(7.8%) 등이 그 다음을 차지했다.

카페ㆍ커뮤니티 1위도 역시 다음(68.0%)의 몫이었고, 네이버(9.4%)와 싸이월드(9.1%)는 엇비슷한 선호도를 나타냈다.

미니홈피ㆍ疵慣?분야에서는 싸이월드(53.2%)의 위상이 단연 두드러졌고, 네이버(13.8%), 다음(10.4%) 등이 2위권을 놓고 다투고 있다.

한편 뉴스 검색에서는 네이버(37.3%)와 다음(32.9%)이 치열한 선두 경쟁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김윤현 기자


입력시간 : 2005-10-26 13:22


김윤현 기자 unyon@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