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인 간접투자 지속, 경기회복 자신감 등으로 악재 안보여

연말이 다가오고 있다. 다소 성급하긴 하지만 계절을 앞서가는 백화점이나 상가의 쇼윈도에는 하나 둘씩 크리스마스 트리가 장식되고 있으며, 거리는 조금씩 연말 분위기로 들떠가고 있다.

그런데 이맘때면 주식시장도 나름대로의 기대감에 들떠간다. 바로 연말을 앞둔 산타 랠리의 기대감 때문이다. 산타 랠리(Santa Claus Rally)란 크리스마스를 전후하여 주가가 크게 상승하는 현상을 의미하는데, 마치 산타클로스가 어린아이들에게 선물을 주듯이 주식투자들에게 선물을 안기는 것으로 해석된다.

주식시장을 움직이는 요인 중에 인간의 심리적인 요인이 차지하는 비중이 많듯, 산타 랠리도 상당부분 심리적인 요인에 비롯된다고 알려져 있다. 즉 연말을 앞둔 막연한 기대감에 의하여 투자자들이 주식을 매수하게 되고, 그 결과로 주가가 오른다는 것이다.

하지만 산타 랠리가 오로지 심리적인 요인에 의해서만 나타나는 것은 아니다. 아무리 심리적인 영향이 높다고 할지라도, 주식시장에서는 나름대로 주가상승을 뒷받침할 수 있는 다른 여러 가지 요인들이 존재하여야 한다.

예컨대 주식시장의 내부적인 요인으로는 증시의 수급이 뒷받침되어야 할 것이고, 혹은 주식시장을 둘러싼 외부요인, 즉 제반여건이 양호하여야 하며, 경기전망이 밝아야 주가가 산타 랠리를 나타낼 수 있는 것이다.

그런 관점에서 본다면, 올해 우리나라의 주식시장은 과거 어느 때보다도 산타 랠리에 대한 기대감을 가져도 좋은 시기라고 단언할 수 있다.

사실 과거 수년 동안 해마다 우리나라의 주식 투자자들은 산타 랠리에 대한 기대를 해오긴 하였으나, 산타 랠리가 현실화된 경우는 과거 수 년 동안 한 차례도 없었다.

마치 눈 오지 않는 화이트 크리스마스를 맞이하였듯 우리나라의 투자자들은 해마다 주가가 오르지 않는 크리스마스를 지내곤 했던 것이다.

그러나 올해의 경우는 다르다. 주식시장의 종합주가지수는 연일 최고점을 경신하고 있어서 일각에서 우려하는 이중천정의 가능성을 불식하고 있다.

주식시장의 추세는 확연히 상승세로 치닫고 있는지라, 이번만은 과거와는 달리 연말을 앞두고 “산타 클로스의 선물”을 기대해도 좋을 것이다.

증시 제반여건 전반적인 안정세

첫째로, 무엇보다도 주식시장의 수급이 좋아지고 있다. 과거에는 외국인 투자자들의 매수세가 거의 절대적이었다고 하여도 과언이 아니었다.

주식시장이 연말 산타랠리의 기대감에 부풀어 있다. 여의도 한 증권사 객장의 전광판 모습. (뉴시스)

외국인들이 매수하면 주가가 오르고, 외국인들이 매도하면 주가가 하락하는 공식이 거의 정형화되었던 터. 그러나 적립식 펀드를 필두로 일반인들의 간접투자 열기가 몰아 닥치면서 국내 기관투자자들의 위상이 이전과는 몰라보게 강화되었다.

이로 인해 외국인들이 매수하지 않더라도 국내 기관투자자들이 막강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든든한 증시의 버팀목이 되고 있으니 주가는 저절로 상승할 수 밖에 없는 여건인 것이다.

이처럼 개선된 증시의 수급은 당장 숫자로도 확인된다. 전체적으로 하락, 조정 장세였던 지난 10월의 경우에도 간접투자 상품을 통하여 증시로 유입된 자금이 5,000억원을 넘겼으며, 11월 들어 주가가 다시 상승추세의 시동을 걸자마자 증시로 들어오는 간접투자자금은 급격히 늘어나고 있는 상황이다.

12월에도 간접투자의 열기는 수그러들지 않으리라 전망된다. 그리고 이런 열기는 고스란히 산타 랠리에 대한 기대감으로 이어질 것이다.

둘째로 연말 배당에 대한 기대감이다. 국내 증시에서 기관투자자들의 비중이 커지면서 연말 배당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과거에는 국내 증시에서 일반투자자들의 비중이 높았고, 또한 이들은 대체로 단기 수익에 집착하는 경향이 높았으므로 연말 배당이 그다지 큰 매력 포인트가 되지 못했다.

연말 배당을 노리기보다는 주가의 상승으로 인한 수익 기대치가 더 높았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점차 간접투자 자금을 바탕으로 하는 기관 투자자들의 비중이 높아지면서 이들의 관점은 장기화되고 있고, 이에 따라 안정적인 배당을 지급하는 주식에 대한 평가도 달라지고 있다.

의당 배당주에 대한 선호도 높아지는 것은 당연한 일일 것이다. 아울러 현금 배당의 경우에는 배당락 부담도 없으므로, 비록 단기적인 관점이라도 배당을 기대하고 연말 직전에 주식을 매수하는 수요는 늘어나리라 예상된다. 연말 장세가 기대되는 또 하나의 이유다.

셋째로, 1월 효과도 생각해볼 수 있다. 항상 새해가 되면 새로운 결심을 하듯 희망에 벅차기 마련이다. 통상적으로 주식시장도 새해에 대한 기대로 1월이 되면 주가가 오르는 경향이 높다.

그런데, 만일 1월에 주가가 오를 것으로 기대된다면, 미리 사전에 매수하려는 수요가 늘기 마련. 그것이 과거에 12월 크리스마스를 전후하여 산타 랠리라는 형태로 나타나곤 하였다.

1월 효과로 주가가 오를 것인지 여부는 순전히 경기에 대한 전망과 관련된다. 내년도 경기가 좋아지리라 전망되고 이에 따라 기업의 실적이 호전될 것으로 예상되어야 1월 효과가 나타날 터.

하지만 이번의 경우는 과거와는 다르다. 경기가 회복되고 있는 것은 점차 가시화하고 있다. 비록 급격하지는 않으나 점진적인 경기 회복은 피부로 느낄 수 있으며, 이에 따라 금융통화위원회에서도 경기회복을 자신하고 금리를 인상할 것이다. 결국 1월 효과를 기대한다면 12월의 산타 랠리에 대한 기대치도 그만큼 높아질 수 있게 된다.

넷째로, 증시에 별다른 악재가 보이지 않는다는 것도 좋은 징조다. 미국 플로리다 지역을 휩쓸고 간 허리케인의 영향으로 유가가 급등하고, 이로 말미암아 국제 유가는 배럴당 70달러를 상회하기도 하였으나 최근에는 유가가 크게 진정되는 국면이므로 더 이상 유가상승을 우려하지 않아도 될 듯하다.

또한 정책당국의 금리인상도 이제는 시장에 충분히 반영되어 추가적인 금리인상에도 주식시장은 감내할 수 있는 상황이다. 오히려 점진적인 금리인상은 증시의 체력보강을 위해서 바람직한 일이라는 의견도 나오는 상황이다.

1,300고지 넘어설 것으로 예상

물론 세상만사 모든 일들이 다 그렇듯 “반드시”라는 보장은 없다. 눈이 오리라는 예보를 믿고 화이트 크리스마스를 기대하였다가 눈이 오지 않아 그게 무산되듯 지금이야 증시 분위기가 산타 랠리를 상당히 고무적으로 기대하는 상황이지만 반드시 산타 랠리가 온다는 보장은 없는 것이다.

그러나 주가가 너무 많이 올랐다는 것을 제외하고는 별달리 악재가 없는 상황이고 수급이나 증시의 제반 여건이 좋다면, 올해에는 한 번쯤 산타 랠리를 기대하여도 좋지 않을까.

주식시장의 전문가들은 산타 랠리를 기대하면서 종합주가지수의 목표치를 올해 안에 1,350 수준으로 두고 있다. 그리고 코스닥지수는 700선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하고 있기도 하다.

그런데 만일 산타 랠리가 나타난다면 어떤 종목이 수혜를 입을까. 일반 투자자의 입장에서 연말 산타 랠리를 기대한다면 어떤 종목에 관심을 기울이는 것이 바람직할 것인가.

우선은 기관들의 비중이 높아진 만큼 기관들이 선호하는 종목이 산타 랠리에서도 두각을 드러내리라고 쉽게 예상할 수 있을 것이다.

예컨대 지수관련 대형주는 물론이고, 옐로우칩으로 대표되는 우량주들이 수혜주로 부각되리라 예상된다. 또한 종합주가지수가 상승할 것으로 예상되므로, 종합주가지수와 동반하여 움직이는 경향이 높은 종목들, 예를 들어 은행주, 증권주 같은 금융주들에게도 주목하여야 할 것으로 생각된다.

그리고 연말이니만큼 당연히 배당주에 대한 관심도 가져야 할 것이다. 물론 주가의 상승폭이 크다면 배당 수익률은 미미할 수도 있다.

그러나 같은 조건이라면, 다른 종목보다 배당성향이 높고, 과거 배당이 안정적이었던 종목일수록 연말장세, 산타 랠리 장세에서 유리할 것이라는 점은 쉽게 예상할 수 있다.


김중근 한맥레프코선물 수석 이코노미스트 elliottwave@korea.com